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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타운 특별법’, 누구를 위한 것인가

강남·북 함께 울리고 공기업 배불리는 ‘가시 장미’

  • 구미화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mhkoo@donga.com

‘뉴타운 특별법’, 누구를 위한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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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염려했던 규제는 반영되지 않고, 각종 인허가 절차 간소화와 구역지정요건 완화 등으로 사업 추진 속도가 빨라지게 됐으니 건설업계로선 나쁠 게 없다는 이야기다. 동부건설 김경철 상무는 “인센티브 부분에 대해 업계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지켜봤는데, 민간에도 동등하게 인센티브를 주기로 했으니 다행이다”라며 “그간 서울시 뉴타운 사업이 법적 뒷받침 없이 조례에만 근거해 사업 추진에 어려움이 많았는데, 특별법 제정으로 본격적인 뉴타운 개발이 가능해졌다”고 말했다.

촉진법인가 규제법인가

각종 규제 완화 및 특례 내용만 보면 언뜻 뉴타운 지역 주민도 큰 혜택을 받을 듯하다. 그러나 도시재정비특별법은 꼼꼼히 따져보면 ‘낙후된 주거환경 개선’보다 ‘개발이익 환수’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먼저 특별법이 각종 특례와 규제 완화로 치장하고 있으나 원천적으로 재건축 시장은 그 혜택을 볼 수 없다. 재정비촉진구역 안에 들어 있어도 ‘주택재건축사업’이 시행되는 곳은 용적률 및 층고제한 완화 같은 각종 특례 규정을 적용하지 않는다고 못박고 있기 때문. 인센티브는 받을 수 없지만 기반시설 설치비용 분담 등의 의무는 다른 사업장과 똑같이 이행해야 한다.

이에 대해 한국도시개발포럼 전연규 대표는 “강남 재건축 아파트 가격 변동에 촉각이 곤두선 정부가 강북 개발을 촉진하겠다는 당초 취지를 저버리고 강북 주민의 희생을 강요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최근 서울시가 발표한 266곳의 단독주택 예정지 중 강남, 서초, 송파 지역의 10개소를 제외한 나머지 256개 구역이 강북에 분포해 있다”며 “같은 재정비촉진지구 안에서 재건축사업장에만 특례를 주지 않는 것은 형평성이 없을 뿐더러 광역 개발의 취지에도 어긋난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형평성 논란에 대해 건교부는 “특별법이 구역지정요건을 완화하고 있으니 재건축 대상 지역도 일부 재개발 사업으로 흡수될 수 있을 것”이라는 군색한 해법을 제시했다.

그러나 재개발 지역이라고 해서 대단한 특례를 받는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정부는 개발이익 환수 장치를 철저하게 만들어놓았다. 추가된 용적률의 75% 범위 내에서 임대주택을 공급해야 하고, 도로 및 공원 등 기반시설에 대한 부담금을 내야 한다. 또한 도시재정비촉진지구로 지정됨과 동시에 토지거래허가구역이 되기 때문에 지가(地價) 상승 등의 반사이익을 기대하기 어려워졌다.

부동산 투기를 뿌리뽑겠다는 정부의 의지가 적극 반영된 것인데, 이 때문에 오히려 영세한 조합원들이 피해를 볼 수도 있다. 전국도시재개발조합연합회 임영수 사무국장은 “무조건적인 부동산 거래 제한으로 프리미엄이 없어지면 1가구 1주택의 영세한 조합원들이 다른 지역으로 이주할 수도, 재개발 아파트에 입주할 수도 없는 진퇴양난에 빠지게 된다”고 말했다.

경원대 박환용 교수(도시계획학)도 “조합원들이 과도한 사리사욕을 취하지 않더라도 재개발사업을 추진하고 재정착하려면 부동산 가격이 현 시가보다 최소 2배는 올라야 한다”며 “지금과 같은 과도한 개발이익 환수 장치로 도시재정비가 촉진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서울시에서 기대하는 국고(國庫) 지원 부분 또한 ‘이빨 빠진 호랑이’라는 분석이 주류를 이룬다. 도시재정비특별법은 ‘기반시설 설치비용은 원칙적으로 시행자가 부담해야 하나 국가가 그 일부 또는 전부를 지원할 수 있다’고 명시했다. 그러나 이 분야에서 잔뼈가 굵은 사람들은 이것이 ‘허울만 좋은 법’임을 금세 알아챈다. 주택산업연구원 장성수 정책연구실장은 “법에서 ‘할 수 있다’고 하는 것은 ‘해야 한다’와 달리 임의규정일 뿐이어서 사실상 지원이 어렵다고 봐야 한다”고 말한다. 3차 뉴타운 후보지로 지정된 이문7구역 주택재개발추진위원회 고창욱 위원장도 “‘지원할 수 있다’고 해놓은 것은 ‘지원하지 않는다’와 같은 말”이라며 “국가에서 기반시설 설치비용의 50%를 지원해줄 것을 기대했으나 ‘일부 또는 전부를 지원할 수 있다’고 불분명하게 규정해놓은 이상 기대를 접을 수밖에 없게 됐다”고 낙담했다.

이렇듯 모호한 특례 규정은 정치적으로 악용될 소지도 있다. 민주노동당 심한별 정책연구원은 “국고 지원의 근거만 마련되어 있을 뿐 사업지구별로 구체적으로 어떻게 국고 지원을 할 것인지에 대해 정해놓지 않았기 때문에 선거 기간에 정치인들이 지자체 주민의 요구에 자유로울 수 없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민심을 사기 위해 국고 지원 약속을 남발할 수 있다는 것.

도시재정비특별법의 가장 큰 문제는 살펴본 바와 같이 도시재정비 사업이 주민에게 썩 호의적이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강북개발 촉진’과 ‘개발이익 사유화 방지’라는 명목으로 이해당사자인 주민을 배제한 채 공공기관 주도로 도시재정비촉진 사업이 진행될 소지가 있다는 점이다.

연세대 김갑성 교수(도시공학)는 “도시재정비촉진지구 지정 요건에 주민 동의절차가 빠져 있어 이권에 따른 갈등 발생의 소지가 높다”며 “추후 시행령에 규정할 수 있겠지만 법령에도 명시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도시재정비촉진지구는 시장·군수·구청장이 요건을 갖춰 시·도지사에게 재정비촉진지구 신청을 하면 되는데, 14일 이상 주민에게 공람하고 지방의회의 의견을 들어야 한다는 조항이 있을 뿐 법 어디에도 주민 동의 여부를 규정하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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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미화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mhk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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