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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생태계 교란하는 지상파 DMB 무료 서비스

방송 3사·단말기업계 배불리고, 신규사업자·콘텐츠업계 쪽박차고

  • 박준석 이동통신 전문가 suminpapa@empal.com

산업 생태계 교란하는 지상파 DMB 무료 서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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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듯 무료 방송 서비스는 세계적으로 보편화된 서비스 모델이며, 광고판매를 통해 수입을 보전한다는 게 공통점이다. 그런 점에서 보면 국내 지상파 DMB도 광고수입을 기반으로 한 무료 방송 서비스의 계보를 잇는 셈이다. 지상파 DMB의 이런 선택에는 과연 아무런 문제가 없을까.

정통부·방송위·단말기업계 공조

지상파 DMB 서비스의 무료화 결정이 있기까지는 적잖은 진통이 있었다. 중계망 구축 및 유지·보수를 맡기로 예정된 이동통신사들은 마지막까지 유료화를 주장했고, 위성 DMB 상용화에 자극받은 지상파 사업자들 사이에서도 유·무료 논쟁으로 시간을 허비하느니 유료화로 가는 게 낫다는 얘기가 흘러나왔다. 그러나 지상파 DMB 사업의 주무기관인 방송위원회와 정보통신부가 무료 서비스를 주장, 그 뜻을 관철했다. 지난해 8월말의 일이다.

무료 서비스 결정의 일등공신은 지하중계망 구축비용을 떠안기로 한 메이저 단말기 제조업자들이다. 지상파 DMB 단말기 개발에 적잖은 투자를 한 그들은 상용 서비스 지연에 따른 매출손실을 감내하느니 문제가 되고 있는 중계망 구축비용을 부담하겠다는 결단을 내린다. 이동통신 단말기 부가기능의 큰 흐름이 ‘사진촬영, 음악감상, TV시청’으로 갈 것이므로 지상파 DMB 서비스는 반드시 성공할 것이라는 믿음이 있었고, 무엇보다 관련 제품을 해외로 수출하기 위해선 프리마켓(pre-market)이자 테스트베드(test bed)인 국내 시장이 활성화되는 것이 유리하다고 판단했을 것이다.

정보통신부와 방송위원회는 무료화 결정의 산파역을 맡았다. 두 기관은 지상파 디지털TV(DTV) 전송방식 결정부터 방송통신 규제영역과 규제기구 통합방식을 둘러싼 최근의 논란까지 한치의 양보도 없는 경쟁을 벌여왔다. 하지만 지상파 DMB 서비스 무료화를 결정하는 데는 공조하는 태도를 보였다.



무엇보다 지상파 DMB 기술표준의 해외 진출에 대한 의욕이 크게 작용했을 것이다. 2004년부터 본격화된 글로벌 휴대이동방송 표준 경쟁에서 지상파 DMB가 살아남으려면 국내 시장에서 반드시 상용화에 성공해야 하고, 더불어 서비스 보급 속도를 높이려면 저렴한 가격정책이 필수라 판단한 모양이다. 더구나 DMB는 ‘IT839’로 명명된 국가적 프로젝트에서 8대 신규 서비스 가운데 하나이며, 지상파 DTV와 더불어 가장 빠른 성과를 보여주던 사업이었다.

2004년 7월 발표된, 지상파 DTV 전송방식에 관한 4인 대표의 합의문도 무료 서비스 결정에 큰 영향을 미쳤다. 지상파 사업자들이 이동수신이 불가능한 미국식 DTV표준을 수용하는 대신 휴대이동 환경의 보편적 방송 서비스로 지상파 DMB를 도입한다는 게 당시 합의문의 요지. 따라서 보편적 방송 서비스가 되려면 당연히 무료화해야 한다는 결론이 도출된 것이다.

또한 무료화 결정은 위성 DMB와의 경쟁에서 우위를 확보함과 동시에 이동통신사업자의 지상파 DMB 사업 주도권 확보를 경계한 지상파 방송사업자가 전략적으로 선택한 결과다. 사실 위성 DMB 사업자 TU미디어는 지상파 DMB 사업자뿐 아니라 KTF와 LGT로부터도 견제를 받고 있다. TU미디어의 최대주주가 SK텔레콤이기 때문이다.

KTF와 LGT는 지상파 DMB에 적극 참여해 위성 DMB를 견제하려 했고, 지하중계망 구축의 대가로 망식별장치(NIS) 도입과 부분 유료화를 추진하려 했다. 하지만 지상파사업자들은 이 제안마저 거부했다. 이동통신사들이 중계망 구축과 운영, 요금징수를 담당할 경우 지상파 DMB 사업의 주도권을 놓치게 될 것을 우려한 것이다.

주머니 두둑한 지상파 방송사

정부와 지상파사업자의 바람대로 지상파 DMB 서비스는 무료화됐다. 지하중계망 구축 및 운영, 콘텐츠 공급에 투입될 재원은 4대 단말기 제조업체(삼성전자, LG전자, 팬택, 퍼스텔)의 단말기 판매 금액과 광고요금으로 충당하기로 했으며, 당장의 중계망 구축비용은 지상파 DMB사업자들이 금융권에서 차입하기로 했다.

사업모델의 특성상 광고 수주를 위해서도, 중계망 구축비용에 대한 이자비용 부담을 줄이기 위해서도 해결방안은 ‘신속한 단말기 판매 확대’밖에는 없다. 특히 충당금 적립에 참여한 4대 단말기 제조업체의 단말기 판매가 순조롭지 못할 경우 지상파 DMB 사업은 위기로 빠져들 수밖에 없는 구조다. 이런 위험에 대비한 정책적 지원이 시작됐다.

가장 먼저 지난해 11월9일, 방송위원회는 지상파 TV의 낮방송 시간 연장(정오∼오후 4시)을 전격 결정했다. 이로 인해 방송 3사는 연간 최소 150억원에서 최대 360억원의 광고수익 증대를 기대할 수 있게 됐다. 게다가 방송 3사의 바람대로 2006년 상반기 중 심야방송 시간까지 연장이 허용될 경우 낮방송 연장과 비슷한 규모의 추가적인 광고수익 증대가 예상된다.

지상파 방송사를 위한, 결과적으로 지상파 DMB 무료 서비스를 위한 정책지원은 올 상반기 광고단가(單價) 인상으로 이어질 예정이다. 증권가의 분석과 전망에 따르면 이미 10% 수준의 광고단가 인상이 결정됐으며 발표시기만을 저울질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한다. 광고 단가 인상은 연간 1570억원대의 TV 광고 수익 확대로 이어질 것이고, 그중 상당부분은 지상파 TV 3사의 몫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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