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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군의 세계전략 변화와 ‘작전계획 5029’

‘저강도 분쟁’ 초점 맞춰 사자에서 치타로

  • 글: 이정훈 동아일보 주간동아 차장 hoon@donga.com

미군의 세계전략 변화와 ‘작전계획 5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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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군의 세계전략 변화와 ‘작전계획 5029’

3월14일 한미연합전시증원연습(RSOI)에 참가하기 위해 부산항에 도착한 미 항공모함 키티호크호. 키티호크호에는 미 해군 5200여 명이 탑승해 있고 60여 대의 최신예 항공기가 실려 있다.

이 시기 미국은 확실한 ‘윈-윈(win-win)’ 전략을 채택했다. 윈-윈 전략은 한반도와 독일(유럽)에서 동시에 전쟁이 일어날 경우 두 전쟁에서 모두 승리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를 위해 미국은 유럽에 30만, 동북아(한국과 일본)에 10여만 병력을 배치했다. 미국은 제2차 세계대전 때 유럽전쟁과 태평양전쟁에서 모두 승리한 역사가 있는데, 이를 본떠 냉전시기 윈-윈 전략을 구사했다.

NATO의 동진(東進)

1990년 초 냉전의 붕괴는 유럽전선의 소멸을 의미한다. 정확히 말하면 NATO군과 대치하던 WTO군(바르샤바조약군)과 WTO군을 창설한 근거가 된 바르샤바조약이 사라진 것을 뜻한다. 적(敵)이 없어졌으니 NATO는 세력을 키울 수 있었다. 그리하여 옛 WTO 멤버인 동유럽 국가를 회원국으로 받아들이게 됐는데, 이를 ‘NATO의 동진(東進)’이라고 한다.

1999년 NATO는 WTO 회원국이던 폴란드와 체코, 헝가리를 회원국으로 받아들였다. 2004년에는 WTO 구성국이던 불가리아와 루마니아 슬로바키아 슬로베니아와 냉전시절 소련의 일부이던 에스토니아와 라트비아 리투아니아를 수용했다. 소련에 속해 있다가 독립한 나라까지 회원국으로 받아들일 정도로 NATO의 세력이 커졌으니 러시아는 NATO를 이끄는 미국에 대해 감히 라이벌 선언을 하지 못했다.

이러한 NATO의 위력을 보여준 대표적인 사건이 1999년 발발한 코소보전쟁이다. 코소보는 원래 유고연방의 일원이었는데, 유고가 여러 나라로 쪼개질 때 코소보도 떨어져 나왔다. 유고는 공산당이 이끄는 나라였지만 NATO는 물론 WTO에도 가입하지 않고 독자노선을 걸었다. 그런데 코소보에서 소요가 일자 NATO군은 즉각 개입했다. NATO군이 비회원국 분쟁에 개입한 것은 NATO가 유럽 지역에서 미군을 대신해 경찰군 구실을 하게 맡게 됐음을 의미한다.



NATO군의 무대가 넓어지자 미군은 이 지역의 안보를 NATO에 맡기고 과감한 군비 축소에 들어갔다. 18개이던 육군사단을 10개로 줄이고 14척이던 항공모함을 12척으로 줄인 것이다. 다음으로 위험지역인 중동으로 눈을 돌렸다. 미군은 중동과 한반도에서 일어나는 전쟁은 다른 지역에서 일어나는 전쟁보다 규모가 클 것으로 보고, 두 곳에서 일어나는 전쟁을 ‘주요전구전쟁(主要戰區戰爭·Main Theater War, 약칭 MTW)’이라고 불렀다. 이때부터 미군의 고민은 ‘두 개의 주요전구에서 동시에 전쟁이 일어나면 어떻게 하느냐’로 축소되었다.

일각에서는 ‘미국은 두 개 전구에 모두 참전해 이길 수 있는 전력(戰力)을 보유해야 한다’며 윈-윈 전략을 들고 나왔다. 그러나 또 다른 전문가들은 “윈-윈 전략을 고수하면 국방비가 너무 많이 든다. 한 개 전구에서 확실히 이기는 동안 다른 전구에서는 지지 않고 버티기만 한다. 그리고 한 개 전구에서 승리하면 바로 전력을 빼내 비기고 있는 전구에 투입해 그곳에서도 승리한다. 이 전략이 더 적은 돈으로 미국의 이익을 지키는 방안”이라며 ‘윈-홀드(hold·버티기)’ 전략을 내놓았다.

시차별 부대전개 제원(TPFDD)의 등장

미국에서 윈-홀드 전략이 거론될 때마다 한국의 안보 책임자들은 격렬히 반대했다. 한국이 ‘홀드’의 대상이 될 개연성이 높기 때문이다. 중동에는 석유가 무진장 묻혀 있으나 한국에는 이렇다 할 자원이 없다. 미국은 중동에 동맹국이 없어 군대를 주둔시키지 못하지만, 한국에는 주한미군뿐 아니라 70만에 이르는 한국군이 있다.

그렇기 때문에 중동과 한반도에서 동시에 전쟁이 일어나면 미군은 병력이 없는 중동에 우선 파병해 그곳에서 먼저 ‘윈’을 도모할 가능성이 높았다. 이렇게 되면 한국은 ‘홀드’ 지역이 되는데, 홀드 지역에서는 반격전을 펴지 않으므로 한국군과 북한군은 일진일퇴를 거듭해 상당수의 한국군이 희생될 수밖에 없다. 이러한 이유로 한국군은 미국의 ‘윈-홀드’ 전략에 반대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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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이정훈 동아일보 주간동아 차장 ho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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