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의 그림이긴 하지만, 기술적으로 가능하다. 한국은 올해 무선통신 분야에서 ‘세계 최초’ 타이틀을 3개나 거머쥘 것으로 예상된다. 위성 DMB와 지상파 DMB 세계 최초 동시 상용화, 휴대 인터넷 와이브로 세계 최초 상용화, 차세대 이동통신 HSDPA 세계 최초 상용화. 이렇게 되면 ‘세계 최초 그랜드슬램’ 달성이 확실하다.
유선인 초고속 인터넷이나 안테나 꽂힌 TV를 통해 즐기던 멀티미디어를 무선으로 즐기도록 하는 것이 DMB, 와이브로, HSDPA다. 더 많은 데이터를 더 빠르게, 시속 60km 이상으로 달리는 자동차 안에서도 끊어지는 현상 없이 즐기는 것이 목표다. TV와 라디오의 경계는 무너지고 교통방송 등 다양한 부가가치가 창출될 것이다.
그렇다면 DMB, 와이브로, HSDPA의 차이는 무엇일까. 모두 무선통신 서비스를 일컫는 말인데, 기술적인 배경이 다르다. DMB는 디지털 라디오 브로드캐스팅이라는 방송기술에서 출발했다. DMB를 ‘손 안의 TV’라고 부르거나 사업자의 주류가 KBS 등 지상파 사업자인 것도 이 때문. 물론 위성 DMB는 방송 진출을 노리고 위성까지 띄운 SK텔레콤이 주사업자다.
와이브로는 무선 랜(LAN)을 확대한 개념이다. 무선 랜은 반경 100m를 벗어나면 인터넷 접속이 불가능하다. 이동하면서 사용한다는 것은 어불성설. 와이브로는 차 속에서 사용할 수 있는, 움직이는 초고속 인터넷이다. 주사업자 KT는 시장 포화 상태의 유선 초고속망 대신 와이브로 중계기를 설치하고 가입자를 받아 황금알을 챙기고 싶어한다.
HSDPA는 휴대전화를 이용하는 이동통신 기술에서 나왔다. 음성통화만 가능한 1세대 기술인 CDMA에서 발전한 3.5세대 이동통신 기술. 이 분야 선두주자인 SK텔레콤이 대대적인 투자를 하고 있다.
무선 빅뱅의 첫 번째 시험대는 한국 국민이다. 엄청난 투자가 선행되는 서비스인 만큼 선택받지 못하면 적자에 시달리다가 시장에서 퇴출당할 것이다. 두 번째 시험대는 전세계 시민이다. 지상파 DMB, 와이브로 등 우리가 원천기술을 보유한 서비스가 다른 나라에 도입되거나 나아가 세계 표준으로 정해진다면 한국은 돈방석에 앉는다. 두 번째 시나리오까지 맞아떨어진다면 현재의 무선 빅뱅은 한국이 1인당 국민소득 2만달러 시대로 가는 징검다리가 될 것이 분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