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세훈(吳世勳·47) 시장은 후보 시절 인터뷰에서 “서울시장에 당선되면 한 1년은 묵묵히 시정을 파악하면서 보내겠다”고 했다. 변호사에서 국회의원으로 변신했을 때도 그랬다면서.
하지만 취임한 지 얼마 안되서부터 자의반 타의반 언론의 집중조명을 받았다. 뉴타운 아파트 분양원가 공개, 창의시정, 3% 공무원 퇴출제, 디자인본부 신설…. 조용할 것만 같던 그의 공격적 행보는 기대와 우려를 동시에 낳고 있다. 더욱이 전임, 그것도 직전 서울시장이 대통령으로 선출됨에 따라 그의 향후 행보에 대한 세간의 관심이 한층 노골화하고 있다.
▼ 취임 1년 반, 서울시가 좀 달라진 것 같습니까.
“저 자신은 엄청나게 바꿔놓았다고 생각하는데, 밖에서는 어떻게 평가하는지 궁금해요.”
▼ 취임 당시 파악한 서울시는 어땠습니까.
“끊임없이 혁신을 강조하는 시대적 트렌드와 유리된, 변화를 수용하는 데 인색한, 상당히 고집 센 조직이었어요. 어느 기업이나 인사, 교육훈련, 서비스-서울시로 보면 민원처리 시스템-를 계속해서 업그레이드하는데, 서울시는 인사제도도, 교육훈련제도도, 민원 시스템도 10년, 20년 전 것을 그대로 존치해온 조직이었어요. 처음부터 끝까지 다 손봐야겠다고 생각했죠. 선거 준비할 땐 처음 1년은 지켜보겠다고 얘기했는데 그걸 안 지킨 셈이죠. 들어오자마자 두 팔 걷어붙이고 뜯어 고치기 시작해서 이제는 거의 기반이 잡혔어요. 일에 치여 정신없었지만, 한편으론 할 일이 많아 행복한 1년 반이었어요.”
“나는 시장 아닌 시민대표”
▼ 지난해 서울시 공무원 3% 퇴출제도와 창의시정이 주목을 받았습니다. 혁신의 대상이 된 서울시 내부 직원들로선 부당하다고 생각할 수도 있을 텐데요. 서울시 직원들과의 관계는 어떻습니까.
“저항이 없지 않았지요. 지금도 마음 한구석에 그런 게 남아 있을 겁니다. 왜 우리가 변화의 대상이 돼야 하는가 하는 불만이 여전히 있을 거예요.
하지만 예상했던 것 이상으로 협조적이었어요. 그건 제가 제시한 비전이 결코 틀린 방향이 아니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서울시에 들어와서 처음 두 달간 집중적으로 업무보고를 받으면서, 서울시에 상당한 잉여 인력이 있는 걸 파악했어요. 임기 중에 꼭 손을 봐야겠다는 강한 동기유발이 그때 이미 된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