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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우석 사태’ 촉발한 2005년 11월 난자 매매 수사 경찰 증언

“ ‘황우석 관련 가능성은 수사 말라’ 상부 지시로 ‘잔여 난자’ 수사 중단”

  • 허만섭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mshue@donga.com

‘황우석 사태’ 촉발한 2005년 11월 난자 매매 수사 경찰 증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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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자신의 난자로는 아예 남편의 정자와 수정이 불가능한 여성도 있다(난자를 생산할 수 없거나, 유전적 질환이 있는 여성 등). 이런 여성이 출산을 하려면 다른 여성의 난자와 남편의 정자를 시험관 아기 시술로 수정해 그 수정된 배아를 자신의 자궁에 넣어 임신하는 방법이 현재로선 거의 유일하다. 적어도 남편의 핏줄은 이어받는다는 점, 자신도 10개월간 뱃속에서 키워 배아파 낳는다는 점에서 입양과는 다른 혈연적 연결성이 있다.

이 경우에는 난자를 ‘기증’할 여성이 필요하다. 하지만 금전적 목적으로 난자를 사고파는 행위는 윤리적으로 문제가 있을 뿐 아니라, 2005년 1월 이후엔 ‘생명윤리법’에 의해 법적으로도 처벌받는다.

경찰 수사에 따르면 난자 매매 알선업체인 ‘DNA뱅크’는 젊은 한국 여성에게서 100만원부터 많게는 수백만원의 가격으로 난자를 사서, 불임 일본인 부부가 이 난자로 미즈메디병원 등 일부 국내 병원(2004년 이전) 또는 말레이시아 소재 병원(2005년)에서 불임시술을 받도록 한 혐의를 받고 있다. DNA뱅크측은 일본인 부부에겐 1400만~1900만원의 알선료(항공료 등 포함)를 받았으며, 불임시술을 해준 병원엔 건당 200만~수백만원의 시술료를 지급했다.

보통 여성은 한 달에 한 개의 난자를 생산하지만, 난자 제공자에게서 난자를 채취할 때는 과(過)배란 촉진제 등을 주사해 한 번에 많게는 10개 이상의 난자를 뽑아낸다.

경찰은 최근 ‘신동아’와의 인터뷰에서 “수사결과 미즈메디병원은 DNA뱅크측이 데려온 난자 매매 여성에게서 난자를 추출해 이 난자로 DNA뱅크측이 데려온 불임여성에게 불임시술을 해주고 건당 200만~수백만원의 시술료를 받았다”고 밝혔다.



경찰은 또 “미즈메디병원의 진료기록 등을 수사한 결과 이 병원이 이처럼 DNA뱅크측의 난자 매매자로부터 난자를 추출해 DNA뱅크측 불임여성에게 불임시술을 해준 횟수는 99~100회”라고 말했다.

이어 “불임시술을 받은 불임여성 1명 당 난자 매매자 1명이 필요하고 난자 매매자로부터 한 번에 적게는 7~8개, 많게는 15개의 난자를 채취하므로 미즈메디병원은 수백~1000여 개의 매매된 난자로 99회 불임시술을 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매매 난자로 99회 시술”

다음은 미즈메디병원이 매매된 난자로 불임시술을 한 구체적 방법에 대해 경찰이 들려준 설명이다.

“DNA뱅크측은 미리 난자 매매자와 불임 일본 여성을 1대 1로 짝지어놓았다. DNA뱅크측은 난자 매매자에게 대개 선수금을 줬다. 따라서 이 난자는 ‘매매(거래가 성사)된 난자’이다.

이후 난자 매매자와 불임 일본 여성이 미즈메디병원과 시술 날짜를 맞춘다. 수 일~10여 일 전에 병원측이 난자 매매자에게 과배란 촉진제 등을 투여해둬야 난자 추출과 불임시술이 비슷한 시기에 자연스럽게 이뤄질 수 있기 때문이다(미즈메디병원 홈페이지엔 ‘난자 추출과 시험관 아기 시술은 같은 날 이뤄진다’고 돼 있다).

시술과정엔 DNA뱅크측 일본인 직원이 동행하며 이 직원은 통역도 했다. 시술이 끝나면 DNA뱅크측 직원은 일본 여성이 납부해야 할 불임시술료를 미즈메디 병원 수납창구에 대신 납부했다. 이어 DNA뱅크측이 난자 매매자에게 잔금을 주면 한 건의 알선이 종료된다.

우리는 생명윤리법 발효 이전의 난자매매 및 불임시술 알선에 대해선 의료법 위반을 적용해 기소의견을 보냈는데, 검찰에선 생명윤리법 발효 이후의 난자 매매만 생명윤리법 위반을 적용해 기소했기 때문에 이전 부분은 기소되지 않았다.”

DNA뱅크의 난자 매매 알선 과정을 거친 불임 여성을 미즈메디가 시술했다는 사실은 이미 공개됐다. 그러나 미즈메디병원이 추출한 ‘매매된 난자’의 숫자와 ‘매매된 난자로 한 불임시술’의 횟수가 이처럼 많았다는 경찰 수사 내용, 미즈메디병원이 매매된 난자를 직접 추출하는 등의 구체적 방식은 알려지지 않았다.

불임시술에선 성공 확률을 높이기 위해 활동성이 좋은 여러 개의 난자를 택해 정자와 수정시켜 여러 개의 배아를 만든다. 따라서 잔여 난자, 잔여 배아가 생길 가능성이 높다.

경찰은 미즈메디병원이 추출한 ‘매매 난자’와 관련, “난자 매매자에게서 채취한 난자가 전부 일본 여성의 불임시술에 사용된 경우도 있지만, 일부만 불임시술에 사용된 경우도 있기 때문에 미즈메디에는 불임시술 후 남은 난자가 있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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