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 우주비행사가 달 탐사나 우주 유영에 착용한 우주복은 몸매가 전혀 드러나지 않는 ‘풍성한’ 스타일이었다. 우주에는 대기압, 산소 등 우주비행사가 활동할 수 있는 기본적인 조건이 갖춰져 있지 않기에 지구에서처럼 압력을 유지하고 우주비행사가 호흡할 수 있도록 반드시 우주복에 압축가스(산소)를 비롯해 배터리, 냉각수 등을 장착해야 했다. 당연히 우주복의 부피가 커졌고, 장비까지 달면 무게는 180kg이나 나갔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의 우주생물학자 크리스 매케이는 “화성 표면에 구멍을 파는 등 임무를 수행하기 위해서는 가볍고 유연한 우주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 가지 대안은 압축가스 대신 신축성이 좋은 라이크라 같은 섬유를 써서 몸에 착 달라붙는 ‘늘씬한’ 우주복을 만드는 것. 이 경우 우주복 무게는 많이 나가야 39kg 정도다.
‘MCP’라 부르는 이 우주복은 원래 1968년 오하이오주 옐로 스프링스시의 의사이던 폴 웹이 아폴로 계획에 사용할 목적으로 제안했다. 당시 그의 제안은 받아들여지지 않았지만 최근 미국의 화성탐사 계획이 구체화되면서 재조명받게 된 것.
MCP의 성능은 어느 정도일까. 유타주 행스빌 근처의 화성사막연구소에서 MCP를 입고 실제 화성에서 탐사하는 것처럼 걸어본 체험자 2명에 따르면, MCP는 기존 우주복에 비해 훨씬 시원하고 또한 민첩하게 몸을 움직일 수 있다는 것.
화성학회에서는 MCP 외에도 새로운 우주복에 대한 아이디어가 쏟아졌다. 그중에는 해조류가 들어 있는 섬유를 이용해 우주비행사에게 바로바로 산소를 공급하자는 제안도 있었다. 하지만 이 우주복은 우주에서 해조류가 사용할 질소 공급원을 찾아야 한다는 문제점이 있어 실현 가능성이 낮은 것으로 평가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