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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잃어버린 예수’

몸과 마음으로 깨닫고 풀어 쓴 요한복음

  • 박재순 목사, 씨사상연구소 소장 p994@chol.com

‘잃어버린 예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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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울, 예수의 영에 충실”

대속신앙과 육체부활의 문제는 역사와 삶의 상황에 충실했기에 몸을 중시한 성경과 기독교의 특성과 맞물려 있다. 구체적인 삶의 현실과 상황에서는 몸을 벗어날 수 없으며, 연약한 몸을 안고 고통을 겪을 수밖에 없다. 그래서 성경에서는 아무리 위대한 사람이라고 해도 역사의 현실과 상황에 두려움과 떨림을 느낀다. 아브라함, 모세, 예수, 베드로, 바울이 다 흔들리고 떨리는 존재다.

대속신앙과 부활신앙은 오랜 역사의 과정에서 이스라엘 백성이 겪은 고난의 경험에 근거를 두고 있다. 이스라엘 백성이 나라를 잃고 오랜 고난을 겪은 ‘고난의 종’에 관한 이야기가 이사야 53장에 나온다. 여기서 역사 속에서 짓밟힌 희생자의 고난이 무의미한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의 죄를 씻고 병을 낫게 한다는 깨달음에 이른다. 이런 깨달음이 희생양 개념과 결합돼 예수의 십자가 고난과 죽음을 메시아적 구원사건으로 이해하게 됐다.

대속신앙을 단순히 교리적으로만 이해하면 마술적이고 신화적인 것이지만 오랜 역사의 고난과 관련해서 보면 생명과 영의 진리로 이해될 수 있다. 육체의 부활도 단순히 죽은 시체가 다시 살아나는 것으로 이해하면 유치하고 신화적이지만, 몸에 대한 깊은 관심에서 보면 생명과 영의 진리로 이해될 수 있다.

사변적 교리적 신앙 깨야



성경에서는 하느님이 물질세계를 긍정하고 사람의 몸을 입고 세상으로 오시며, 몸으로 십자가에 달리고 몸으로 부활한다고 함으로써 처음부터 끝까지 몸을 버리지 않았다. 성경은 몸을 배제한 영에 대한 관심이 관념적으로 흐르는 것을 경계했다. 영은 몸과 공존한다고 보았다. 바울이 말한 부활은 정확히 표현하면 육체의 부활이 아니라 몸의 부활, 다시 말해 몸의 새로운 형태로의 부활이다. 그리고 성경에서 몸은 인간의 한 부분이 아니라 인간 존재 전체를 나타내는 전인적 표현이다. 동양종교에서도 “몸을 닦는다”(修身)는 것은 정신과 인격을 닦는 것을 뜻한다. 이와 함께 성경은 몸의 덧없음과 허망함을 잘 알고 있다. 몸은 흙으로 빚어진 것이며 티끌, 먼지와 같고 흙으로 돌아가는 것이다.

이런 논의와 해석의 여지가 있다고 해도 이 책의 기본 내용과 논지가 훼손되는 것은 아니다. 이 책은 성경의 중심과 핵심을 뚫어 밝힘으로써 성경과 예수의 가르침에로 우리를 이끈다. 사변적이고 교리적인 신앙, 미신적이고 신화적이며 주술적인 신앙을 깨버리고 삶과 영의 진리로 이끌어서 힘 있게 살도록 촉구한다.

류영모, 함석헌 두 분의 정신과 철학을 연구하고 알리는 씨재단이 창립되는 시점에 ‘잃어버린 예수’가 나온 것은 매우 뜻 깊은 일이다. 이 책은 씨재단의 과제와 사명을 밝혀준다. 이 땅에 예수의 생명과 영성이 살아서 꿈틀거리게 함으로써 정의와 평화의 세상을 이루게 하자는 것이다.

신동아 2007년 12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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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재순 목사, 씨사상연구소 소장 p994@cho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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