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가 이 책에서 세계 경제를 3개의 축으로 분석한 것은 과거 양극체제 시절에 ‘제3세계’의 등장을 이야기한 것만큼 획기적인 발상이다. 기존에 미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한 분석이나, 서양과 동양을 대립적으로 보는 이분법적 분석 모두 서양 중심적 분석의 한계를 지니고 있었다.
하지만 이 책은 국제 주도권 쟁탈을 둘러싼 새로운 각축전의 양상을 분석하는 데 치우침이나 모자람 없이 균형 잡힌 시각으로 세계 경제 세력을 다루고 있다. 또한 ‘3개의 축’은 이데올로기와 같은 한 가지 기준에 따른 분류가 아니라, 세계 종교와 경제, 안보를 종합적으로 분석해 분류한 것이라 세계 주도권 체제에 대한 깊은 이해와 명료한 인식을 가능케 한다.
문학과 예술을 아는 민족
3극체제 속에서 제3의 축에 속하는 우리나라는 국가적 역량을 갖추고 국제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 세계의 흐름을 제대로 읽고 지혜롭게 준비, 대처해야 한다. 저자는 독자에게 세계의 움직임에 대해 눈을 뜨게 해주는 동시에 우리가 3극체제에 어떻게 대비해야 하는지에 대한 구체적인 방안을 제시하고 있다. 특히 미래 국가 경영과 미래 기업 경영을 위한 조언뿐만 아니라 미래 자기 경영을 위한 조언까지 해주는데, ‘문학과 예술을 아는 민족만이 창의적인 문화를 지속적으로 만들어간다’는 사실을 강조하는 점이 인상적이다.
미래 국가 경영을 위한 조언은 매우 현실적이다. 역점을 두어야 하는 국제 관계부터 시작해서 주요 행정부처별 대비방안, 정부개혁 사안들, 제2의 외환위기를 방지하기 위한 방안, 국부(國富) 증식 방안까지 구체적으로 제시하고 있다. 저자는 한국 정부가 정치, 경제, 안보 정책을 수립하는 데 ‘중립적 실용주의’ 노선을 선택할 것을 주문하고 있는데, 2008년 새롭게 들어설 새 정권의 주요 인사들도 읽어보면 유익할 것으로 보인다.
9·11 테러가 일어났을 때 세계인이 뉴스 화면을 보면서 경악했지만, 이 사건이 세계 경제·안보·종교 문제가 얽히고설킨, 세계를 움직이는 세력의 주도권 다툼이라는 것을 분석하고, 이것이 세계 중심 세력의 이합집산을 예고하는 서막이 되리라 전망한 사람은 얼마 되지 않았다.
세계 곳곳의 소식이 실시간으로 전해지는 시대에 살고 있지만, 통찰력 있는 전망이나 균형 잡힌 시각은 오히려 접하기 어렵다. 단순한 볼거리로만 다루어지는 해외 뉴스나 단편적으로 기술된 신문 국제면 기사 속에서 행간 이면의 국제 역학 관계를 파악기란 쉽지 않다. 하지만 ‘3개의 축’을 읽고 나면 세계 각 축의 경제, 종교, 안보, 문화를 통합적으로 이해하면서 국제 관계의 흐름을 제대로 파악할 수 있게 될 것이다.
불확실성 시대의 통찰력
우리식으로 세상을 보는 눈이 있어야 국제 경쟁 및 협력에서도 앞서 나갈 수 있다. 이 책은 서양 중심적 시각에서 벗어나 한국적 주체성을 바탕에 둔 명확한 세계관을 갖는 데 뚜렷한 기준이 되어주는 책이다.
예리한 분석을 바탕으로 미래를 전망하는 통찰력을 갖춘 이 책을 통해 개인은 미래에 대한 올바른 비전을 갖게 될 것이고, 기업인은 세계 경제의 흐름을 읽고 현명하게 기업을 운영할 수 있게 될 것이며, 정치인들은 국제 정치·경제의 역학 관계를 정확하게 파악함으로써 국정 운영의 올바른 방향을 수립할 수 있을 것이다.
불확실성의 시대에 우리는 세계를 어떻게 인식하고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 21세기 세계 사회에 대한 균형 잡힌 통찰, 세계의 움직임을 읽고 전망하는 힘, 이것이 이 책의 존재 이유이며 21세기를 살아가는 우리들의 존재 이유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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