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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은 명문高’ 검정고시 인맥과 파워

“좌절 인생, ‘패자부활전’ 칼 갈며 생존력 키웠다”

  • 최호열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honeypapa@donga.com

‘숨은 명문高’ 검정고시 인맥과 파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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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중력과 끈기

법조인이 많은 사실에서 짐작할 수 있듯이 검정고시 출신에겐 한 분야를 집중적으로 파고드는 끈기가 있다. 그래선지 학계에도 검정고시 출신이 많다. 이성근(69) 전 한성대 총장, 정문성(55) 울산대 학장, 성병욱(67) 세종대 석좌교수, 김종순(52) 건국대 부총장, 백좌흠(54)경상대 법대 교수, 채이식(58) 국제해사기구(IMO) 법률위원회 의장, 황희연(56) 충북대 교수, 장용근(37) 단국대 교수, 신구식(54) 미국 메릴랜드대 아시아부 교수 등을 꼽을 수 있다.

정·관계인사 중에는 교육부 장관을 지낸 이명현(65) 서울대 교수가 입지전적 인물이다. 초등학교를 졸업한 후 목욕탕욕조 때 건지는 일부터 전차표 판매원, 신문팔이, 학교 급사 등 사회 밑바닥에서 생업에 종사하며 독학으로 서울대에 진학했다. 이병석(55) 의원, 이상희(69) 전 과기처 장관, 주진우(58) 전 의원, 조일호(59) 전 농림부 차관, 이연수(53) 시흥시장, 최병국(51) 경북 경산시장, 황일봉(50) 광주 남구청장도 검정고시 출신이다.

‘참여정부’에는 이전 정부 때보다 검정고시 출신이 많은 편이다. 한나라당 안경률 의원에 따르면 참여정부 1∼3급 고위공무원 1303명의 출신고를 분석한 결과 경기고(69명), 경북고(48명), 광주일고(44명), 서울고(35명), 대전고(34명), 경복고(33명), 전주고(30명), 광주고(28명) 다음으로 검정고시(27명) 출신이 많다고 한다. 청와대만 해도 정상문(61) 대통령비서실 총무비서관, 소문상(43) 대통령비서실 정무기획비서관, 박범계(44) 전 민정수석실 법무비서관 등이 있다. 박범계 전 비서관은 “검정고시 출신은 기본적으로 좌절과 방황을 이겨낸 사람이라 의지가 굳다. 그게 참여정부의 성격과 맞아떨어진다. 또한 참여정부가 특정 학연과 지연에서 탈피했음을 입증하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가정용 밀폐용기 락앤락으로 유명한 (주)하나코비 김창호(47) 대표도 중·고등 과정을 검정고시로 마쳤다. 중학교 2학년 때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 어머니 혼자 힘으로는 생계를 꾸리기 어렵게 되자 2남5녀의 장남인 그는 학교를 그만뒀다. 이후 목수, 공사장 막노동꾼, 페인트공 등 몸으로 할 수 있는 일은 뭐든 닥치는 대로 하며 독학한 끝에 1980년 대학에 진학할 수 있었다.



‘인간승리’의 주역들

재계에는 김 대표 같은 ‘인간승리’의 주인공들이 곳곳에 포진해 있다. 류장수(55) AP위성산업 대표, 문주현(49) MDM 대표, 이강현(47) 에이스텔 대표, 손태영(51) 문헌정보 대표, 조현정(50) 비트컴퓨터 대표 같은 벤처기업인들이 그들. 또한 둘둘치킨으로 유명한 일동인터내셔널 정동일(53) 대표(서울 중구청장), 김순진(56) 놀부 대표, 김서중(55) 빵굼터 대표, 남상해(68) 하림각 사장, 스포츠용품 전문업체 한국오지케이 박수안(54) 전 회장도 검정고시 출신으로 자수성가한 인물들이다. 대기업 임원 중에는 정병태(55) 비씨카드 대표이사, 심창섭(55) 삼성전자 전무, 이정식(50) 삼성전자 상무, 천정철(50) 삼성SDI 상무, 김영익(48) 대신증권 이사 등이 검정고시 출신이다.

언론계에서는 ‘아기공룡 둘리’ ‘날아라 슈퍼보드’ 등 어린이 만화영화를 제작하며 우리나라 만화영화 수준을 한 차원 끌어올린 민영문(50) KBS PD, 김벽수(56) TU미디어 상무, 방민준(57) 한국일보 논설위원실장, 김효순(54) 한겨레신문 이사 등이 활동하고 있다.

문화예술인으로는 소설가 이문열(59)을 비롯, 소설가 겸 번역작가인 이윤기(60), 시인 이승하(47) 중앙대 교수, 시인 황학주(53), 문학평론가 김지룡(43)씨 등을 꼽을 수 있다. 연예인 중에도 검정고시 출신이 의외로 많다. ‘뚝딱이 아빠’로 유명한 개그맨 김종석씨는 가정 형편 때문에 상고에 진학했지만 대학 진학의 꿈을 이루기 위해 자퇴, 스스로 돈을 벌며 검정고시를 통해 대학에 진학했다. 방송인 정재환(46)씨는 중학교 때부터 기계 조립하는 재미에 빠져 공고에 진학했지만, 학교에서 배우는 게 생각했던 것과 달라 실망하고 검정고시를 통해 대학에 진학했다. 가수 보아, 김장훈, 홍경민과 탤런트 서민서, 개그맨 김형인도 검정고시 출신이다.

검정고시 가족

종교인으로는 곽선희(74) 강남 소망교회 원로목사와 대한조계종 총무원 문화국 국장을 지낸 덕신(50) 스님 등이 있다. 군은 상대적으로 검정고시 출신이 드문 편. 검정고시 출신 장성이 이성출(합참 전략기획본부장·육사 30기) 중장, 김인동(3사관학교 생도대장) 준장 등 한 손으로 꼽을 정도. 김병관 서울시 재향군인회장도 검정고시 출신이다.

집안 형편 외의 이유로 검정고시를 거친 사람도 많다. 이승준(54) 충남대 교수는 ‘검정고시 가족’이다. 이 교수 본인은 물론, 아들과 딸도 검정고시로 대학에 진학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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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호열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honeypap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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