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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발

국가 지도 측지기준점 엉터리 관리 실태

경기도 이천은 서해 공해상, 거제도는 육지 한복판?

  • 엄상현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gangpen@donga.com

국가 지도 측지기준점 엉터리 관리 실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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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국토지리정보원의 2001년 삼각점 정비결과를 보면 상당수의 삼각점이 관측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일례로 구례·남원·하동지구의 관리대장에 기록된 253개의 삼각점 중 GPS 관측을 통해 확인된 삼각점은 139개에 불과하다. 절반 가까운 114개의 삼각점이 관측되지 않은 것. 더 큰 문제는 관측되지 않은 삼각점들을 명확한 근거 없이 제외해버렸다는 것. 이는 강도와 정확도, 신뢰성을 고려해 구성하도록 돼 있는 측지망 설계의 기본사항을 무시한 것이라는 지적이다.

중력점 2103점 절반 무용지물

국가 지도 측지기준점 엉터리 관리 실태

<그림2>는 같은 위치의 삼각점을 중복 측정한 결과를 선으로 연결한 것. 선의 길이가 측정결과의 차이다.

똑같은 위치의 삼각점이 관측할 때마다 그 위치가 다르게 나타난 경우도 있다. 경남 합천의 삼각점 ‘합천 310’의 경우 2000년 창녕지구를 정비하면서 측정한 결과는 위도 35。30′8.3285″, 경도 128。45′8.4078″였는데, 2002년 합천지구 정비 때는 위도 35。36′26.0213″, 경도 128。45′54.4762″로 측정됐다. 이 차이를 거리로 따지면 수 km에 달한다(그림2).

1~2cm의 정확도를 요구하는 국가기준점이 관측할 때마다 이처럼 큰 차이가 난다면 무용지물이나 다름없다. 이는 삼각점의 신뢰성 자체가 무너지는 것이라는 점에서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한다.

국토의 높이 측정기준이 되는 수준점의 관리실태도 이와 별반 다르지 않다. 현재 국내 수준원점은 인천시 남구 용현동 253번지 인하공업전문대학 안에 있다. 해발고도는 26.6871m. 이곳을 기점으로 약 2km마다 1등 수준점, 다시 이보다 좀더 조밀하게 나눠 2등 수준점이 설치돼 있다.



문제는 수준점의 60% 정도가 사용할 수 없다는것. 그나마 사용할 수 있는 수준점도 1등 수준점의 경우 기존의 측정수치와 신규 측정수치가 크게는 1m 이상, 2등 수준점은 10cm 정도 차이가 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 1등 수준점은 기존 측정수치로, 2등 수준점은 신규 측정수치로 고시되면서 사용자의 혼란을 가중시키고 있다.

수준점의 오차는 곧바로 건설공사의 부실설계 및 부실시공의 직접적인 원인이 된다. 대표적인 사례가 현재 공사가 진행 중인 거가대교(부산-거제도 간) 구간이다. 이 다리 공사를 위해 거제도와 경남 진해의 수준점을 연결, 직접수준측량과 GPS측량을 한 결과 양 수준점 사이에 37cm의 표고차가 났다. 이는 국토지리정보원의 비합리적인 수준점 정비사업과 그 위탁을 받은 사업자의 부실한 측정작업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세 번째로 중요한 측지기준점이 중력점이다. 중력점은 평균해수면을 육지까지 곡선으로 연장해 지구 전체를 이어 타원체로 만드는, ‘지오이드면’의 기준수치다. 국토지리정보원은 1973년부터 2004년까지 모두 2103점의 중력점을 관측했다. 그런데 그 데이터 관리가 엉망이다.

좌표 단위를 틀리게 기록해 중력관측점이 동해로 표시되는가 하면, 중력 이상값을 산출하는 데 필요한 표고값이 없는데도 중력 이상값이 버젓이 기록돼 있다. 또 같은 관측점에서 측정한 결과인데도 중력값과 표고값이 크게 다르고, 다른 관측점에서 측정한 표고값이 동일한 경우도 발견된다.

아예 관측점 위치 자체가 잘못 기록된 경우도 상당수다. 이 기록대로라면 경기도 ‘이천 320’점은 서해 공해상이고, 심지어 국토지리정보원 내에 있는 ‘수원 기준점’조차 서해 앞바다에 있다. 경기도 이천이나 수원의 높이가 지오이드 고도 기준(인천만 평균해수면)인 0m라는 의미다. 전체적으로는 중력관측점의 절반가량이 사용할 수 없거나 정밀도가 떨어지는 것으로 조사됐다.

1/5000 지도 항공사진으로 수정 중

이처럼 문제투성이인 측지기준점으로 제작한 지도는 어떤 상태일까. 정부는 1975년부터 2000년까지 무려 25년에 걸쳐 축척 1/5000 수치지도를 만들었다. 1/5000 지도는 각종 건설공사나 도시계획 등 다양한 분야에서 기본설계를 위한 지도로 많이 사용하므로 오차가 있을 경우 심각한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

건교부 산하 국립지리원이 2003년 5월 발표한 연구보고서 ‘수치지도 좌표계 전환에 관한 연구Ⅱ’(연구책임자 성균관대 윤홍식 교수)에는 1/5000 지도의 정확도를 측정한 결과가 포함돼 있다.

이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1/5000 지도를 2003년 1월1일부터 시행한 세계측지기준에 따른 좌표값으로 변환한 것과 GPS 정밀관측 데이터와 비교해본 결과 측점 지역에 따라 최고 25m 가까이 차이가 났다. 또 1/5000 지도와 GPS 관측으로 얻은 1/1000 지도를 교차 비교한 결과도 크게는 23m까지 차이가 났다. 오차 범위 2m 이내를 요구하는 국제 기준에 비춰볼 때 실로 한심한 결과다(그림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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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상현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gangpe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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