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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부 김광화의 사람 공부, 이웃 이야기 12

학교 밖 아이들아, 배움은 의무 아닌 권리…몸으로 깨닫고 즐겨라!

  • 김광화 농부 flowingsky@naver.com

학교 밖 아이들아, 배움은 의무 아닌 권리…몸으로 깨닫고 즐겨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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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밖 아이들아, 배움은 의무 아닌 권리…몸으로 깨닫고 즐겨라!

댄스 시범을 보이는 승수, 잘 추진 못하지만 열심이다.

승수 이야기에 무작정 맞장구칠 수는 없어 몇 가지 더 물어보았다. 새로운 출발이라고 할까. 학교를 그만둔 계기부터 궁금하다. 그 계기는 아이마다 조금씩 다른 거 같다.

“사실 전 중2 때부터 자유에 대한 신념이랄까(웃음), 그런 게 있었거든요. 그런데 학교생활에서 너무 억압을 받으니까…. 학교는 주입식 교육이 대부분이잖아요. 고등학교는 오직 대학을 가기 위해서만 있는 거라고 봐요. 그러다 보니 제가 원하지 않는 것도 배워야 하거든요. 선생님들의 교육방식도 마음에 안 들고. 애들 분위기도 좋지 않아요. 학교는 내 주장이나 처지 같은 걸 존중해 주지 않거든요. 그러다 보니 나 자신의 존재가 없어지는 거잖아요. 아이들 사이에 왕따나 폭력, 이런 것도 흔해요. 그 틈에서 방황을 많이 했어요.”

홈스쿨링의 어려움

학교 다닐 때 승수가 받은 성적은 반에서 중간 정도. 승수 아버지는 조그맣게 자영업을 하고, 어머니는 아이들 창의력 관련 교육을 해오다가 얼마 전부터 전업주부로 있다.

학교를 그만두고 싶은 아이는 많다. 그렇지만 막상 그만두는 아이는 적다. 나름대로 계기나 확신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원래는 대안학교를 가려고 했어요. 그런데 뜻대로 잘 안 된 거예요. 일반 고등학교를 다니다 재수를 해서라도 대안학교에 가려고 준비를 했거든요. 그런데 한번은 엄마가 ‘학교너머’라는 데서 하는 캠프가 있는데 가보지 않겠느냐고 그랬어요. 거기에 갔더니 아예 학교 다니지 않는 아이도 많은 거예요. 저는 거기서 홈스쿨링이란 걸 처음 알았어요. 학교에 얽매이지 않고도 자기가 원하는 걸 원하는 방식으로 배울 수 있구나. 그래서 그런지 아이들이 밝고 좋더라고요. 캠프 끝나고 저도 엄마에게 홈스쿨링을 하겠다고 했고, 엄마 허락을 받아냈어요.”

그렇지만 자신을 찾아가는 과정은 쉽지만은 않다. 지난해 이맘때, 승수가 쓴 일기를 보자.

〈 지금 내가 홈스쿨링을 하면서 가장 힘든 점…….〉

가장 먼저 외롭다.

참을성이 없다….

시간 활용을 잘하지 못하고 있다.

계속 놀고 싶어진다. 그리고 많이 논다….

놀다 보면 책상에 앉아있기가 힘들다.

계획을 짜주는 학교에 안 다니는 만큼 스스로 계획을 짜서 그 계획에 맞춰 생활하기 어렵다.

어디서부터 무엇을 시작해야 할지 찾기 힘들다. 등등….

나는 나의 꿈. 나의 장래를 찾고 싶다!! (2006.12.21)


어찌 보면 절규에 가깝다. 거울 속 나에 대한 치열한 번민이랄까. 자신이 원하는 교육을 받지 못하는 아픔이 일기 속에 고스란히 스며 있다. 학교를 벗어나, 집이라는 공간으로 돌아오면 초기에는 사람 사이 갈등이 부모 자식 사이로 집약되는 경향이 있다. 승수 역시 부모와의 관계를 풀어가는 게 쉽지 않았다.

한동안 어머니와 자주 싸웠다. 승수 딴에는 한다고 하지만 책상에 진득하게 앉아서 하는 공부는 잘 되지 않았다. 학교를 벗어났지만 공부에 대한 중압감마저 벗어나진 못했다. 사춘기 방황도 겹치곤 했다. 이럴 때면 차라리 밖으로 나가 친구를 만나고, 바람을 쐬고 오는 날이 많았다.

어머니(황은주·48) 처지에서는 두 자녀 가운데 둘째인 승수하고의 ‘관계 풀기’가 더 어려웠단다. 승수 누나는 학교 모범생. 과외조차 제대로 하지 않고도 너끈히 대학을 들어갔다. 어머니는 승수에게도 무리한 학습을 요구하지는 않는다. 공부는 자신이 필요할 때, 하고 싶을 때 하는 거라는 믿음이 있다. 그랬기에 아이의 선택을 존중했다. 어려운 점이라면 승수와의 소통.

“성장 과정에서 딸과는 속마음을 잘 나누었는데, 승수하고는 사춘기 들어서면서부터 이야기가 잘 안 되었어요. 승수는 아들이다 보니 아버지 몫이 있는데 남편이 그 부분을 제대로 해주지 못해서 안타까웠어요. 사춘기 아이들이 가질 수 있는 울분 같은 거 있잖아요. 남자아이들은 그런 걸 행동으로 표출하는데, 그런 건 제가 어찌 할 수가 없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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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화 농부 flowingsky@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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