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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돼지고기 전도사’ 최영열 대한양돈협회장

“양돈은 양손에 돈 거머쥐는 사업, 한국 농촌 견인차 될 것”

  • 김진수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jockey@donga.com / 사진·정경택기자

‘돼지고기 전도사’ 최영열 대한양돈협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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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점에서도 원산지 표시해야

‘돼지고기 전도사’ 최영열 대한양돈협회장

돼지 뒷다리살로 만든 요리를 시식하는 최영열 회장. 그는 뒷다리살, 안심, 등심 등 비선호 부위의 소비를 당부했다.

그런데도 정부는 농지에 축사를 허용하면 자칫 농지를 전용할 것이라 우려하는데, 양돈농가들이 농지를 투기 목적으로 쓰려는 생각은 추호도 없어요. 만일 잘못되면 규제하면 될 것 아닙니까. 정부가 조금만 도와줘도 양돈농가가 우리 농촌 지키기에 앞장설 수 있어요.”

-그래도 지난해와 올해 돼지고기 가격이 초고가 행진을 이어가고 있지 않습니까.

“그렇죠. 덕분에 양돈농가들이 부채를 꽤 갚을 수 있었죠. 정부로부터 경쟁력 제고사업 명목으로 얻은 부채가 1조6000억원, 사료업계 등 민간 부채가 3조원 가까이 됐는데, 올해는 가격상승 덕을 봤죠. 양돈업은 잘만 하면 ‘양’손에 ‘돈’을 거머쥐는 사업입니다, 하하.”

-돼지고기값 상승의 원인이 뭐라고 봅니까.



“국민이 많이 드셔준 덕분이죠. 지난해부터 돼지고기 소비가 폭발적으로 늘었어요.”

-인구가 점점 줄어드니 먹는 양에는 한계가 있을 텐데요.

“돈육 가격 상승의 원인은 몇 가지 있습니다. 첫째 2002∼03년에 양돈 불황이 왔는데, 당시 양돈업 총매출이 2조6000억원밖에 안 됐어요. 매출이 생산비를 밑도는 현상이 9개월이나 이어졌습니다. 많은 양돈농가가 도산했죠. 도산의 영향은 1년 뒤쯤 나타나는데, 그것이 지금의 가격상승으로 연결된 거죠. 또 광우병 파동으로 미국·캐나다산 쇠고기가 수입 금지되면서 음식점들이 주메뉴를 돼지고기로 바꿨지요. 조류독감으로 인한 닭고기 피해의 반사적 이익도 좀 봤고.”

-소비자의 한 사람으로서 드리는 질문인데, 국산 돼지고기와 수입산을 구분하는 방법이 있습니까.

“사실은 없어요. 아까도 얘기했지만, 돼지 품종은 세계 공통으로 5∼6종뿐입니다. 돼지가 먹는 곡류도 옥수수, 소맥 등으로 어느 나라나 비슷해요. 그런데 돈육 성분의 75%는 물입니다. 아무래도 우리 물을 마시고 자란 돼지의 고기 맛이 좋겠지요. 국산 돈육과 외국산을 차별화하기 위해선 생산이력제를 반드시 시행해야 합니다. 소비자가 적어도 이 고기를 누가 생산했구나 하는 사실을 알아야 신뢰할 수 있지 않겠어요? 일본은 생산이력제를 광범위하게 시행합니다. 우리의 경우 정육단계에선 원산지를 표시하고 있지만 식당에선 안 하죠. 음식점에도 원산지 표시를 의무화해야 합니다. 아무래도 수입 돈육은 냉동상태로 들어오니 육즙이 빠져 신선하지 않죠. 당연히 값도 싸야 합니다. 그런데도 식당에선 가격차가 없죠. 국민이 수입 돈육 먹으면서 국산 돈육 값을 치르면 국산 돈육의 품질에 대한 불신만 커져요. 음식점에서 수입 돈육을 팔 때는 가격을 낮춰야 합니다.”

-막창이나 껍데기 등 특수부위를 선호하는 미식가도 많은데, 왜 이런 부위는 해당 음식점이 아닌 일반 매장에선 구할 수 없는지 모르겠어요.

“아쉽게도 부산물 유통문화가 제대로 정착돼 있지 못해요. 부산물 판매는 도매시장에서 경매로 이뤄지는데, 어느 누가 ‘나도 입찰에 참여해야지’ 하고 달려들어 낙찰을 봐도 물건을 팔 경로가 없어요. 부산물 취급 도매상과 요식업주 사이에 일종의 카르텔이 형성돼 있어 신규 업자가 끼어들기가 무척 어렵게 돼 있어요. 소비자가 구하기 힘든 건 당연하죠.”

돼지고기 패스트푸드 개발 중

-삼겹살이 압도적 우위를 점하는 기형적인 돼지고기 소비구조를 개선하기 위한 양돈협회 차원의 개선책이 있습니까.

“하나의 문화를 바꾸는 데 적어도 10년은 걸린다고 봅니다. 삼겹살 선호현상도 하루아침에 바뀔 순 없겠죠. 사실 1970년대만 해도 농촌에서 잔치를 하면 뒷다리살이 가장 맛있는 부위로 꼽혀 서로 가져가려 했어요. 그런데 1980년대 후반부터 돈육의 부위별 명칭이 생기고 나들이 문화가 정착되면서 어디서나 간편하게 조리해 먹기 좋은 삼겹살이 각광받기 시작했죠. 주부를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해보면 ‘조리법이 간단해서 좋다’고 합니다. 그만큼 ‘삼겹살 문화’는 뿌리깊습니다. 최근 갖가지 홍보활동으로 부위별 소비불균형이 약간 해소되는 추세이긴 하지만 더욱 적극적이고 다양한 계도활동이 절실하다고 봅니다.”

-다른 부위를 선호하지 않는 이유 중 하나가 조리법이 다양하지 못해서 아닌가요?

“그렇죠. 저지방 부위인 등심이나 안심, 뒷다리살의 품질이 우수하고 건강에 좋은데도 어떻게 요리해야 할지 몰라 결국 삼겹살로 손이 가는 경우가 많죠. 조리법을 모르면 주부로선 성가실 수도 있고. 그래서 협회 차원에서 누구나 어디서나 쉽게 휴대하며 간식처럼 먹을 수 있는 돼지고기 패스트푸드를 개발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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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수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jockey@donga.com / 사진·정경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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