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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김규성 한국소프트웨어저작권협회 부회장

“무단복제 온상, 인터넷데이터센터(IDC) 집중단속 촉구할 것”

  • 박성원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parker49@donga.com / 사진·지재만 기자

김규성 한국소프트웨어저작권협회 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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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회는 불법복제율이 40%대로 떨어졌다고 하지만, 업계에선 아직도 60%에 이를 것으로 추정하더군요. 왜 이런 차이가 있는 겁니까.

“불법복제 현장을 어디까지로 한정하느냐에 따라 달라집니다. 불법복제한 소프트웨어를 사용해 돈을 벌고 있는 기업으로 한정하면 불법복제율은 40%대예요. 그런데 개인 사용자까지 합하면 50%가 넘습니다. 의미가 큰 것은 기업들의 무단 복제 횟수가 지속적으로 줄어들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협회의 노력도 있지만, 1999년부터 정부 차원에서 저작권 보호정책을 적극 실행한 덕분이죠.”

-그렇지만 아직도 선진국과 비교하면 정품 사용률이 낮은데요. 그 이유가 무엇이라고 봅니까.

“‘훔친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 것이 첫 째 이유입니다. 프로그램이라는 것이 ‘만질 수 없는 것’이다 보니 죄를 지어도 죄책감이 들지 않는 거죠.

둘째 이유는 소프트웨어를 살 때 맺는 계약관계를 오해하는 데서 비롯됩니다. 제조업체는 제품을 판매할 때 사용자가 이용할 수 있는 범위를 한정합니다. 다시 말해 이용할 수 있는 범위를 판 것이죠. 사용자가 그 범위를 넘어 사용할 때는 사용료를 더 받아야 한다는 게 프로그램 개발업체의 생각입니다.



그런데 사용자들은 ‘내 돈 주고 샀으면 그때부턴 내 것이니 내 맘대로 해도 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한 카피를 사서 서버에 저장한 뒤 여러 번 복제하는 겁니다. 요즘엔 ‘멀티 PC’라고 해서 여러 명이 함께 PC를 사용하는 경우가 많은데, 여기에서도 불법복제가 자행됩니다. 기술은 발달하는데, 저작권 보호정책이나 사용자의 의식수준은 따라가지 못하는 것이죠.”

“영장 있어요?”

-단속 현장에서 벌어지는 에피소드도 많을 것 같습니다.

“한때 디자인 회사와 출판사를 집중단속한 적이 있습니다. 이 분야에서 사용하는 소프트웨어 가격이 굉장히 비싸요. 프로그램을 복제해서 사용하는 곳도 많았고요. 한 PC에서만 2억∼3억원어치의 불법 카피본을 찾아내기도 했고, 한 회사에서 7억원 상당의 불법 카피본을 적발한 적도 있습니다. 이런 경우는 한번 걸렸다 하면 회사 문을 닫아야 해요. 언젠가는 단속반이 들이닥치자 한 직원이 쓰고 있던 PC를 창 밖으로 내던져버렸어요. PC 한 대 부서지는 게 훨씬 싸게 먹힌다는 거죠. 단속 시즌이 되면 아예 회사에서 컴퓨터를 들고 나와 여관 잡아놓고 일하는 회사도 있어요.

대기업에 가면 조사할 컴퓨터가 1000대도 넘어요. 노트북 컴퓨터도 많고. 걸리면 문제가 생기니까, 어느 대기업 직원은 단속반을 보자마자 쓰고 있던 노트북을 들고 줄행랑을 놓더라고요. 단속 현장이 한바탕 아수라장이 됐죠. 요즘엔 법의식이 높아져서 그런지, 단속반에게 영장부터 내놓으라고 요구합니다. 체신청 조사 때는 영장 없이 암행단속을 하는 경우가 있거든요. 지금은 영장 없이는 조사도 못 해요.”

-컴퓨터를 밖에 던진 경우는 수거해서 조사합니까.

“그렇게는 안 해요.”

-끝장을 봐야 업체들도 조심할 것 아닙니까.

“사람을 상하게 하는 중범죄는 아니니까, 되도록 충격을 주지 않으려고 신경을 씁니다. 조금 완화된 처벌을 하는 것이 좋아요. 생각이 바뀌는 계기를 만드는 것이 중요합니다. 어쨌든 밖으로 내던진 PC는 버리고 새로 사야 하니까 돈이 들어도 소프트웨어는 구입하게 돼요. 마음고생을 하지 않기 위해서라도 프로그램을 사게 됩니다.”

-좀더 강력한 단속이 필요할 것 같은데요. 소프트웨어 개발업체 가운데 성공한 기업이 적은 것은 무단복제 때문 아닙니까.

“맞아요. 사실 사용자들 사이에도 이대로 가다간 공멸하겠다는 인식이 점차 확산되고 있어요. 한국이 ‘IT 강국’이라고 하지만 소프트웨어가 뒷받침되지 않으면 빈껍데기에 불과합니다. 돈벌이가 안 되는데 누가 소프트웨어 개발한다고 나서겠어요.

온라임 게임이 발달한 이유

한국에 왜 온라인 게임 시장이 발달했겠습니까. 게임을 개발해서 CD로 만들어 팔면 이익이 엄청나게 남습니다. CD 1장을 50원이면 만드는데, 이렇게 해서 1만원만 받고 팔았으면 벌써 제2의 빌 게이츠가 수두룩하게 나왔을 거예요. 그런데 게임을 CD로 팔면 1만 카피 이상은 안 팔려요. 그때부턴 매출이 정지됩니다. 불법복제 때문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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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원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parker49@donga.com / 사진·지재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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