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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의 벤치마크 스웨덴 ‘발렌베리家’

이윤보다 미래, 가족보다 사회…‘깔끔한 5대 세습경영’으로 국민적 존경

  • 조명진 EU 집행이사회 안보전문역 julgran@hanmail.net

삼성의 벤치마크 스웨덴 ‘발렌베리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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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여 년이 지난 1938년 극심한 노사분규에 시달리던 스웨덴에서는 역사에 남을 노사정(勞社政) 3자 협약이 체결된다. 스웨덴경영자연합(SAF)과 스웨덴노동조합(LO)이 노사관계의 새로운 장을 여는 합의를 이룬 것이다. 협상이 진행된 휴양지 지명을 따서 살트셰바덴 협약(Saltsjobaden Agreement)이라 하는 이 협정의 핵심은 기업 지배권을 인정받은 경영자연합이 회사 이익금의 85%를 법인세로 납부하는 데 동의한 것에 있다.

이후 협정은 국민화합 차원에서 사용자와 노동자의 관계를 신뢰의 관계로 발전시키는 계기가 됐고, 사민당과 노조 지도자들이 긴밀한 유대관계를 유지하게 함으로써 산업화를 가속화했으며, 결과적으로 스웨덴 국민의 생활수준을 향상시켰다. 특히 협약에 규정한 해고 노동자의 재교육과 직장 알선을 주선하는 적극적 노무관리정책 추진은 스웨덴 노사관계 안정의 주요 배경이 되었다.

발렌베리 가문이 살트셰바덴 협약 이후 노동자를 지지기반으로 한 사민당과 우호적 관계를 유지할 수 있었던 비결은 사회민주주의 이념을 구현하려는 의지에 있다. 발렌베리 가문은 노동자의 권익을 보호하는 것이 국가경제에 장기적으로 도움이 된다는 것을 일찌감치 간파했고, 노동쟁의 문제를 풀어감에 있어 언제나 합의에 기반을 둔 선진 노사관계를 창출했다. 덕분에 사민당의 장기집권 과정에서 일관되고 공고한 관계를 지속할 수 있었던 것이다.

이렇듯 사민당과 발렌베리 가문의 만남은 스웨덴을 복지사회로 이끄는 견인차가 됐지만, 발렌베리 가문이나 그에 속하는 기업이 사민당에 선거자금을 대준 일은 없다. 스웨덴에서는 정치인이 기업에서 정치자금을 모으는 일 자체가 없다. 이른바 ‘건전한 정경유착’을 가능케 한 스웨덴의 풍토다.



살트셰바덴 협약이 체결된 1938년 그 해에 발렌베리 가문은 사브를 설립한다. 스웨덴 정부는 사브에 전투기 생산을 주문함으로써 무장중립을 통한 자주국방의 토대를 만드는 방위산업을 발렌베리 가문에 맡기게 된다. 이후 1세대 전투기 란센(Lansen), 2세대 전투기 드라켄(Draken), 3세대 전투기 비겐(Viggen), 현재 생산 중인 4세대 전투기 그리펜(Gripen)에 이르기까지 사브는 전투기 사업을 지속하고 있다. 이 또한 스웨덴 정부와 발렌베리 그룹이 자국의 국방과 안보를 함께 고민하며 합의점을 찾았기에 가능한 결과였다.

중립을 위한 이중성

따지고 보면 제2차 세계대전의 격랑에서 스웨덴이 중립을 지킬 수 있었던 데에는 발렌베리 그룹의 경영진이 기여한 바가 크다. 이 시기 창업주의 손자인 야콥 발렌베리 1세는 영국을, 형제인 마르쿠스 발렌베리 2세는 나치 독일을 맡아 사업관계로 맺어진 커넥션을 이용해 협상을 벌여 스웨덴을 전쟁에 휘말리지 않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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