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신동아 로고

통합검색 전체메뉴열기

현직 요리사가 털어놓은 식당 비리

파리떼 덮인 닭고기, 세균덩어리 미국 쇠고기, ‘재활용’ 한식 반찬

  • 박찬일 요리사, 요리 전문기고가 chanilpark@naver.com

현직 요리사가 털어놓은 식당 비리

2/3
첫째, 셋째에 대해서는 많은 소비자가 알고 있지만, 둘째 문제에 대해서는 무관심한 편이다. ‘익혀 먹으면 문제없다’고 알고 있기 때문이다.

과연 그럴까. 미국 쇠고기는 대부분 카길, 타이슨푸드, 엑셀 같은 대형 회사의 초대형 작업장에서 일관 작업을 통해 생산된다. 이런 초대형 작업장의 문제는 O157균 같은 균이 차단될 틈이 없이 한 순간에 확산될 수 있다는 점이다.

도축 중에 소의 내장이 터져 오염물질이 퍼질 때 컨베이어 벨트를 즉각 멈추고 소독을 실시해야 하지만, 작업이 중지되면 막대한 손해가 발생하기 때문에 쉬쉬하며 작업 속도를 높이는 데 몰두한다는 보고 문헌이 여럿 있다.

또 실제 미국에서 O157균이 이런 작업장을 통해 전염돼 수많은 소비자의 건강을 위협하고 있다는 주장도 제기되는 판국이다. O157이나 살모넬라 같은 병원균에 오염된 수입 쇠고기는 익혀 먹으면 문제가 없겠지만, 육회나 가볍게 익힌(rare) 스테이크 등으로 유통될 때에는 대책이 없다. 당신이 주문한 육회가 한우라는 보장이 있는가. 당신은 스테이크를 반드시 ‘웰던(well-done)’으로 주문하는가.

갈비 양념? 식당 주인도 모른다



필자도 더러 가족과 외식을 한다. 아무래도 고기를 먹게 되는데, 한번은 황당한 경험을 했다. 돼지갈비를 시켰는데, 갈비는 전혀 없고 앞다릿살이나 뒷다릿살 같은 잡육이 주로 나왔다. 주인을 불러 따졌더니 그 대꾸가 가관이었다.

“요새는 이것도 돼지갈비예요. 진짜 돼지갈비를 드시려면 ‘왕갈비’를 시키세요.”

말하자면 뼈가 붙은 진짜 돼지갈비는 왕갈비라고 따로 부르며 1인분에 1000원을 더 받고 있었다. 이건 사기 아닌가.

정육점을 하는 친구에게 전화를 걸어 어찌된 사정인지 알아봤다. 돼지 한 마리에서 나오는 갈비 양이 워낙 적은데 고기를 찾는 사람이 갈비를 원하니 별수 없이(?) 잡부위를 갈비처럼 포를 뜬 다음 양념해서 제공하고 있다는 것이다.

친구는 한술 더 떠 갈비라고 다 갈비가 아니라고 했다. 마치 부스러기 고기로 스테이크감을 만들 듯이, ‘푸드 바인더’라는 접착제로 다른 부위를 뼈에 붙여 돼지갈비로 만드는 경우가 많다는 것. 이를 ‘덧살 붙인다’고 표현하는데, 이런 작업을 전문적으로 하는 업체가 각 식당에 납품하고 있다고 한다.

돼지갈비를 식당에서 양념하는 경우는 드물다. 뭐든 대량생산을 통해 인건비를 절감하고 단가를 낮추는 게 대세라, 돼지갈비도 개별 식당에서 작업하지 않는 게 관례라는 것. 그러니 돼지갈비에 뭐가 들어가고 어떤 양념이 사용되는지 식당주인조차 제대로 알 수 없다. 시중에 팔리는 제품은 주요 첨가물이 포장지에 공시되지만, 식당용이야 알 도리가 없지 않은가. 그래서 많은 양의 설탕과 콜라 같은 청량음료, 연육제, 캐러멜 같은 발색제가 들어가도 소비자는 눈뜬 장님이나 다름없다. 아이들 건강에 나쁘다고 사용이 제한된 물질을 공공연히 아이들에게 먹이고 있는 셈이다.

전세계 어떤 요식업소를 봐도 한국처럼 반찬을 ‘재활용’하는 경우는 드물다. 반찬 개념이라는 게 사실상 한국에만 존재하기 때문에 그렇기도 하지만, 남이 먹던 음식을 또 내놓는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 아닌가. 그렇지만 대부분의 한국인은 알고도 눈감아준다. 내 눈에만 안 띄면 그냥 넘어가는 게 대세다.

“반찬 버리면 남는 밥장사 없다”

필자의 어머니는 오랫동안 허름한 식당을 하셨다. 어머니 지론이 “반찬 다 버리고 남는 밥장사 없다”였다. 그렇다면 먹을 만큼만 담아주면 되지 않겠느냐고 반문하는 이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 경우 새로 반찬을 담아주고 나르는 데 별도의 인건비가 든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

사정이 그렇다 보니 나물반찬에서 튀김조각이 눈에 띄고, 찌개그릇에서 다른 반찬 조각이 발견된다. 심지어 고깃집 상에 올랐던 된장, 고추장까지 재활용하는 경우도 많다. 위생을 생각하면 께름칙하지만 타산을 맞추려면 어쩔 수 없다는 게 식당 주인들의 하소연이다.

필자는 이런 상황을 다른 시각으로 바라본다. 한국의 밥값이 너무 싸기 때문에 빚어지는 일이 아닐까 하고. 밥값이 싼 게 무슨 문제냐고 의아해하는 사람도 일본 식당을 예로 들어 설명하면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일본의 한식집에서는 김치 한 종지, 나물 한 접시까지 다 따로 계산한다. 마치 공항에 있는 한식당처럼 말이다. 한국 식당에서처럼 반찬을 7~8가지 깔아놓고 먹는다 치면 반찬 한 가지에 못해도 1000원이 넘을 것이므로 총액이 어마어마하게 나올 것이다. 사실은 이게 정상이다.

2/3
박찬일 요리사, 요리 전문기고가 chanilpark@naver.com
목록 닫기

현직 요리사가 털어놓은 식당 비리

댓글 창 닫기

2022/12Opinion Leader Magazine

오피니언 리더 매거진 표지

오피니언 리더를 위한
시사월간지. 분석, 정보,
교양, 재미의 보물창고

목차보기구독신청이번 호 구입하기

지면보기 서비스는 유료 서비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