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월13일자 독일 ‘빌트 프랑크푸르트’지.
노 대통령은 지난 4월10~14일 독일에 이어 15~17일 터키를 국빈 방문했다. 독일에서의 일정은 10일 베를린에 도착, 13일 프랑크푸르트로 옮겨가 1박을 하고 14일 터키로 출발하는 것이었다. 그런데 13일 노 대통령이 프랑크푸르트 인터콘티넨탈 호텔에서 묵은 하룻밤이 문제가 됐다.
프랑크푸르트의 지역 신문인 ‘빌트 프랑크푸르트(BILD FRANKFURT)’가 노 대통령의 ‘호화 외유’를 의도적으로 비꼬는 기사를 보도하자 독일의 한 유학생이 이를 인터넷에 올렸고, 급기야 전여옥 대변인이 ‘독설’을 풀기에 이른 것. 다음은 문제가 된 유학생의 글 중 일부다.
“‘BILD FRANKFURT’ 13일자에 실린 내용을 대충 소개하겠다. ‘그가 대동한 사람은 145명이며, 개인 요리사, 그리고 가지고 온 물, 호텔방에는 특별히 만들어진 화장하는 방(단 하룻밤을 위해 호텔수리를 했다), 65명의 기자가 대동을 하였으며 80개의 가방에는 온갖 산해진미를 갖고 왔고, interconti 호텔에서는 그만의 국을 끓일 수 있는 그의 부엌을 준비했으며…’ 이런 식의 기사가 줄줄이 오르내리며 교민들의 낯을 뜨겁게 하고 있다. 호텔을 개축해 따로 방을 만든다니 이 무슨 소리인가?”
그러나 신문기사 원문을 찾아본 결과 이 유학생의 번역에선 적지 않은 오역이 발견됐다.
문제의 기사 제목은 ‘Der nette Herr Roh In Frankfurt lebt er auf groβem Fuβ.’ 직역하면 ‘호감가는 노무현 대통령이 프랑크푸르트에서 보낼 호화로운 생활’이다.

유학생은 그러나 이 부분을 ‘(단 하룻 밤) 화장하는 방을 만들어주기 위해 호텔을 수리했다’고 번역했고, 전여옥 대변인은 “호텔측에 따로 만들게 한 이유가 뭐냐”고 노 대통령을 향해 반문했다.
호텔측, “별도 공사한 적 없다”
이어지는 본문의 내용 중에도 잘못 번역된 부분이 많다. 유학생의 글 중 ‘80개의 가방에는 온갖 산해진미를 갖고 왔고, interconti 호텔에서는 그만의 국을 끓일 수 있는 부엌을 준비했으며’라는 대목이 대표적이다. 원문은 이렇다.
‘Neben 65 Journalisten hat der Praesident eine 80koepfige Delegation im Schlepptau. Dazu gehoert auch ein Koch, der die Zutaten fuer die “Roh-Kost” kofferweise mit bringt. Das InterConti stellt ihm in der Kueche einen Privatherd zur Verfuegung, auf dem sein eigenes Sueppchen kochen kann.’
직역하면 ‘65명의 기자 외에 80명의 대표단을 대동했다. 거기에는 ‘노 대통령의 식사’ 재료를 트렁크에 담아온 요리사도 포함돼 있다. 호텔측은 그 요리사가 수프(국) 정도를 끓일 수 있도록 주방의 레인지 하나를 제공했다’는 뜻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