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2월호

내 안의 유인원 외

  • 담당·구미화 기자

    입력2006-02-16 15: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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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음 바칼로레아 과학편 10종 로렝 드고 외 지음, 최재천 외 감수, 김희경 외 옮김

    내 안의 유인원 외
    ‘민음 바칼로레아’는 청소년이 꼭 알아야 할 문제나 쟁점에 대하여, 각 분야 전문가들이 답하는 형식으로 기획된 교양 시리즈다. 시리즈 첫 편인 과학편 10권은 프랑스 일류 과학자들이 쓴 ‘지식의 작은 사과’를 번역한 것으로, 서울대 최재천 교수 등 국내 과학계 권위자의 감수를 거쳤다. ‘복제는 정말로 비윤리적인가?’‘기후가 미친 걸까?’‘바다는 왜 파랄까?’‘우리는 어떻게 볼까?’같은 일견 간단해 보이지만 제대로 답하려면 과학 지식이 필요함은 물론이고, 사회적인 의미와 윤리 문제를 생각해야 하는 주제를 ‘소크라테스식 산파술’로 서술한다. 민음in/64∼84쪽/각 6500원

    돼지들에게 최영미 지음

    시인 최영미가 두 번째 시집 ‘꿈의 페달을 밟고’ 이후 7년 만에 내놓은 시집. 육체와 영혼에 대한 정열적인 탐구, 사회 부조리에 대한 날카롭고 대담한 풍자, 살아 있는 비유로 묘사된 잔잔한 일상이 담겨 있다. 이번 시집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돼지들에게’ ‘돼지의 변신’ ‘여우와 진주의 러브스토리’ 등 ‘순진의 시련’ 편에 담긴 작품들이다. ‘카메라 앞에선 우주의 고뇌를 혼자 짊어진 듯 심각해지는 냄새나는 돼지 중의 돼지’ ‘세상사에 통달한 늙은 여우’ ‘뭇 돼지들이 탐내는 보석, 진주’ 하는 식으로 대중을 농락하는 지식인과, 그들의 계산된 따뜻함에 시련을 겪는 약자의 모습을 거침없는 언어로 표현했다. 실천문학/101쪽/8000원

    혁명가들의 항일 회상 면담 이정식, 편집·해설 김학준, 수정증보 김용호



    항일독립운동가 4명의 파란만장한 독립투쟁 경험담을 엮은 ‘혁명가들의 항일 회상’이 초판 발행 17년 만에 개정증보판으로 나왔다. 이정식 미국 펜실베이니아대 명예교수가 1966∼67년과 1969∼70년 두 차례에 걸쳐 2년 동안 김성숙, 장건상, 정화암, 이강훈 등 항일독립운동가들을 면담해 정리한 노트를 김학준 동아일보 사장이 1988년 엮어 펴냈는데, 이것을 김용호 인하대 교수가 수정 보완해 재출간 한 것. 중국을 무대로 항일투쟁을 벌였으나 군사정권에 의해 투옥되는 시련을 겪은 항일운동가들의 항일투쟁과 광복 후 3년간 활동에 대한 증언은 1차 자료로서 우리 정치사에 갖는 의미가 크다. 정통 정치학자의 연구 결과물이라는 점에서 더욱 그렇다. 민음사/568쪽/2만5000원

    내 안의 유인원 프란스 드 발 지음, 이충호 옮김

    내 안의 유인원 외
    세계적 영장류학자 프란스 드 발이 침팬지와 보노보를 통해 인간의 본성을 탐구한 책. 인간의 본성에 대해 논의할 때 보노보의 역할을 침팬지 못지않게 중요하게 취급했다는 점이 이 책의 가장 큰 특징이다. 그동안 영장류 속의 인간을 탐구한 학자들은 주로 침팬지의 공격성과 인간의 공격성을 비교 연구해왔다. 보노보에 관한 사실들이 밝혀진 게 비교적 최근의 일이기 때문이다.

    보노보는 대략 250만년 전쯤 침팬지와 같은 조상에서 갈라져 나온 대형 유인원이다. 한때 덩치가 작다고 하여 ‘피그미침팬지’라 불리기도 했지만 지금은 침팬지와 전혀 다른 종(種)임이 밝혀졌다. 단적으로 침팬지는 성적인 문제를 권력으로 해결하는 반면, 보노보는 권력에 관한 문제를 성으로 해결한다. 충돌 직전까지 사태가 악화되어도 섹스를 통해 타협하고 긴장을 해소한다.

    저자는 침팬지만큼이나 인간과 가까운 보노보에 대해 잘 모르는 독자를 위해 보노보가 발견된 이야기와 생김새·습성 등 침팬지와의 차이점에 대해 자세히 설명하며 인간의 조상이 철저히 공격적이었다는 기존의 견해에 의문을 제기한다. 침팬지, 보노보, 그리고 인간의 행동을 권력, 공격성, 섹스, 협력, 그리고 도덕성 측면에서 비교함으로써 인간 본성에 대한 온전한 이해를 추구한다. 인간의 내면에는 폭력과 권력의 맛을 아는 침팬지와 평화와 섹스의 즐거움을 아는 보노보가 모두 살고 있음을 깨닫게 한다. 김영사/392쪽/1만2900원

    일상의 모험 서동욱 지음

    서강대 철학과 교수인 저자는 소통, 잠, 자기기만, 관상술, 웰빙, 패션 같은 일상적인 단어들을 철학적 사유의 대상으로 삼는 ‘모험’을 감행한다. 사르트르, 프로이트, 데리다, 하이데거의 철학적 담론을 씨줄로 셰익스피어, 괴테, 프루스트, 카프카, 도스토예프스키의 문학작품을 날줄로 삼아 주체와 타자, 구원과 실존의 문제를 파고드는 모험은 대담하면서도 창의적이다. 예컨대 사르트르의 ‘존재의 무’와 폴 오스터의 소설 ‘거대한 괴물’이 자기기만이라는 주제에서 만나고, 인터넷 시대의 소통과 단절을 이야기하면서 토마스 핀천의 소설 ‘49호 품목의 경매’를 분석하는 한편 “유럽의 구원은 커뮤니케이션에 달렸다”는 핀천의 문구에서 “도처에 있으면서도 아무데도 없다”는 하이데거의 예언으로 이어진다. 민음사/395쪽/1만8000원

    소설로 읽는 성서(전 3권) 미하엘 쾰마이어 지음, 송용구·이용숙·안철택 옮김

    내 안의 유인원 외
    고대 신화와 종교 등 무거운 주제를 만담처럼 재미있는 읽을거리로 소화해온 미하엘 쾰마이어가 이번엔 ‘성서’를 소설로 재구성했다. 1권 ‘천지창조’는 하나님의 얼굴을 본떠 만든 아담과, 아담의 까다로운 성격을 다 받아주는 세 명의 하와가 펼치는 러브스토리, 노예로 살다 이집트의 재상이 된 요셉의 모험을 다룬다. 소설에서 하느님은 세상을 만드신 전능한 신의 이미지보다는 아들을 편애하는 정 많은 아버지의 모습이 더 강하다. 2권 ‘모세’ 편은 이스라엘 민족을 약속의 땅으로 이끄는 모세의 전 생애를 다루는데, 그에 앞서 성서에는 이름만 언급되는 파라오 말룰과 복수를 위해 이 나라 저 나라를 떠도는 제푸의 이야기를 흥미롭게 선보인다. 3권 ‘인간의 아들, 예수’는 인간 예수의 대속과 부활까지의 전 과정을 의심 많은 도마의 시선으로 써내려간다. 열두 제자의 눈에 예수는 장사치의 조판을 뒤엎고, 호통을 치며 채찍을 휘두르는 과격한 인간으로 그려지기도 한다.

    저자는 성서를 재구성하는 데 거침없다. 자신이 읽고 느낀대로 성서의 모순이 되는 부분은 과감히 지적하고, 오류에 논리를 더하기 위해 탈무드와 중동의 전설도 과감히 끌어온다. 종교를 가진 사람이나 그렇지 않은 사람이나 성서 속 이야기를 긴박감 넘치는 소설로 접하고, 믿음에 대한 끊임없는 의구심을 공유해볼 수 있는 기회다. 현암사/각 384쪽, 352쪽, 160쪽/각 8800원, 8800원, 7000원

    소설과 영화를 찾아가는 일본여행 글·사진 이형준

    일본의 북단 훗카이도에서 남단 규슈의 야쿠시마까지 구석구석을 돌며 소설과 영화의 무대가 된 18곳을 시원한 사진과 함께 소개한 책. 미야자키 하야오의 ‘원령공주’ ‘이웃집 토토로’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이와이 지의 ‘러브레터’ ‘4월 이야기’, 가와바타 야스나리의 ‘설국’ 같은, 한국인에게 잘 알려진 영화의 배경이 된 곳을 소개한다. ‘도쿄 맑음’ ‘지금 만나러 갑니다’ ‘세상의 중심에서 사랑을 외치다’ 같은 비교적 최근 영화의 배경이 된 곳도 발 빠르게 취재했다. 이미 유럽의 동화마을 22곳을 소개한 ‘동화를 찾아가는 아름다운 여행’을 펴낸 바 있는 저자는 300여 컷의 사진과 함께 영화 뒷이야기를 들려주고, 여행 코스와 숙박·볼거리까지 꼼꼼하게 챙겼다. 즐거운 상상/272쪽/1만5000원

    용서해야 할 101가지 이유 에드워드 M. 할로웰 지음, 강주헌 옮김

    우리는 어릴 때부터 용서하라는 말을 숱하게 들어왔다. 그럼에도 용서하기란 쉽지 않다. 정신과 전문의이자 하버드 의대 교수인 저자 할로웰은 지금까지 우리가 들었던 것과 좀 다른 방식으로 용서의 필요성을 강조한다. 그는 사람이 분노하고 원망하는 것은 줄담배를 피워대고 고혈압이나 높은 콜레스테롤 수치에 시달리는 것과 똑같다고 말한다. 남을 위해, 지구의 평화를 위해 용서하라는 것이 아니라 나 자신의 건강과 행복을 위해 용서해야 한다는 것이다. 저자는 과학적이며 실질적인 근거를 들어 용서하면 좋은 이유를 밝히고, 용서하는 구체적인 방법과 기술도 일러준다. 동아일보사/288쪽/9500원

    travel+diary 글·사진 양영훈

    주5일 근무제 시행으로 주말마다 어디로 떠나면 좋을지 고민하는 사람들을 위해 기존 플래너에 다채로운 여행정보를 접목한 여행 백과사전이 나왔다. 형태는 일반 다이어리처럼 보이지만, 전문여행작가가 엄선한 실속 있는 콘텐츠가 적절한 자리에 제대로 꽂혀있다. 매월 그 시기에 맞는 테마 여행지를 소개하고, 1년을 다시 52주로 나눠 각 주마다 가장 적합한 여행지와 가는 길, 숙박·맛집 정보를 꼼꼼하게 담았다. 맨 뒷부분에 지역별 맛집 메뉴와 위치, 연락처를 일목요연하게 정리하고, 전통 명주를 맛볼 수 있는 곳, 번지점프, 스킨스쿠버, 설피와 전통스키, 열기구, 경비행기 등 레포츠를 즐길 수 있는 곳도 소개했다. 위즈덤하우스/3만5000원

    기발한 시골 양반 라 만차의 돈끼호떼(전 2권) 미겔 데 세르반떼스 지음/민용태 옮김

    ‘스페인어로 씌어진 최고의 소설’이라는 평을 듣는 ‘돈키호테’ 스페인어판 완역본이 나왔다. ‘돈키호테’는 알려져 있다시피 중세 기사소설에 심취한 라 만차의 시골 양반 알론소 끼하노가 세상의 약자를 구원하고 정의를 드높이고자 하인 산초 빤사와 함께 출정하여 겪는 모험담. 17세기에 유행한 기사소설의 권위를 풍자와 유머로 대신한 이 소설은 불후의 고전으로 평가받는다. 역자인 민용태 교수는 원문의 맛을 그대로 살리기 위해 원문의 오자와 원저자의 실수까지 그대로 옮긴 뒤 옮긴이 주를 달아 독자의 이해를 돕는다. 유음이의어(類音異義語)를 비롯한 언어 유희가 많은 저자의 문체 특성과 수사법을 최대한 살렸으며, 중세 소설의 특징인 긴 장제목도 그대로 번역했다. 창비/각 772쪽, 848쪽/각 2만2000원

    구글 스토리 존 바텔 지음, 전병국 감수, 이진원·신윤조 옮김

    내 안의 유인원 외
    미국 드라마나 영화에는 “I google it”이란 표현이 적잖게 나온다. 검색 엔진 중 하나인 ‘구글(google)’이 ‘검색’과 동의어로 사용되고 있는 것이다. 매일 전세계 6500만명이 35개 언어로 구글의 가로 10cm, 세로 1cm 남짓한 검색창을 통해 2억5000만건 이상 정보를 검색하고 있다. 이 책은, 곧 한국법인을 설립한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국내 인터넷 포털 업체들을 긴장시키고 있는 세계적인 검색 엔진 ‘구글’의 성공 스토리를 담고 있다.

    저자 존 바텔은 인터넷 거품이 사라지면서 닷컴기업들이 대거 몰락할 때도 살아남아 야후나 마이크로소프트보다 더 빠른 성장을 구가하고, 결국 실리콘밸리 역사상 가장 규모가 큰 기업공개를 실시해 화제가 된 구글의 성공 과정을 생생하게 담았다. 이를 위해 구글의 공동창업자와 CEO를 인터뷰한 것은 물론 알타비스타 개발자인 루이스 모니에르를 비롯해 실리콘밸리와 월가 등에서 활발하게 활동하는 400여 명의 인재를 3년간 취재했다. 따라서 이 책은 단순히 구글 한 기업의 성공 스토리에 그치지 않고, 검색엔진 야후, 알타비스타, 익사이트 등 구글 경쟁업체들의 탄생과 성장, 발전과정 등 ‘검색’의 역사를 살펴본다. 구글을 비롯한 검색기술이 마케팅과 미디어, 대중문화, 취업, 연애 등 인간의 삶 전반에 미친 영향과 앞으로 예상되는 변화를 거시적 시각에서 통찰하고 있는 것. 오늘날 ‘검색’이 갖는 사회·경제·문화·역사적 의미를 되돌아볼 수 있는 기회다. 랜덤하우스 중앙/448쪽/1만8000원

    블랙먼, 판사가 되다 린다 그린하우스 지음, 안경환 감수, 안기순 옮김

    미국 연방대법원 판사를 지낸 해리 블랙먼의 삶과 대법원 재임 중에 일어난 감동적인 이야기를 발굴해 엮은 책. 블랙먼은 미국 중서부 출신의 온건한 보수주의자였다. 그런데 연방항소법원의 판사가 되고, 연방대법원 판사가 되어 낙태, 소수민족 우대정책, 사형 같은 논쟁을 접하면서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진보의 최전선에 서게 됐다. 이 책은 블랙먼이 판사석에서 보낸 24년의 세월 동안 국방부 문서 사건, 닉슨 도청테이프 사건, 가족계획협회 대(對) 케이시 사건 등 굵직굵직한 사건을 맡으며 인간적으로 변해가는 과정, 그를 대법관이 될 수 있도록 이끌어준 워런 버거 대법원장과의 우정 등을 담고 있다. 저자는 ‘뉴욕타임스’ 연방대법원 출입 기자로 활동하며 퓰리처상을 수상한 바 있다. 청림출판/368쪽/1만8000원

    미래 수전 그린필드 지음, 전대호 옮김

    “로봇은 2020년에 인간의 지적 능력을 능가하고 인간과 똑같이 감정을 가지게 될 것이다.” “미래에는 양성애자의 수가 급격히 늘어나 양성애가 정상적인 성 형태가 될 것이다.” 이 책은 그 흔한 미래 예측서가 아니다. 저자인 신경과학자 수전 그린필드는 인간의 삶을 획기적으로 바꾸어놓을 신기술에 관심을 두는 것이 아니라 미래의 과학기술이 인간의 뇌(정신)와 인격, 가치관을 어떻게 변화시킬 것인가에 질문을 던진다. 인간의 자아가 새롭고 강력한 과학기술의 힘에 의해 유례없이 위협받고 있다는 그의 글은 읽기가 불편하지만 미래 과학기술로부터 소외된 사람들이 철저히 고통받을 수 있다는

    경고는 귀기울여볼 가치가 있다. 지호/388쪽/1만5000원

    150살까지 살 수 있을까? 미하일 톰박 지음, 이은주 옮김

    티베트와 중국에서 대체의학을 연구한 저자는 “우리 몸에서 에너지 교환이 완성되는 시간은 7년. 이러한 순환은 평생 22번 일어난다. 이 말을 에너지 축적이란 관점에서 보면, 우리가 150년 조금 넘게 살 수 있다는 뜻이 된다”고 말한다. 그럼에도 인간이 그 절반밖에 살지 못하는 것은 잘못된 호흡과 부적절한 식사, 소홀한 척추 관리, 미흡한 체내 위생 때문이라고 지적한다. 척추가 요통이나 디스크만 일으키는 것이 아니라 비만·두통·피부질환의 원인이 되며, 우유를 마시는 사람들은 독감·감기·천식·기관지염 등에 잘 걸린다는, 기존의 의학상식을 빗겨가는 주장들과 몸 안팎 청소법 등 자연주의적 건강지침이 담겨 있다. 해냄/284쪽/1만2000원

    굳은 손가락으로 쓰다 이원규 지음

    서울 동성고 영어교사로 재직하던 중 루게릭병에 걸려 6년째 투병생활을 하고 있는 이원규씨가 쓴 감동 에세이. 언어기능을 잃고, 전신 마비로 비참한 최후를 맞게 되는 루게릭병은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모리와 함께한 화요일’과 천체물리학자 스티븐 호킹 박사를 통해 국내에 알려지기 시작했지만 아직까지 뚜렷한 치유법이 발견되지 않은 희귀질환이다. 저자 이원규씨는 이 같은 절망적인 상황에서도 희망을 잃지 않고, 성균관대 박사과정에 등록해 공부를 시작했으며, 마침내 2004년 가을 국문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발병 후 2∼3년 내에 사망한다는 의학계 정설을 깨고, 철저한 자기관리와 가족들의 헌신적인 도움으로 생을 이어가고 있는 그의 이야기가 많은 이에게 감동과 희망을 줄 듯하다. 동아일보사/280쪽/9500원

    세계의 고전을 읽는다 1, 2권 정재서·한형조·이재민 엮음

    내 안의 유인원 외
    출판사 휴머니스트가 창립 5주년을 기념해 야심차게 준비한 ‘세계 고전을 읽는다’ 시리즈 7권 중 ‘동양 문학편’과 ‘동양 고전편’이 먼저 출간됐다. 동양 문학편은 기원전 4세기 이전 만들어진 중국의 대표적 신화집 ‘산해경’과 ‘삼국지’ ‘논어’ ‘맹자’ 등에서부터 오에 겐자부로의 ‘만엔 원년의 풋볼’까지, 독특한 내용과 구성으로 각 시대의 사회·문화적 현실을 묘사한 동양의 문학작품 38편을 다루고 있다. 동양 교양편은 한자의 역사와 의미를 다룬 ‘설문해자’에서부터 일본 고대의 황실 역사서인 ‘일본서기’, 중국적 사고의 원형을 보여주는 ‘주역’ 등 34편의 동양 고전을 소개한다.

    고전을 소개하고, 일목요연하게 해설해놓은 책은 이미 많이 나와 있을 뿐만 아니라 고전의 역사적 배경과 저자 소개, 간단한 줄거리 정도는 인터넷으로 금세 구할 수 있다.

    ‘세계의 고전을 읽는다’ 시리즈는 언제든 구할 수 이러한 정보에서 벗어나 고전의 시대적 정신과 맥락을 이해하고, 무엇보다 당대의 시각으로 고전을 재창조해보는 기회를 제공한다. 이를 위해 각 분야에서 돋보이는 역량과 필력을 자랑하는 지식인들이 필자로 대거 참여했다. 이 시리즈는 앞으로 서양의 문학편과 교양편, 한국의 고전문학편과 근현대 문학편, 교양편 등 5권이 더 나올 예정이다. 휴머니스트/각 743, 647쪽/각 2만8000원, 2만5000원

    시사 IT 용어 따라잡기 김학진 지음

    시시각각 새로운 단어가 쏟아져 나오는 IT 분야의 용어들을 알기 쉽게 정리한 책. ‘아이뉴스24’의 편집국장을 지낸 저자는 오랜 기자 경력을 살려 꼭 필요한 용어만 엄선해 감각적으로 설명했다. 이를테면 ‘블루투스(Bluetooth)’를 설명하면서 문근영이 모델로 나온 광고를 떠올리도록 유도하고, ‘USB’를 설명할 땐 “휴대폰으로 찍은 사진을 어떻게 내 컴퓨터로 옮길까?” 하며 실생활을 끌어들여 용어를 이해하면 실제 활용으로 곧바로 이어지도록 돕는다. 통신/네트워크, 컴퓨팅, 인터넷/보안, 멀티미디어/콘텐츠, 사이버문화/비즈니스의 여섯 분야별로 자주 등장하는 IT용어 200여 개를 선정해 풀이했다. 게임용어와 인터넷에서 널리 쓰이는 은어는 부록으로 따로 정리했다. 아이뉴스24/251쪽/1만5000원

    헤라클레스를 도와줘 프란체스카사이먼 지음, 윤선아 옮김, 토니 로스 그림

    부모님의 잔소리가 듣기 싫은 수잔은 어느 날, 2층 자신의 방에서 우연히 발견한 그리스 동전을 들고 ‘헤라클레스를 만나게 해달라’며 소원을 빈다. 소원이 현실로 이뤄져 수잔은 헤라클레스를 만난다. 헤라클레스와 함께 30년 묵은 마구간 청소를 하고, 바다괴물의 먹이가 될 위험에 처하는 환상적인 체험을 하고 돌아온 수잔. 시시때때로 그리스 동전을 들고 소원을 비는데…. 신화 속 인물들과 어울리고, 그들을 돕는 수잔의 이야기가 그리스 신화를 훨씬 생동감 있게 느껴지게 한다. 작품의 이해를 돕기 위해 신화 연구가 김원익씨가 그리스 신화 원작과 이 책의 내용을 친절하게 비교해놓은 부분도 있다. 동아일보사/208쪽/8500원

    21세기의 동양철학 이동철·최진석·신정근 엮음

    ‘60개의 키워드로 여는 동아시아의 미래’라는 부제가 달린 이 책은 동양학 및 동양철학 관련 전공 학자들이 ‘21세기의 한국’이라는 관점에서 동양철학을 살펴보고, 어떻게 현재를 이해하고 미래를 바라볼 것인지 고민한 결과물이다. 1부 ‘우리는 어디에서 왔는가’에서는 인, 의, 도, 천, 성인, 장연, 음양 등 동양철학에서 중요하게 논의되는 개념의 본뜻이 어떻게 풀이될 수 있으며 현재 어떻게 수용되고 있는지를 제시한다. 2부 ‘우리는 어디로 가는가’에서는 21세기의 지적 화두로 떠오른 인공지능, 인간복제, 디지털, 생태, 몸 등의 개념이 동양철학적 견지에서 어떻게 수용되고 분석되는지 살펴보고 있다. 을유문화사/528쪽/2만5000원

    그래서 그들은 부엌으로 갔다 글·최영재, 사진·김용해

    2000년 1월호부터 지난해까지 꼬박 6년간 ‘신동아’에 연재된 ‘명사의 요리’ 일부가 책으로 엮여 나왔다. 섬진강 시인 김용택씨, 축구해설가 신문선씨, 국회의원 권영길씨, 재야운동가 백기완씨, 산악인 엄홍길씨, 탤런트 임현식씨, 다일공동체 목사 최일도씨 등 일과 가정에서 모두 ‘프로페셔널’인 28명의 남자가 앞치마를 두르고 정성스럽게 음식을 만드는 모습을 생생한 화보로 만나볼 수 있다. 생전에 된장, 고추장을 직접 담가 먹으며 장독대를 보물단지처럼 살피던 고(故) 이주일씨의 모습 등 유명인의 평범하고 소박한 일상을 들여다볼 수 있는 것도 이 책의 장점이다. 혜전대학 호텔조리과 전정원 교수가 요리 감수를 맡아 요리책으로도 손색이 없다. 가나북스/230쪽/1만2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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