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2월호

의학·치의학 전문대학원 입학 가이드 & 합격자 노하우

의대 안 나와도 의사의 길 있다

  • 장옥경 자유기고가 writerjan@hanmail.net

    입력2006-02-02 13:2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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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평생직장 개념이 사라지면서 평생 직업이 될 수 있는 전문직에 관심이 높아졌다. 특히 의대 출신이 아니어도 의사가 될 수 있는 의·치의학전문대학원의 인기가하늘을 찌른다. 올해 두 번째 시험이 치러진 의·치의학전문대학원 입학 과정과 합격생들의 수험 노하우를 취재했다.
    의학·치의학 전문대학원 입학 가이드 & 합격자 노하우
    제약회사에 다니는 2년차 직장인 이모(28)씨는 요즘 갈등에 빠져 있다. 극심한 취업난을 뚫고 입사한 기쁨도 잠시, ‘이것이 내가 바라던 삶인가’ 하는 회의가 들었기 때문. 진로를 수정한다면 한 살이라도 젊을 때 해야 한다는 생각이 그를 더욱 초조하게 한다.

    어린 시절 꿈이 소아과 의사였던 3년차 직장인 한모(29)씨는 지난해 말 다니던 직장에 과감히 사표를 던졌다. 고3 때 수능 점수가 좋지 않게 나온 데다 재수할 형편이 안 돼 원치 않는 학과에 진학했던 그는 그간 번 돈으로 더 늦기 전에 자신의 꿈을 이루기로 한 것이다.

    과거엔 의사가 되려면 의대에 입학해 의예과 2년+본과 4년 또는 통합 6년 과정의 학제를 거쳐야 했다. 그러나 2005학년도부터 도입된 의·치의학전문대학원은 다른 학부과정 이수자라도 MEET(의학입문자격시험·Medical Education Eligibility Test)나 DEET(치의학입문자격시험·Dental Education Eligibility Test)를 거쳐 지원할 수 있고, 의과대학 본과에 해당하는 과정을 이수해 의사가 될 수 있다. 처음부터 의예과에 입학하지 않아도 의사가 될 수 있는 것이다.

    교육인적자원부에서 의·치의학전문대학원제를 도입한 배경은 의사가 될 수 있는 길을 넓혀 과도한 의·치대 입시경쟁을 완화하고, 더 많은 의료 전문 인력을 배출하기 위해서다. 또한 의학의 교육기본과정을 현재의 학부과정에서 대학원과정으로 승격시킨다는 의미를 갖고 있다.

    학위의 명칭도 의예과 출신이 ‘의학사’인 반면 의·치의학전문대학원 출신은 ‘의무(醫務)석사’다. 이는 미국의 의과대학이나 호주의 몇몇 의과대학에서 실시하는 제도와 거의 같다. 의사를 기술만 습득하는 ‘기술사’가 아닌 교양과 도덕성을 겸비한 ‘인술사’로 양성하기 위한 목적임을 엿볼 수 있다.



    의·치의학전문대학원제 도입 첫해인 2005년 4개 의과대학이 의학전문대학원(이하 의전원)으로 전환해 159명을, 5개 치과대학이 치의학전문대학원(이하 치전원)으로 전환해 340명을 선발했다. 2006학년도엔 9개 의전원에서 620명을, 6개 치전원에서 420명을 선발했다. 2009년까지는 41개 의대 중 17개교(42%, 1219명)가 의전원으로, 11개 치대 중 7개교(64%, 500명)가 치전원으로 전환한다(아래 표 참조).

    연도 대학(정원)
    의전원전환 2005 가천의대(40) 건국대(40) 경희대(55, 병행) 충북대(24, 병행)
    2006 경북대(110) 경상대(76) 부산대(125) 전북대(110) 포천중문의대(40)
    2007 이화여대(76)
    2008 경희대(55, 완전 전환) 강원대(49), 제주대(40)
    2009 충남대(110) 전남대(63, 병행) 중앙대(43, 병행) 영남대(38, 병행) 조선대(125)
    치전원전환 2005 경북대(60) 경희대(80) 서울대(90) 전남대(70) 전북대(40)
    2006 부산대(80)
    2009 조선대(80)


    서울 메디컬스쿨 임웅진 원장은 “의·치의학전문대학원에 관심을 갖고 문의하는 계층은 고3 수험생부터 40대 중·후반까지 다양하다”고 한다. 고3 수험생의 경우 수능점수가 의예과를 지원하기에는 모자라 관련학과로 우회 지원하려는 학생들의 상담이 많은 편. 대학 입학 후 의·치의학전문대학원을 염두에 두고 준비를 하려면 어떤 학교, 학과를 지원하는 것이 유리한가를 주로 묻는다.

    40대 중·후반의 경우 명예퇴직 후 ‘안정된 소득’을 얻고 싶다며 문의하는 경우가 있는데, 준비해야 할 시험과목이 만만치 않고 교육기간도 길어 대개 문의만으로 끝난다고 한다.

    대학원 4년 후 인턴, 레지던트 과정

    의대생의 경우 예과 2년, 본과 4년의 ‘2+4학제’ 과정을 마친 후 한 차례 시험에 합격하면 바로 의사면허가 주어진다. 시험에 불합격하더라도 응시제한 없이 재도전할 수 있다. 그러나 의학전문대학원생은 4년 과정 중 2학년을 마친 후 의사고시 1차시험을 치르고, 졸업 전에 의사고시 2차시험을 치러야 한다. 각 시험에 3차례 이상 불합격하면 응시자격이 박탈된다.

    의사고시에 최종 합격해도 인턴과 레지던트 수련과정을 거쳐 전문의 자격증을 취득하기까지 8∼9년이 걸린다. 그래서 30대 후반∼40대가 MEET나 DEET를 준비하는 경우는 드물다고 한다.

    의·치의학전문대학원에 입학하려면 반드시 MEET나 DEET에 응시해야 한다. 매년 5월경 시험 시행공고가 나고, 6월 초에서 중순경에 걸쳐 원서를 받는다. 원서를 접수할 때 MEET에 응시할지, DEET에 응시할지를 결정해야 한다. 시험은 매년 8월 넷째 주 일요일에 실시되며 성적은 10월 초에 통지된다. 이 성적을 가지고 10월 말까지 원하는 대학에 응시하면 된다.

    선수과목 두기도

    전형방법은 대학별로 차이가 있다. 대개 MEET나 DEET 성적과 공인영어(토플, 토익, 텝스), 전 대학 성적, 심층면접 등으로 선발하는데, 학교별로 선수(先修)과목(입학에 꼭 필요한 학부 이수과목)을 두기도 한다. 의전원의 경우 건국대·경상대·충북대, 치전원의 경우 전남대는 선수과목 규정이 없지만 나머지 대학들은 선수과목을 두고 있다.

    예를 들면 의전원의 경우 가천의대는 국어계열 2학점, 생물계열 6학점, 화학계열 3학점의 3개 계열에 총 11학점 이상을 이수해야 한다. 경희대는 수학 물리 화학 생물교과군(郡) 중 2개 교과군 이상에 총 12학점 이상을 이수해야 한다. 경북대는 국어계열 3학점, 생물계열 6학점, 화학계열 6학점, 물리·수학계열 3학점 이상의 4개 계열에 총 18학점 이상을 이수해야 한다.

    치전원의 경우 경북대는 수학·물리·화학·생물 과목당 2학점 이수를 선수과목으로 두고 있으며 서울대는 생물 및 실습, 일반 화학 및 실습, 물리 각 3학점을 선수과목으로 두고 수학이나 통계 중 한 과목 3학점 이수를 선택 조건으로 하고 있다. 대체적으로 선수과목이 이공계 출신에게 유리하게 설정되어 있다.

    임웅진 원장은 “인문·사회·예체능 계열을 전공한 졸업생은 선수과목 기준이 낮은 전문대학원을 선택해 지원하거나, 대학에서 자율적으로 운영하는 시간제 등록제를 이용해 학점을 이수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재학생이라면 대학별 선수과목을 숙지하고 계절학기 및 잔여 학기를 최대한 활용해 선수과목을 이수하거나, 선수과목 평점 요구에 대비해 성적관리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는 것.

    의·치의학전문대학원은 원칙적으로 복수지원을 불허한다. 의전원은 각 대학이 지원자 명단을 공유해 복수지원이 불가능하다. 반면 치전원은 명단을 공유하지 않아 암묵적으로 복수지원을 허용하는 상황이다. 그러나 이는 서류전형까지만 가능하다. 심층면접에서는 일정이 같아 복수지원을 했어도 한 곳만 선택해야 한다.

    경쟁률을 보면 2006년 의전원의 경우 620명 모집정원에 1467명이 지원해 경쟁률이 2.3대 1이었고, 치전원은 420명 모집인원에 1355명이 지원해 3.2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남녀별 응시자 현황을 보면 의전원의 경우 남자가 44.3%, 여자가 55.7% 응시해 여자의 비율이 높았고, 치전원은 남자가 51.5%, 여자가 48.5% 응시해 남자의 비율이 약간 더 높았다. 이는 남자 응시생의 경우 군복무 기간과 나이를 고려해 자격증을 취득할 때까지 공부기간이 상대적으로 짧은 치의학계열을 선호하기 때문으로 보인다.

    생물, 화학 전공자 강세

    2006년 연령별 합격자 비율을 보면 23~25세가 46%, 26~30세가 48%, 31~35세가 5%, 36세 이상이 1%로 나타났다. 출신 전공별 합격자 비율을 보면 생물학과가 44%, 화학과가 14%, 자연과학 기초학과가 5%, 공대계열이 15%, 인문계열이 11%, 기타 11%의 순이었다.

    PMS프리메디컬스쿨 유준철 원장은 “의학전문대학원제 도입 이후 우수한 학생들이 속속 빠져나가 자연대와 공대가 바짝 긴장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한다. 서울대 자연대의 한 학부는 올해 졸업생의 절반 이상이 의학전문대학원으로 빠져나가 충격을 받기도 했다는 후문도 들린다.

    MEET와 DEET를 위해 준비해야 할 시험은 공인영어와 다음의 여섯 과목이다. 언어추론, 자연과학추론Ⅰ은 공통이고 MEET는 자연과학추론Ⅱ에서 일반화학, 유기화학, 일반물리학, 통계학을 보고 DEET는 이중 통계학이 빠진다. 대신 치과의사가 되기 위해서는 공간능력이 요구돼 공간능력 시험이 추가된다.

    MEET와 DEET 모두 언어추론과 자연과학추론Ⅰ은 각각 40문항으로 같지만, 자연과학추론Ⅱ에서 문항수가 달라진다. MEET는 일반화학의 문항이 16점, 유기화학과 일반물리학이 각 13점, 통계학이 3점씩으로 구성된다. 반면 DEET는 일반화학 문항이 20점, 유기화학과 일반물리학이 각 10점씩이다. 이로써 MEET는 260분 동안 3개 영역의 125문항을 치르고, DEET는 300분 동안 공간능력 90문항을 포함해 4개 영역에 210문항을 치르게 된다.

    언어추론영역은 의·치의학전문대학원 교육에 필요한 언어의 이해와 의사소통능력 및 종합적인 사고력 등을 평가하기 위한 검사영역으로 일종의 국어시험이라고 이해하면 된다. 특정 학문 분야로 제한하지 않고 인문, 사회, 과학, 기술, 문학, 예술 분야의 다양한 소재를 활용해 폭넓은 독서 체험을 바탕으로 한 문제 해결력과 사고력을 측정하는 것이 특징이다.

    자연과학추론Ⅰ은 일반생물학 분야의 주요 개념을 바탕으로 사고력과 문제해결력 등을 평가한다. 생명의 특성 및 생명체의 유기적 구성, 세포와 생물, 생식과 발생, 유전과 진화, 생명활동의 조절, 반응과 조절 등이 출제범위다.

    자연과학추론Ⅱ는 원자의 구조와 주기적 성질, 화학결합과 분자구조 등을 다루는 일반화학과 결합과 구조, 입체화학, 작용기의 성질 등을 다루는 유기화학, 역학과 물리학의 성질, 열, 소리와 빛, 원자물리 등을 다루는 일반 물리학 등이 출제 범위다.

    의·치의학전문대학원은 공부해야 할 과목이 많은데다 학교별 경쟁률도 종잡기가 어렵다. 2005학년도에는 가천의대가 2.96대 1, 건국대가 4.55대 1을 기록했고, 2006학년도에는 충북대가 3.25대 1, 경상대가 2.59대 1을 기록했다. 각 학교에서 커트라인을 공개하지 않아 어떤 대학원은 MEET나 DEET의 점수가 낮은데도 합격하고, 어떤 대학원은 높은 점수임에도 불합격하기도 한다. 그래서 응시생들은 대개 체계적인 준비를 위해 혼자 공부하기보다는 학원을 선택해 시험 준비를 한다.

    수요가 있는 곳에 공급이 따르는 법이어서 첫 시험 실시를 앞둔 2004년에 관련 학원이 무수히 생겨났다. 그러나 6개월이 채 못 되어 다수가 문을 닫고 현재는 PMS프리메디컬스쿨, 서울메디컬스쿨, 파레토, 아이피넷 등 메이저 학원만 몇 개 남은 상태. 의·치의학전문대학원을 운영하는 학교가 아직 적은데다, 교육부에서 전국 의·치의과 전문대학원 체제로 전환할 것을 적극적으로 유도하고 있지만 서울대를 비롯해 주요 대학이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30대 이후라면 ‘배수진’쳐야

    학원은 단과 개념으로 실력이나 상황에 맞게 강좌를 선택해 수강할 수 있는데 기본적으로 5∼6개 강좌는 공부해야 하기 때문에 학원비 부담이 만만치 않다. 한 강좌당 평균 수강료는 16만원 선. 강좌마다 차이가 있지만 평균 2∼3개월 과정으로 진행한다.

    ‘어디 한번 해볼까’ 하는 가벼운 마음으로는 뛰어들었다가는 실패하기 십상이다. ‘이것이 나의 마지막 길이다’하는 각오로 임하지 않으면 합격하기 어렵다.

    유준철 원장은 “시험이 거의 고시 수준이어서 직장인의 경우 직장생활과 시험 준비를 병행하기에는 무리가 따른다. 평균 9개월에서 1년쯤 준비한 학생이 합격률이 높다. 20대 젊은 층에 비해 30대 이후 직장인은 체력적으로도 열세이기 때문에 사직서를 내고 배수의 진을 친 상태에서 시험 준비에 들어가야 한다”고 했다.

    전문학원에서 수강하는 학생들은 재학생과 졸업생 비율이 반반인데, 졸업생의 경우 의대나 치대 편입을 준비했다 떨어진 후 의·치의학전문대학원시험을 보는 예도 적지 않다.

    2005년 경북대 치전원에 합격한 전민수(31)씨와 충북대 의전원에 합격한 성진완(28)씨가 바로 이런 경우.

    전씨는 2003년 2월, 치대 편입을 생각하며 1년3개월간의 회사생활을 접었으나 ‘계획성 없는 우유부단함’ 탓에 실패했다. “준비 없는 도전은 실패밖에 남지 않는다”는 걸 뼈저리게 경험한 전씨는 시행착오를 딛고 착실하게 준비해 목표를 이뤘다.

    경영학도였던 성씨는 의대 편입시험을 준비했다 인문계 출신의 한계를 극복하지 못하고 실패한 후 의전원으로 목표를 바꾸고 더욱 치밀하게 준비해 합격했다.

    다음은 2006년 입시에 합격한 4인의 시험 준비 노하우다.

    이 형 주 / 부산대 의학전문대학원“취약 과목 분석, 오답 노트 작성하며 꼼꼼히 시험 대비”

    의학·치의학 전문대학원 입학 가이드 & 합격자 노하우
    “졸업 무렵 유학을 준비했으나 집안 사정 때문에 취업을 해야 했어요. 그런데 회사에 들어와 보니 학부에서 배운 것과 현장에서의 괴리감이 생기면서 직업에 대한 회의가 들었죠.”

    2002년 봄, 성균관대 토목공학과를 졸업하고 그해 토목 시공회사에 입사해 2년 남짓 근무한 이형주(31)씨. 비전을 찾지 못해 머리가 복잡할 무렵, 희귀병 환자들을 돌보며 이들에게 희망과 밝은 미래를 안겨주기 위해 애쓰는 의사들을 TV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을 통해 접하면서 이씨는 자신도 그 일에 동참하고 싶은 강한 욕구를 느꼈다. 2004년 1월 회사를 그만두기로 결심하고 부모를 설득했다.

    “그때 우리 나이로 서른이었어요. 결혼도 해야 하고 돈도 벌어야 하는데 회사를 그만둔다고 하니 당연히 반대하셨죠. 하지만 유학 계획을 접고 방황하던 저를 안타깝게 여긴 어머니가 결국 ‘후회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며 허락하셨어요.”

    고교 동창과 군대동기 중에 의대에 다니는 친구가 있어 조언을 구하며 시험 준비에 들어갔다. 그러나 첫해는 생물, 화학, 유기화학 등의 과목이 생소한데다 시험 유형을 잘 파악하지 못해 실패했다. 착실하게 준비해야 하는데 주먹구구식으로 한 것이 패인이었다.

    “불합격 소식을 들었을 때 좌절했습니다. 회사까지 그만뒀는데 결과가 좋지 못하니 부모님 뵐 면목도 없고요.”

    다시 도전할지, 다른 길을 모색할지 고민하던 그는 딱 한 번만 더 자신에게 기회를 주기로 했다. 2005년 1월부터 모든 과목을 다시 시작하는 마음으로 기초부터 다졌다. 오전 7시에 학원에 나가 자습실에서 공부한 후, 8시30분부터 오후 1시30분까지 강의를 들었다. 그후에도 자습실에 남아 공부하는 한편 학원 내에서 스터디그룹을 만들어 5월까지 각 과목 교재를 꼼꼼히 정독했다. 6월부터는 각 과목의 취약 부분에 대한 분석과 오답 노트를 작성하면서 시험에 대비했다.

    단순 암기식 문제보다는 개념을 정확히 이해하고 과목별 파트에서의 유기적인 연관성을 생각하면서 교재를 반복해 읽었다. 모르거나 틀리는 문제는 반드시 해결하고 넘어갔다. 재도전하는 기간에는 너무나 바쁘고 빠듯한 생활을 했다는 이씨는 이런 과정을 거쳐 부산대 의학전문대학원에 합격했다.

    김 철 웅 / 경북대 치의학전문대학원“학원에서 수업 듣고 곧바로 자습실에서 강의내용 복습”

    의학·치의학 전문대학원 입학 가이드 & 합격자 노하우
    영남대 환경공학과를 졸업한 김철웅(32)씨는 1999년 삼성물산 건설부문에 입사해 2004년 8월까지 5년 반 동안 직장생활을 하다 시험에 도전, 올해 경북대 치의학전문대학원에 입학했다.

    “공사 중에 나타나는 환경관련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주업무였습니다. 그 과정에서 제 평가에 의해 본의 아니게 동료들의 인센티브가 달라지는 일을 겪으며 차츰 직장생활에 회의가 들었습니다.”

    친구들보다 빨리 좋은 직장에 취직해 서울로 올라갈 때는 누구보다 큰 희망과 기대, 열정을 품었지만 점차 그 빛이 바래갔다.

    “회사를 그만두기 직전, 해외주재원으로 뽑혀 3개월간 교육을 받았어요. 대상자들이 모여 교육을 받으며 이런저런 얘기를 나눴는데, 다들 저와 비슷한 고민을 안고 있었어요. 아이러니하게도 교육을 받으며 ‘교육이 끝나면 바로 퇴사하리라’는 결심을 하게 됐죠.”

    김씨는 외가 쪽에 의사가 많아 보람을 찾는 직업으로 의사를 염두에 두게 됐고, 여자친구가 치과의사여서 치전원으로 목표를 잡았다.

    그는 2004년 9월부터 2005년 8월까지 정확히 1년을 준비했다. 시험과목은 대학 때 모두 공부했던 과목이라 내심 자신감이 있었다. 그러나 ‘처음 시작한다’는 마음으로 학원에 등록해 공부했다. 학원에서는 대학교재로 수업해 기초를 다질 수 있었고, 자습실도 있어 집에서는 공부가 잘 안 되는 자신에게 적당했다.

    명강사의 수업을 듣기 위해 과목에 따라 여러 학원을 다니는 사람들도 있었지만 그는 학원 옮겨다니는 시간에 한 글자라도 더 보는 게 나을 것 같아 한 학원을 고집했다. 기초이론을 공부할 때는 학원 수업을 듣고 바로 자습실에서 강의내용을 복습했다. 예습은 시간이 너무 오래 걸려 하지 않았다. 기초이론을 공부한 후 문제를 풀기 시작했는데 항상 수업에 들어가기 전에 미리 문제를 풀어보았다.

    “저처럼 평범한 사람에게 공부를 잘하는 노하우란 있을 수 없어요. 배운 것을 복습하고 모르는 내용은 알 때까지 반복하는 방법뿐이죠.”

    그는 직장을 그만두고 공부하는 사실을 친구들에게도 알리지 않았다. 1년 동안 부모님과 여자친구 외에는 모든 휴대전화 연락을 끊고 살았다고 한다.

    나 영 주 / 전북대 의학전문대학원“동영상 강좌 이해할 때까지 반복해서 들은 게 효과”

    의학·치의학 전문대학원 입학 가이드 & 합격자 노하우
    “아버지가 장남이어서 어려서부터 할아버지 할머니와 함께 생활했어요. 자연스레 노인 문제에 관심을 갖게 됐고, 노인전문병원을 갖춘 노인복지시설을 운영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죠. 고3 때 의대를 목표로 공부했지만 점수가 좋지 않았어요. 재수를 하고 싶었지만 아버지가 반대하셔서 다른 학과에 진학했습니다.”

    2002년 경희대 식품영양학과를 졸업한 나영주(26)씨는 올해 전북대 의학대학원에 입학하기까지 먼 길을 돌아왔다고 말한다. 먼저 자신의 비전을 실현하는 데 도움이 될 것 같아 연세대 사회복지대학원에 진학했다.

    그러나 대학원 공부를 하며 우리 현실에서는 사회복지사가 되어 자신이 소망하는 노인복지시설을 운영하는 것이 생각보다 어렵다는 걸 깨달았다. 특히 매주 노인복지회관을 찾아 자원봉사를 하며 의사가 되어 노인전문병원을 갖춘 노인전문복지시설을 운영하면 더욱 체계적으로 노인을 도울 수 있다는 생각이 떠나지 않았다. 결국 부모님을 설득해 휴학계를 내고 2004년부터 의대 편입준비를 했다.

    첫해에는 생물, 화학, 편입 영어를 중점적으로 공부했다. 한 학원에서 모든 과목을 수강하지 않고, 명강사를 골라 학원을 순례했다. 그런데 의대 편입시험에서 1차 합격만 하고 2차에는 고배를 마셨다. 간호대에는 충분히 갈 성적이 되어 진로를 바꿀까도 싶었지만 가족들이 “끝까지 꿈을 접지 말라”며 반대했다. 가족들의 지원에 용기를 얻은 그는 2005년 의학대학원으로 목표를 바꿔 시험을 준비했다.

    의학대학원 시험은 적지 않은 시간을 공부해야 하는 과목이 많았으나 의대 편입준비를 한 경험이 있어 공부하기가 수월한 편이었다. 토플은 단기간에 끝내는 것이 효과적이라는 말을 듣고 두 달 동안 어학원에 다니며 준비했다. 동영상 강좌는 학원을 오가는 시간을 줄이고, 잘 이해가 가지 않는 부분을 여러 번 반복해 들을 수 있어서 효과적이었다. 동영상 강좌는 집중력이 떨어지는 시간대에 들었고 나머지 시간은 대부분 도서관에서 공부했다. 최종정리는 학원 강좌를 통해서 했고 모의고사를 보며 실전처럼 문제를 푸는 감을 익혔다.

    “다른 친구들이 직장 다니며 월급 받아 적금 붓고, 부모님 선물도 사드리는데 다 큰 딸이 부모님께 용돈을 받아 쓴다는 게 너무 마음 아팠다”는 나씨는 “이제야 비로소 꿈꿔왔던 삶을 살 수 있게 되어서 기쁘다”며 활짝 웃었다.

    박 춘 수 / 전남대 치의학전문대학원“주말 하루는 푹 쉬는 게 집중하는 데 도움”

    의학·치의학 전문대학원 입학 가이드 & 합격자 노하우
    “약사로 일하며 환자들과 대화하는 시간이 많았습니다. 특히 치과질환을 가진 환자를 많이 만났는데 대부분이 기본적인 치의학 지식도 갖고 있지 않았습니다. 저 자신조차 치의학 지식에 한계를 느껴 전문적인 공부를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1998년 삼육대 약학과를 졸업하고 약사를 하다 올해 전남대 치전원에 합격한 박춘수(31)씨. 2001년 친구들과 제1회 한국아카펠라 페스티벌에 ‘물보라’라는 이름으로 참여한 후 현재는 ‘안티플랫’이라는 이름으로 활동하고 있는 그는 멤버 중 두 명이 이 시험을 준비하는 것을 보고 함께 시작했다고 한다.

    본격적인 시험 준비에 들어간 것은 지난해 2월 중순. 전문학원에 등록해서 생물, 화학, 유기화학, 물리 과목을 수강했다. 공부한 지 오랜 시간이 지났지만 생물이나 화학, 유기화학은 학부에서 배운 과목이라 빨리 이해할 수 있었다. 하지만 물리는 고등학교 이후엔 전혀 공부하지 않다가 다시 공부하려니 어려운 점이 많았다. 물리에 좀더 많은 시간을 투자했다.

    그는 자신만의 합격 노하우를 다음 세 가지로 요약한다. 첫째, 하루에 공부할 분량을 정하면 끝까지 마친 후에야 집으로 돌아갔다. 둘째, 주위에서 뭐라 하든 흔들리지 않고 꾸준히 듣던 강좌와 강사를 고집해 공부했다. 셋째, 주말에 하루는 푹 쉬어 주중에 공부할 때 집중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었다.



    교육&학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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