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신동아 로고

통합검색 전체메뉴열기

영화 속 논술

‘인생은 아름다워’

아버지의 숭고한 거짓말, 그리고 삶의 아이러니

  • 윤문원 이지딥 논술연구소장 mwyoon21@hanmail.net

‘인생은 아름다워’

2/7
귀도는 수용소에 도착한 순간부터 조슈아에게 자신들이 처한 현실이 실은 하나의 신나는 놀이이자 게임이라고 속인다. 아들 조슈아를 죽음의 공포로부터 안심시키려는 선의의 거짓말은 실로 기상천외해서 차라리 눈물이 날 정도다.

“우리는 지금 굉장히 재미있는 게임을 하고 있어. 벌점을 얻지 않고 1000점을 먼저 따면 이 게임은 끝나고, 이긴 사람에게 탱크를 주지. 다들 1등을 하고 싶어서 너에게 거짓말하는 거니까 절대 속으면 안 된다.”

그리고 우연찮게 들어맞은는 상황은 이 거짓말을 현실로 믿게 만든다. 가장 비극적인 현실이 스릴 만점의 유쾌한 서바이벌 게임으로 바뀌는 것이다. 그렇게 아들의 눈을 가려버린 아버지에게 가장 두려운 건 육체적 고통과 죽음에 대한 공포가 아니라 진실을 알게 될지도 모를 아들의 맑은 눈망울이 아닐까.

언제 죽을지 모르는 미래, 가스실, 강제노동, 알아듣지 못할 독일어로 질러대는 호령…. 하지만 생사의 기로에서, 타고난 유머 감각으로 분주히 만들어내는 귀도의 너스레는 무지막지한 홀로코스트(대학살) 앞에서 더욱 빛을 발한다.

조슈아는 아버지 귀도의 거짓말 덕분에 구김살 없이 지낸다. 귀도는 수용소의 나치 장교식당에서 일하면서 여자 수용소에서 지내는 아내 도라에게 스피커로 ‘호프만의 이야기’ 중 이중창 ‘뱃노래’ 선율을 흘려보낸다. 자신과 아들의 무사함을 로맨틱하게 알리는 방법이다. 도라는 귀도와 조슈아를 애타게 그리며 감미로운 선율에 젖어든다.



마침내 독일이 패망하게 되자 나치는 증거를 없애기 위해 수용자들을 차례로 처형한다. 귀도는 조슈아에게 “1000점을 채우려면 마지막 숨바꼭질 게임에서 독일 군인에게 들키지 않아야 해”라고 말한다. 그러자 조슈아는 꼬박 하루를 나무궤짝에 숨어서 날이 밝기를 기다린다.

혼란스러운 수용소에서 아내 도라를 찾던 귀도는 독일군인에게 붙잡힌다. 궤짝에 숨어 이를 지켜보던 아들 조슈아를 안심시키려고 귀도는 궤짝을 향해 윙크하고 병정놀이라도 하듯 과장된 걸음걸이로 끌려가 사살당한다.

다음날, 패망한 독일군이 물러나고 정적만이 가득한 수용소 광장에 조슈아가 혼자 서 있다. 누가 1등상을 받게 될지 궁금해 사방을 두리번거리던 조슈아 앞으로 연합군 탱크가 요란한 소리를 내며 다가온다. “우리가 이겼어요!” 하면서 두 팔을 번쩍 들어올린 조슈아는 진짜 탱크 위에 올라탔고, 어머니 도라를 다시 만난다.

그러고는 “이것은 나의 이야기다. 아버지가 희생한 이야기다. 이것은 아버지가 나에게 주신 귀한 선물이었다”고 회고하는 성년 조슈아의 내레이션이 나온다. 또다시 이중창 ‘뱃노래’가 흐르면서 자막에 엔딩 크레딧이 올라온다.

비극 암시한 오펜바흐 오페라

‘인생은 아름다워’의 이야기는 로베르토 베니니 자신의 가족이 겪어야 했던 아픔을 토대로 구성됐다. 그의 아버지는 유대인이 아니었음에도 전란 중 독일의 노동자 수용소에서 비극을 겪었다. 이러한 개인적인 아픔과 역사적 진실, 그리고 베니니만의 독창적인 상상력이 결합돼 휴먼 드라마가 창조됐다.

제2의 찰리 채플린이라 불리는, 이탈리아 출신의 감독 겸 배우인 베니니가 연출과 각본, 연기를 겸했다. 외국어 영화로는 사상 최초로 1999년 아카데미 남우주연상을 수상했다. 귀도와 꼬마 조슈아의 순수하고 천진난만한 연기는 한 편의 동화를 보는 듯하며, 도라 역의 니콜레타 브라스키는 실제로 로베르토 베니니의 아내다.

‘인생은 아름다워’에서 메시지를 더욱 효과적으로 전해주는 음악이 오펜바흐의 오페라 ‘호프만의 이야기’에 나오는 이중창 ‘뱃노래’다. 이 곡은 오펜바흐가 1880년 죽기 직전에 작곡한 마지막 작품이다. 호프만의 여러 단편 소설을 모아 만들어진 이 오페라는 인생 역정과 사랑을 3개의 에피소드로 나눠 들려준다.

영화에 나오는 부분은 두 번째 에피소드로, 한눈에 반한 사랑 이야기와 악마에게 연인을 빼앗기는 비극을 그렸다. 귀도가 도라에게 사랑을 고백할 때 이 음악이 삽입된 것은 두 사람 앞에 드리워진 비극을 암시하는 소도구다.

‘영화 속 논술·구술 워밍업’

※비극적인 상황에서 “인생은 아름답다”고 표현한 이유를 음미해보자.

※당신은 거짓말을 해본 적이 있는가? 있다면 어떤 상황에서 거짓말을 했는지 생각해보자.

‘핵심 기본 논제’

※영화 ‘인생은 아름다워’는 역설적인 표현으로 인생의 부조리한 모습을 보여준다. 일반적으로 부조리란 자신의 바람이나 기대가 현실과 어긋나는 상황을 말한다. 사람들은 때로 인생의 모든 것이 기대와는 달리 무의미하다고 느끼면서도 주어진 그대로 하루하루를 살아간다. 왜 사람들은 때로 인생의 모든 것이 무의미하다고 생각하게 되는지, 어떻게 하면 그러한 생각들을 극복할 수 있는지에 대해 논술하라.

2/7
윤문원 이지딥 논술연구소장 mwyoon21@hanmail.net
연재

영화 속 논술

더보기
목록 닫기

‘인생은 아름다워’

댓글 창 닫기

2022/07Opinion Leader Magazine

오피니언 리더 매거진 표지

오피니언 리더를 위한
시사월간지. 분석, 정보,
교양, 재미의 보물창고

목차보기구독신청이번 호 구입하기

지면보기 서비스는 유료 서비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