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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국지⑤ 경남 산청

이재근 군수가 말하는 대한민국 대표 청정골 경남 산청

“KTX 타고 산청와서 케이블카 타고 지리산 오르게 만들겠다”

  • 한상진│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greenfish@donga.com│

이재근 군수가 말하는 대한민국 대표 청정골 경남 산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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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근 군수가 말하는 대한민국 대표 청정골 경남 산청

지리산에서 자생하는 약초들로 차린 한정식 밥상.

특히 올해 행사를 앞두고 이들 제자들이 ‘산청 아리랑’이라는 노래를 스승의 고향에 헌정해 화제가 됐다. 박 총장이 작곡을 맡고 동국대 홍윤식 명예교수가 작사를, 김성녀 교수가 노래를 불렀다. 이 군수는 “기산 선생이 우리 지역 출신이라는 사실을 몇 년 전 우연히 알게 됐다. 그분이 국악에 쏟은 열정과 업적이 그동안 묻혀 있었다는 것이 안타까울 뿐이다. 산청군에서 기산 선생을 기리는 행사를 시작한다는 소문이 나자 전국의 국악인들이 모두 감사해하며 적극적으로 참여했다”고 말했다.

‘산청 아리랑’

5월이 끝난다고 산청에 볼거리가 없어지는 것은 아니다. 축제의 고장답게 이런저런 행사, 축제가 여름을 넘어 가을까지 이어진다. 먼저 우리나라 대표 선비로 불리는 남명 조식 선생을 기리기 위해 개최되는 남명선비문화축제가 8월 한 달 산청군 전역을 달군다. 문화관광부가 대한민국 대표 지역민속축제로 선정한 이 축제 기간에는 조선시대 실천 유학의 대가인 조식 선생의 삶과 정신을 기리는 기념식 외에도 선비문화 관련 서사극 공연, 의병 출정식, 학술대회, 선비문화체험 등 다양한 행사가 열려 찾는 이들의 흥을 더한다. 성철 스님을 기리는 불교문화축제는 10월에 준비된다.

“우리 지역이 낳은 인물들의 업적과 사상을 기리고 후세에 그 뜻을 널리 알리는 의미있는 행사들입니다. 게다가 이러한 행사가 우리 고장을 널리 알리는 계기를 마련해주고 산청을 전국 어디 못지않은 관광특구로 만들어주고 있습니다.”

산청의 볼거리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당장 우리나라 국새가 만들어진 국새전각전이 바로 이곳 산청에 있다. 국새는 국사(國事)에 사용되는 관인(官印)으로 나라의 중요 문서에 국가의 상징으로 사용되는 일종의 도장이다. 국새전각전이 위치한 금서면 특리는 천왕봉에서 시작된 능선이 동북단 방향으로 내려오다 이곳에서 끝나는, 우리나라의 등뼈 같은 곳으로 사시사철 강한 기운이 휘감아 도는 신비한 지역이다. 국새전각전에는 140t에 이르는 거북바위, 바위를 자른 절단면에 봉황이 나타난 돌거울 등이 전시되어 있어 관광객의 눈길을 붙잡는다. 매년 대입 수능시험 때가 되면 전국에서 몰려온 수험생과 수험생 자녀를 둔 부모들로 북새통을 이루는 곳으로도 유명하다. 산청지역 문화관광해설사인 민향식씨는 “실제로 이곳에서 기를 받아 승진하거나 사업에 성공한 사람이 많다. 누구라도 이곳에 서면 달라진 기(氣)를 느낄 수 있는 명당 중의 명당이다”라고 말했다.



군 예산, 4년 만에 두 배

이렇듯 볼거리, 먹을거리가 많은 곳이지만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산청’은 그렇고 그런 시골 촌구석에 불과했다. ‘지리산 산자락에 있는 산 좋고 공기 좋은 마을’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 땅은 넓고 할 일은 없었다. 이 군수의 얘기다.

“전국 여느 농촌마을과 다를 바 없었습니다. 존재의 위기가 닥친 상황이랄까요? 10만명이 넘던 인구가 3만5000명으로 줄었어요. 공장도 없고 변변한 산업도 하나 없는 곳이었습니다. 이대로라면 그냥 앉아서 죽어야 하는 상황이었죠. 예전과 같은 방식으로 농사를 지어서는 도저히 입에 풀칠할 수도 없었습니다.”

‘잠바군수’로 불리는 이 군수가 2006년 부임한 이후 산청은 달라지기 시작했다. 예의상 하는 소리가 아니라 정말 그랬다. 2005년만 해도 산청군의 예산 규모는 경남지역 10개 군 중 딱 10위였다. 뭐 이런저런 핑계를 대며 순위를 다시 매겨봐도 9등을 넘지 못했다. 그만큼 일이 없고 돈이 없었다. 그런 곳에 군수로 부임한 이 군수는 취임식에서 다소 무리한 공언(公言)을 하고 나섰다.

“제 4년 임기 안에 군 예산을 지금의 2배로 만들겠습니다.”

다들 웃었다. 1800억원가량에 불과한 산청군 1년 예산을 4년 만에 두 배로 만들겠다는 소리에 군청 공무원들은 비웃고 쑥덕거렸다. 그런데 이후 이 군수의 말은 거짓말처럼 착착 실행됐다. 취임 6개월 만에 예산 규모는 쑥쑥 늘어 순식간에 10개 군 중 6등으로 올라섰다. 1년이 더 지났을 때는 2등이 됐다. 2008년의 경우 추경예산을 포함하면 산청군의 1년 예산은 3400억원에 달했다. 마침내 2009년에는 약속했던 2배 예산, 3600억원을 가뿐히 넘어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군민 1인당 예산은 어느덧 1000만원이 넘어가고 있다.

이쯤 되자 군민들 사이에선 “4명 사는 가구당 예산이 4000만원이면 이제는 일 안하고 살아도 되겠네” 하는 우스갯소리도 나오고 있다. 그렇다면 이런 일이 어떻게 가능했던 것일까.

“처음에 산청에 왔는데 뭘 해보자는 생각들이 없었어요. 개발해서 팔아먹을 것들이 없다는 패배적인 얘기뿐이었죠. 뭐 사실 틀린 말도 아닙니다. 산청에는 현대조선도 없고, 63빌딩도 없습니다. 그런데 반대로 생각해보면 달라지죠. 산청엔 서울에 없는 지리산이 있고 허준이 있잖습니까. 저는 처음부터 잘 먹고 잘살 자신이 있었습니다.”

골목대장 아닌 진짜 힘쓰는 군수

이 군수가 취임 당시부터 생각한 ‘산청군 100년 먹을거리 테마’는 바로 ‘친환경’‘청정’‘약초’‘관광’ 이었다. 산청에 없는 것을 찾아다니지 않고 산청이 가진 것을 최대한 활용하는 개발, 이것이 이 군수가 생각한 ‘리모델링 산청’의 참모습이었다.

산청군에서 ‘친환경’은 선택이 아닌 운명이었다. 친환경이란 개념이 없을 때부터 산청군은 ‘어쩔 수 없이’ 친환경을 해야 했다. 수입사료, 항생제 같은 것은 산청군에선 구하기도 어려웠다. 사들일 돈도 없었다. 농약을 쓰지 않고 생산한 쌀이며 그 쌀을 만들어낸 볏짚을 먹고 자란 한우는 어쩔 수 없이 ‘청정’했다. 지리산 산자락 곳곳에 널려 있는 약초 위에서 흑돼지들은 구르며 놀았고 살을 찌웠다. 산청에서 기른 ‘메뚜기쌀’은 현재 대통령 밥상에 진상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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