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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취재

쇼크! ‘바다의 난폭자’ 백상아리가 몰려온다!

“톱니 이빨, 칼날 비늘, 온몸이 흉기… 서·남해 안 ‘비상’, 동해안도 안전지대 아니다”

  • 글: 김진수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jockey@donga.com

쇼크! ‘바다의 난폭자’ 백상아리가 몰려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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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크! ‘바다의 난폭자’ 백상아리가 몰려온다!

상어 전문가인 군산대 최윤 교수(왼쪽)와 최근 백상아리 2마리를 잡은 여수 어민 조선현씨.

그렇지만 뭐니뭐니 해도 전세계적으로 인간에게 큰 피해를 안기는 녀석은 ‘화이트 데스(White Death)’란 별칭을 가진 백상아리. ‘바다의 무법자’로 통한다. 큰 놈은 몸길이가 6m에 육박하는 데다 닥치는 대로 물어뜯는 습성이 있는 ‘못 말리는 상어’다. 수명은 대략 25∼30년으로 보지만, 명확히 밝혀진 적은 없다.

백상아리의 면모 중 압권은 단연 무시무시한 이빨. 가장자리가 톱니처럼 생긴 삼각형 이빨이 몇 겹으로 열(列)을 이루고 있다. 백상아리의 이빨은 턱에 깊이 박혀 있지 않아 단단한 것을 물 때 쉽게 빠진다. 하지만 앞의 이빨이 빠지면 곧 뒷열의 이빨이 빈 자리를 채운다.

상어의 턱은 위아래로만 움직인다. 좌우로는 움직이지 못한다. 먹이를 문 뒤 그것을 자르기 위해 머리를 좌우로 심하게 흔드는 것도 이 때문이다. 백상아리는 그럴 때면 한술 더 떠 눈알까지 뒤로 굴린다. 제대로 된 눈꺼풀이 없기 때문에 몸부림치는 먹이를 물고늘어질 때 예상치 못한 외부 자극으로부터 눈을 보호하기 위해서다.

백상아리의 청각은 뛰어나다. 1km 이상 떨어져 있는 물고기의 움직임을 감지할 수 있다. 후각도 예민해서 100만분의 1로 희석한 피냄새까지 맡는다. 이는 94ℓ의 물에 떨어뜨린 한 방울의 피에 해당한다. ‘개코’는 명함도 못 내민다.

온몸이 살상무기, 타고난 감각



상어 피부는 까칠한 돌기가 무수히 돋아난 방패 모양의 비늘로 덮여 있다. 물의 흐름과 동일한 방향으로 비스듬히 돋아난 이 미세한 돌기들은 상어가 전진할 때 물의 저항을 최대한 줄여 속력을 높이는 역할을 한다.

이런 방패비늘의 특징은 요즘 수영복에 응용되고 있다. 2000년 ‘세계 쇼트코스 수영선수권대회’에서 15개의 세계 신기록을 쏟아내며 집중조명을 받은 전신(全身) 수영복은 옷 표면에 상어 피부의 돌기 같은 미세한 홈을 파서 물의 저항 중 하나인 표면 마찰력을 최소화한 것. ‘패스트 스킨(Fast Skin)’이란 첨단소재를 사용했다.

기자는 까치상어의 돌기를 만져본 적이 있는데, 비스듬히 돋아난 돌기를 반대 방향으로 거슬러 쓸어보다 자칫 손가락을 찔릴 뻔했다. 해수 관상어로 인기가 높아 대형 수족관에서 쉽게 볼 수 있는 까치상어는 지난해 11월 제주에서 인공 번식에 성공하기도 한, 비교적 순한 놈이다. 다 자라봐야 몸길이가 1.5m도 안 되는 작은 놈의 돌기가 이럴진대 백상아리야 오죽하랴. 사람의 몸은 백상아리 비늘에 스치기만 해도 살갗이 단번에 벗겨진다.

상어는 인간으로 치면 중증도의 ‘지방간 환자’다. 여느 물고기와 달리 부력(浮力)을 조절하는 부레가 없다. 대신 지방질로 가득 찬 아주 큰 간이 상어가 물에 뜨는 것을 돕는다. 간은 내장 전체의 25%를 차지한다. 하지만 이것만으론 부족해서 상어는 입을 벌린 채 지느러미와 근육을 부지런히 움직여 쉼없이 유영해야 산소를 공급받아 생존할 수 있는 동시에 물에 뜰 수 있다.

이렇게 ‘온몸이 흉기’이자 타고난 감각까지 갖춰 막강한 전투력을 뽐내는 백상아리지만, 범고래(killer whale)와 맞닥뜨리면 ‘몽구스 앞의 코브라’ 신세다. 가장 사나운 고래로 ‘바다의 제왕’이란 닉네임을 지닌 범고래는 몸길이가 7~10m로, 상어는 물론 저보다 훨씬 더 큰 고래도 단숨에 제압할 수 있는 강한 입과 포유동물로서의 지능을 가지고 있다.

범고래는 꼬마 친구의 도움으로 해양공원의 높은 벽을 뛰어넘어 자유를 되찾는다는 줄거리의 영화 ‘프리 윌리’(1993)의 주인공. 범고래와 백상아리는 둘 다 바다 먹이사슬의 정점을 차지한 포식자지만, 백상아리가 범고래와 다른 점은 인간을 빈번히 해친다는 사실이다.

백상아리 vs 범고래

이렇듯 백상아리는 생태학적 측면에서 학자들에게 연구의 재미를 요모조모 선사할 만한 조건을 두루 갖춘 어종이다. 그러나 무엇보다 범인(凡人)에게 선연히 각인된 백상아리에 대한 고정관념은 단연 ‘공포’라는 두 음절. 이는 물론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1975년작 영화 ‘죠스(Jaws·아가리)’의 영향 탓이다. 백상아리가 미국의 한 해변도시를 순식간에 공포의 도가니로 몰아넣는다는 설정의 이 납량물을 잊은 사람이 있을까.

지금도 몇몇 장면이 눈에 선하지 않은가. 해수욕장에 들이닥쳐 피서객을 두 동강 낸 뒤 너덜너덜해진 인간의 살점이 낀 무시무시한 ‘피범벅 이빨’을 드러내는 가공할 아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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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김진수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jocke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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