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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체험 취재

단월드의 ‘애리조나 명상 韓流’

“단군 정신을 수출합니다”

  • 이정훈 동아일보 신동아 편집위원 hoon@donga.com / 사진 제공·마고가든

단월드의 ‘애리조나 명상 韓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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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산속에서 비전(秘傳)되던 한국 선도(仙道)가 속세로 내려와 대중 속으로 파고들고 세계로 수출까지 하게 됐다. 이승헌 씨는 ‘홍익인간 이화세계’라는 민족 이념을 세계와 통할 수 있는 보편이념으로 확대시키며 새로운 한류(韓流)를 만들어냈다. 애리조나 사막에서 펼쳐진 한국식 명상수련의 블루오션을 탐험해보자.
단월드의 ‘애리조나 명상 韓流’

그랜드캐니언을 바라보고 앉아 명상에 들어간 한국과 일본의 수련객들.

단학선원(丹學仙院)으로 널리 알려진 단월드가 국내에서뿐만 아니라 미국과 일본·유럽에서 약진하고 있다. 단월드는 단군의 건국이념인 ‘홍익인간 이화세계(弘益人間 理化世界)’ 정신을 세계에 전파하겠다는 비전을 갖고 있다. 그에 따라 이름을 단월드로 바꾸고 지도자들을 세계 곳곳으로 파견해 세를 키우고 있다.

1984년 한국에서는 김정빈씨가, 우리 민족 고유의 심신수련술인 선도(仙道)를 익혀온 권태훈씨의 일대기를 담은 소설 ‘단(丹)’을 출간해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이런 분위기 속에 젊은 시절 태권도를 하다가 홀로 선도 수련을 익힌 이승헌(李承憲·56)씨가 1985년 2월 서울 강남구 신사동에 단학선원을 연 것이 단월드의 시작이다.

그때만 해도 단학선원은 여타 선도 수련단체처럼 민족주의적 색채가 강했다. 그러나 단학선원은 전통적인 수련법만 답습하지 않고 선도 수련의 과학화·현대화, 단학선원의 조직화를 시도했다. 현대인에게 맡는 새로운 수련법을 찾아내고, 전국 지원(支院)을 통해 수련법을 널리 보급한 것이다.

여성들의 다이어트와 남성들의 금연이 화두가 되면 이에 도움을 주는 수련법을 내놓았고, 아이들의 공부가 화제가 되면 성적을 올릴 수 있는 수련법을 내놓았다. 그리고 그 수련이 신체에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 과학적으로 설명하려고 했다. 이러한 노력의 결과로 단학선원은 다른 단체보다 빨리 대중 속으로 파고들 수 있었다.

다른 기 수련단체에서는 수련법을 익힌 사범들이 반(半) 독립적으로 떨어져 나가 지원을 차렸으나, 단학선원은 전국의 지원을 하나로 묶는 조직력을 유지했다. 따라서 개천절이 오면 개천절 행사를 크게 치를 수 있었고, 전국에 단군상(像)을 건립하는 운동을 펼치거나 중국의 동북공정에 반대하는 운동도 펼칠 수 있었다.



기독교계의 일부 단체가 단군상을 우상(偶像)으로 보고 단군상의 목을 잘랐을 때 이들이 위축되지 않고 적극적으로 대응할 수 있었던 것은 조직력 덕분이다. 생명사상을 주제로 많은 글을 발표해온 시인 김지하 씨가 비난했을 때도 단학선원 사람들은 김지하란 이름에 위축되지 않고 반대 논리를 펼쳤다.

2002년 단월드는 충남 천안에 홍익인간 사상을 연구하기 위한 ‘국학원(國學院)’을 세웠다. 역사학계에서 말하는 국학은 유교와 불교 사상을 포함해 우리 민족이 연구해온 모든 사상을 가리킨다. 그러나 단월드는 국학을 유교도 불교도 아닌 홍익인간 사상에 집중시킨다. 고구려를 비롯한 3국의 청년들이 닦아온 낭도(郎徒) 사상 연구를 추가할 수 있으나 이들이 밝히고자 하는 것은 역시 단군사상이다.

국학원 설립자이기도 한 이씨는 “널리 사람을 이롭게 한다는 홍익인간 사상에는 국경을 넘어선 세계주의 정신이 담겨 있다”며, “단군사상이야말로 세계 갈등을 해소할 수 있는 정신”이라고 강조한다. 바로 이 점이 한국적 민족주의 안에 갇혀 있던 선도를 세계주의로 전환시킨 출발점이고 단월드의 세계화를 촉발한 계기였다.

단월드측은 “홍익인간 이화세계 정신은 개인에게는 건강(Health)과 행복(Smile)을, 사회와 세계에는 평화(Peace)를 가져다주자는 것”이라며 이를 간단히 HSP로 정리해놓았다. 그리고 이를 실현하기 위해 영적(靈的)인 문제를 다루는 유엔, 즉 SUN(Spiritual UN)을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명상을 잘하려면 뇌에 대한 이해가 있어야 한다. 이를 위해 이 원장은 1990년 한국뇌과학연구원을 만들어 뇌력(腦力)을 올리는 방법을 찾게 했다. 그리하여 찾아낸 대표적인 방법이 뇌호흡이다. 그는 뇌호흡을 고등 감각 인지능력인 HSP(Heightened Sensory Perception)를 개발하는 방법으로 설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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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훈 동아일보 신동아 편집위원 hoon@donga.com / 사진 제공·마고가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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