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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 판치는 27조원대 ‘어둠의 시장’ 성인오락실

하루 1000만원 버는 업주는‘면세 대상’, 고객은 전세금 날리고 가정 파탄

  • 박은경 자유기고가 siren52@hanmail.net

불법 판치는 27조원대 ‘어둠의 시장’ 성인오락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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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끌어들이는 상품권 업체

오락실 업주들이 불법 환전과 기기 개·변조를 통해 막대한 수익을 올리는 한편에선 경품용 상품권을 발행하는 업체들이 상품권 지정제가 실시되면서 엄청난 부를 쌓고 있다. 문광부에 따르면 경품용 상품권 시장규모는 1조원에 이른다. 그러나 업계 사람들은 최소 7조원에서 많게는 수십조원대로 추산한다.

한나라당 박형준 의원이 국감에서 발표한 바에 따르면 일일 상품권 발행한도는 1억5000만장으로, 이를 금액으로 환산하면 7500억원에 달한다. 이를 근거로 경품용 상품권의 연간 유통량 규모를 추산하면 무려 27조원에 달한다.

이재오 의원이 9개 발행사(2005년 9월 기준, 현재는 10개) 상품권 발행현황을 토대로 계산했더니 9개사 총 누적 발행매수가 한 달 반 동안 3억4000만장에 달했다. 상품권 장당 액면가가 5000원이므로 매출규모는 1조7000억원. 상품권 장당 순이익을 40원으로 볼 때 9개 발행사 순이익은 136억이다. 한 달 반 동안 업체당 15억의 순이익을 올렸다는 의미다.

새로 문을 여는 오락실이 늘어나고 오락실 규모가 대형화하면서 눈코 뜰 새 없이 바빠진 곳이 또 있다. 바로 오락기 제조업체와 게임물 개발자다.



오락기에 들어가는 컴퓨터(본체)를 제작·납품하는 한 컴퓨터조립 업체 직원 정모씨는 “오락기 제조업체로부터 4000대를 주문받아 제작 중인데, 한 달 후에 같은 업체로부터 다시 3000대를 주문받았다. 물품대금은 선(先)지급에 현금으로 결제된다. 요즘은 오락실을 하려면 인테리어 공사부터 마치고 기다려야 한다. 오락기 주문량이 엄청나게 밀려 있기 때문이다. 4000대를 오락실에 푼다고 가정하면 대당 가격이 600만~900만원 하니까 적게 잡아도 240억원이다. 오락기 제작단가는 판매가의 50% 이하니까 순이익이 최소 120억원이라는 얘기”라고 말했다.

성인오락실 단속업무를 담당하는 서울 영등포경찰서 생활질서계 김신 경장은 “상권이 괜찮은 길목에 제대로 된 기계를 갖추고 영업하려면 최소 30억~40억원이 필요하다. 10억~20억원 갖고 성인오락실 사업에 뛰어들었다간 쪽박 차기 십상이다. 요즘 한창 인기 있는 오락기 대당 가격이 770만~860만원을 호가하는데, 이런 기계를 적어도 100대는 갖춰야 한다”고 했다.

서울 영등포와 경기도 부천에는 오락기 제조업체들이 밀집해 있다. 김신 경장은 “오락기 만드는 업체가 영등포에 몰려 있다 보니 제조업체들은 오락실을 대형으로 꾸며 기계를 전시한다. 그래야 기계를 많이 놓을 수 있으니까. 이런 오락실엔 게임을 즐기려는 손님보다 기계를 사려고 전국에서 몰려드는 사람이 더 많다”고 했다.

오락실 관련 사업으로 웬만한 중소기업 매출을 능가하는 업자들이 나오자 ‘오락실 재벌’이라는 신조어도 등장했다. 이처럼 오락실이 활황을 누리면서 운영방식도 변하고 있다.

조폭 개입 다반사, ‘초짜’는 다친다

인기 게임물을 내세워 오락실을 전국 체인화한 곳이 등장하는가 하면, 서너 명이 모여 각기 정해진 지분을 투자하고 배당금을 챙기는 업소도 생겨났다. 지분투자의 경우 오락실 사정을 전혀 모르는 사람이 업계를 잘 아는 사람을 끌어들여 운영을 일임하고 배당금만 챙기기도 한다.

전직 오락실 업주 이모씨는 “이쪽 세계는 대부분 건달들과 연계되어 있다. 또 오락실 관련 업주끼리 이리저리 얽혀 있어 낯선 사람이 업계에 발 들이는 걸 꺼리는 폐쇄적인 분위기다. ‘초짜’가 멋모르고 뛰어들었다간 얼마 못 가 망한다. 오락실끼리 카르텔을 형성해 신생 업소 죽이기에 나서기 때문”이라고 귀띔했다.

지난 10월 수원지검 마약조직범죄수사부(부장검사 신문식)는 조직폭력배가 직접 운영하거나 조폭의 비호 아래 성업 중인 대형 사행성 오락실을 단속해 ‘수원북문파’ 조직원 엄모씨를 비롯한 오락실 업주 15명을 사행행위 등 규제 및 처벌특례법 위반혐의로 구속했다. 사건을 담당한 정옥자 검사는 “오락실 기기 납품업자, 경품용 상품권 판매자, 오락실 업주 세 사람이 동업 관계를 형성하며 한 팀으로 움직이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며 최근 업계 분위기를 전했다.

“구속도 안 두려워해”

성인오락실 주변에 기생하며 이권개입을 일삼는 기존의 폭력조직 외에 건설업 주변의 폭력조직도 발빠르게 오락실 쪽으로 몰리고 있다. 업계 사람들은 “이른바 ‘바지사장’을 내세우고 영업하는 오락실 뒤에는 십중팔구 조직폭력배가 있다”고 했다. 모 지방검찰청 마약조직범죄수사부 검사는 조폭들의 오락실 운영수법과 관련해 “일단 바지사장을 앞세워 오락실 사업자등록을 한다. 최근 1년 동안 검·경의 오락실 단속이 매우 강화됐기 때문에 실제 사장은 구속 위험에 노출돼 있다. 그 과정에서 서로 이면합의를 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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