카메라폰 등을 즐기는 디지털족의 IQ에 대해 상반된 견해가 발표돼 눈길을 끌고 있다.
“이거 기능이 얼마나 복잡한지 알아? 제대로 쓰려면 따로 매뉴얼 공부해야 돼.”
휴대전화를 비롯해 ‘똑똑한’ 정보통신기기들이 생활필수품이 되면서 이를 애용하는 ‘디지털족(族)’의 지능지수(IQ)를 놓고 상반된 견해가 잇달아 발표돼 눈길을 끌고 있다. 휴대전화로 TV를 보는 것은 기본이고, 디카폰에다 MP3플레이어로 무장한 디지털족의 IQ는 과연 높을까, 낮을까.
우선 높다는 주장. 미국 작가 스티븐 존슨은 최근 출간한 책 ‘나쁜 것들이 오히려 이롭다’에서 비디오 게임이나 카메라폰, TV 드라마가 체계 분석, 확률 이론, 패턴 인식, 공간 기하 등을 학습하는 데 좋은 도구가 된다고 밝혔다. TV 드라마 내용이 점점 복잡해지고 카메라폰, 비디오 게임 등이 더욱 정교해지고 있어 이를 즐기다 보면 집중력과 이해력, 패턴 분석력을 비롯해 공간 지각력과 순발력 같은 IQ와 관계 있는 지능이 자연스럽게 발달한다는 것.
반면 e메일이나 문자 메시지를 많이 쓰면 머리가 나빠진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지난 4월 영국 런던대 심리학자 글렌 윌슨 교수는 80명의 IQ를 직접 테스트하고 1100명의 성인을 상대로 정밀 인터뷰를 실시한 결과 문자 메시지를 주고받거나 하루 종일 컴퓨터 앞에서 인터넷을 검색하는 사람의 IQ가 10포인트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는 마리화나를 복용했을 때 IQ가 4포인트 떨어지는 것보다 두 배 이상 더 떨어지는 것인데 수리력, 판단력, 집중력이 현저히 낮아진 것으로 볼 수 있다. 윌슨 교수는 이에 대해 “인간의 두뇌가 한꺼번에 여러 가지 일을 할 수 없게 돼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하면서 “정보통신기기를 지나치게 사용하면 정신상태뿐만 아니라 사회생활에도 악영향을 끼친다”고 경고했다.
우리가 흔히 IQ 테스트로 부르는 지능지수 검사는 원래 얼마나 똑똑한지를 측정하기 위해 고안된 게 아니다. 1905년 프랑스 심리학자 알프레드 비네가 취학연령에 이른 아동 중 정신지체 아동을 가려내기 위해 만든 것을 미국 스탠퍼드대 루이스 터먼 교수가 발전시켜 ‘스탠퍼드-비네’ 방식을 고안해냈고, 이후 이를 응용한 필기식 지능검사가 탄생해 오늘날의 IQ 테스트에 이른 것.
그간 IQ에 관해서는 모차르트의 음악이 IQ를 높인다는 주장에서부터 채식을 많이 하는 아이가 IQ가 높다는 주장까지 많은 설이 있었다. 하지만 IQ 테스트가 과연 지능을 객관적으로 반영하는지에 대해서는 전문가들 사이에서 지금도 논란이 그치지 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