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신동아 로고

통합검색 전체메뉴열기

인물 포커스

美 대북 압박의 숨은 핵, 로버트 조지프 국무부 차관

위폐·마약 강공 주도하며 ‘매파적 관여정책’ 화력시범

  • 김성한 외교안보연구원 미주연구부장·정치학 ksunghan@chol.com

美 대북 압박의 숨은 핵, 로버트 조지프 국무부 차관

2/5
유대계 미국인인 조지프 차관은 1기 부시 행정부 시절 네오콘(신보수주의자) 네트워크의 핵심인사로 거명되곤 했다. 이 시기 정부부처만 놓고 보면 딕 체니 부통령이 가장 고위직 네오콘이었고, 특히 그의 비서실장인 루이스 리비와 보좌관인 에릭 알더만이 체니 부통령을 실무적으로 뒷받침했다. NSC에서는 엘리엇 아브람스 보좌관과 로버트 조지프 보좌관이, 국무부에서는 볼튼 차관과 폴라 도브리안스키 국제문제담당 차관이 네오콘으로 분류됐고, 국방부에서는 폴 월포위츠 부장관과 더글러스 페이스 차관이 네오콘 그룹에 속했다.

집권 2기에 들어서면서 이들 네오콘의 상당수는 1기 때의 자리를 떠났다. 리비 비서실장이 CIA 직원의 신원유출 스캔들로 사임했고, 볼튼 차관이 유엔대사로, 월포위츠 부장관이 세계은행 총재로 자리를 옮겼으며, 더글러스 페이스 차관이 행정부를 떠났다. 이렇게 놓고 볼 때 볼튼 차관의 뒤를 이어 국무부 비확산담당 차관으로 발탁된 로버트 조지프는, 네오콘 네트워크 내에서 다소 비중이 낮은 알더만 보좌관과 도브리안스키 차관을 제외하면 2기 부시 행정부의 ‘마지막 네오콘 전사’라 할 수 있다.

부시 행정부 안팎의 네오콘들은 불량국가 및 테러집단의 WMD 획득을 저지하기 위해 적극적인 반확산(counter-proliferation) 노력을 통해 ‘위협이 가해지기 전에 위협요인을 제거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또한 이들 네오콘은 여러 나라가 참여하는 다자적 접근방식으로는 의심스러운 국가의 WMD를 검증(verification)할 수 없다고 판단해 회의적인 태도를 보여왔다. 따라서 이들은 핵비확산조약(NPT)이나 미사일기술통제체제(MTCR), 생물무기제한협정(BWC)과 같은 기존의 다자간 비확산(non-proliferation) 체제 강화에 소극적이고, 대신 미국이 ‘핵전략 우위(nuclear strategic superiority)’를 계속 유지해 나가는 것이 불량국가나 테러집단의 핵 위협에 대응할 수 있는 현실적 수단이라고 본다.

주목할 것은 이러한 네오콘의 반확산 전략을 입안한 주인공이 바로 조지프 차관이라는 점이다. 조지프 차관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단어가 ‘핵 테러’다. 부시 행정부 외교안보팀은 물론 안보분야 전문가들을 통틀어 WMD에 의한 대미(對美) 테러 가능성을 가장 먼저 경고한 인물이기 때문이다. 핵과 테러가 만날 경우, 다시 말해 핵무기가 테러리스트의 손에 들어갈 경우 미국에 대한 핵 공격이라는 대재앙이 일어날 것이라는 내용이었다.

조지프 차관은 9·11 테러 이전인 1999년 3월23일 미 국방대학교 반확산센터 소장 자격으로 행한 상원의회 군사위원회 증언에서 핵·생물·화학무기(NBC)에 의한 테러 가능성을 강력하게 경고한 바 있다. 이 증언에서 그는 과거의 억지(deterrence) 모델만 갖고서는 NBC 위협에 대처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과거 미국과 소련은 상호이해, 효과적인 커뮤니케이션, 대칭적인 이해와 위험에 기초한 억지, 즉 합리성에 바탕을 둔 억지전략을 수행해 효과를 보았지만, 북한(당시 조지프 차관은 알 카에다를 명시하지는 않았다)과 같은 나라에는 이러한 전략이 먹힐 리 없다…적(敵)이 NBC를 보유해봐야 별 이득이 없다고 생각하도록 대량 보복전략과 방어전략을 함께 갖출 필요가 있다”는 역설이었다.

“먼저 자금줄을 죄어라”

조지프 차관은 이후 미 공공정책연구소의 용역을 받아 ‘미국의 핵능력과 군비통제를 위한 논리와 요건(Rationale and Requirements for U.S. Nuclear Forces and Arms Control)’이라는 보고서를 발간했다. 이는 부시 행정부가 2002년에 발표한 ‘핵태세 검토 보고서(NPR)’의 모태가 됐다. 냉전시대의 보복적 핵 능력에만 의존하는 전략태세로는 21세기의 잠재적 위협에 대응하는 데 적절치 못하다는 문제의식을 담은 NPR은 ‘앞으로 미국의 군사력은 어떠한 무력공세도 저지할 수 있는 일정 범위의 핵·비핵 옵션을 제공할 필요가 있다’고 명시했다. 불특정 대상으로부터의 불특정 수단에 의한 ‘비대칭 위협(asymmetric threat)’이 증가한 현재의 국제질서 속에서는 소극적인 방어 시스템으로는 ‘억지’가 어렵기 때문에 사전에 위협을 제거하는 쪽으로 전략개념을 변경하는 내용이었다.

이러한 근거를 바탕으로 NPR은 핵무기에만 의존해온 기존의 삼중점 시스템(Triad System·대륙간 탄도미사일, 잠수함발사탄도 미사일, 전략폭격기로 이뤄진 반격태세)을 ▲핵 및 비핵무기를 조합한 공격적 타격 시스템 구축 ▲미사일 방어(MD)를 중심으로 한 포괄적 방어체계 구축 ▲새로운 위협에 적시(適時) 대처할 수 있도록 방어 인프라를 강화하는 방안 등 ‘새로운 삼중점(New Triad)’ 체제로 흡수·통합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NPR은 유사시 핵무기를 사용할 수 있는 대상국으로 핵 보유국인 러시아와 중국 외에, 부시 대통령이 ‘악의 축(axis of evil)’으로 규정한 바 있는 북한 이라크 이란 리비아 시리아 등 7개국을 지목해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조지프 차관이 2005년 11월9일 카네기재단 주최 국제비확산세미나에서 한 연설(‘부시 행정부의 WMD 비확산 접근법’)과 12월9일 버지니아대 밀러센터에서 한 연설(‘WMD 확산 대응 방향’)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 자리에서 그는 핵무기와 재래식 무기를 조합한 공격적 타격 시스템 구축을 강조하는 한편, 경제적 수단을 적절히 활용해 공세적인 반확산 전략의 핵심으로 삼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난 10여 년간 미 행정부는 약 20개국의 정부·비정부 조직에 대해 경제제재를 가해왔는데, 극히 위험한 WMD 확산 사례에 대해선 유엔 안보리가 직접 경제제재를 가하도록 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2/5
김성한 외교안보연구원 미주연구부장·정치학 ksunghan@chol.com
목록 닫기

美 대북 압박의 숨은 핵, 로버트 조지프 국무부 차관

댓글 창 닫기

2022/07Opinion Leader Magazine

오피니언 리더 매거진 표지

오피니언 리더를 위한
시사월간지. 분석, 정보,
교양, 재미의 보물창고

목차보기구독신청이번 호 구입하기

지면보기 서비스는 유료 서비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