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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국지⑧전북 무주

홍낙표 군수가 말하는 ‘글로벌 휴양 커뮤니티’

“친환경 자산 활용해 머물고 싶은 휴양도시 만들겠다”

  • 정현상│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doppelg@donga.com│

홍낙표 군수가 말하는 ‘글로벌 휴양 커뮤니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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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낙표 군수가 말하는 ‘글로벌 휴양 커뮤니티’

관광객들이 머루와인터널 안에서 머루와인을 시음하고 있다.

‘지역축제의 바람직한 모델’

홍 군수가 건넨 명함에는 ‘무주 반딧불’이라는 장식글과 계곡을 돌아다니는 반딧불이 그림이 그려져 있었다. 한마디로 반딧불이는 무주의 상징이나 다름없다. 무주에서 생산되는 거의 모든 농산품에는 ‘반딧불’이라는 말이 붙는다. 반딧불머루와인, 반딧불포도, 반딧불사과, 반딧불매실…. 통합 브랜드는 외지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깨끗한 이미지 때문에 타지 산물과 같은 품질이라도 더 높은 가격을 받는다.

무주반딧불축제는 1999년 제3회 축제 때부터 10회 연속 국가 지정 우수축제로 지정됐고, 2009년 한국지방자치 브랜드 대상에서 축제 부문 최고의 자리에 오르며 국가 축제로서의 면모를 갖춰왔다. 반딧불축제에는 반딧불이 서식지로 관찰여행을 떠나는 신비탐사를 비롯해 실내에서 반딧불이의 발광 모습과 생태를 관찰할 수 있는 생태관 등 다양한 환경 체험프로그램이 구비돼 있다.

올해 6월13일부터 21일까지 무주읍 시가지와 한풍루공원, 남대천 수변공원, 반딧불이 서식지, 반디랜드 일원에서 열린 반딧불축제에는 70만명이 참여할 정도로 성황을 이뤘다. 반딧불축제의 친환경 이미지를 잘 표현한 개·폐막 프로그램을 비롯해 국제학술심포지엄, 지역의 농·특산물 판매 등도 많은 이의 관심을 모았다. 경기대 김창수 관광학부 교수는 “지역주민과 관광객이 함께 만들어가는 지역 축제의 바람직한 모델을 제시했다”고 평했다.

지난해 제12회 축제 때는 유가상승 등 사회적 불안요인으로 인한 소비심리 위축에도 불구하고 228억9000만원의 경제적 파급효과(전년 대비 37.4% 증가)를 낳았다. 홍 군수의 말이다.



“반딧불축제가 10년 연속 우수축제에 머물러 있는데 이를 최우수축제, 세계적 축제로 만들 생각입니다. 9월4일 태권도의 날에 태권도공원 기공식을 갖습니다. 이 공원이 완공되면 전세계 태권도인들이 태권도 성지인 이곳을 찾아올 겁니다. 태권도와 반딧불축제를 접목시키면 세계적 축제로 도약시킬 수 있을 겁니다.”

무주에 가장 큰 변화를 가져올 사업은 역시 태권도공원 조성사업이다. 189개국 7000만명이나 되는 태권도인의 성지를 바로 무주에 조성하는 사업이다. 이는 국책사업인 동시에 전북도가 1시군 1프로젝트로 육성 중이기도 한, 무주군의 가장 큰 성장동력이다. 231만㎡ 넓이에 6009억원의 예산이 투입되는 대규모 사업이다. 주요시설로 태권도체험·전시관, 태권도경기장(5000석 규모), 연수원, 유스호스텔, 한방의료원 등이 들어선다.

이 건설사업만으로 1만6000명 고용과 1조4900억원의 생산유발효과를 거둘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관광지출 파급효과까지 감안하면 5만9000명 고용과 2조3925억원의 생산유발효과, 1조1262억원의 부가가치 창출을 이룰 것이라는 게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태권도공원은 2013년 완공될 예정이다.

“원래 구천둔이라는 두메산골에서 많은 무도인이 수련을 했다고 합니다. 구천둔이 있던 곳이 설천면(雪川面)이라는 지명을 갖게 된 유래가 흥미롭습니다. 9000명의 무술인이 냇가에서 쌀을 씻으니 물이 눈처럼 하얗게 보였다 해서 그렇게 됐답니다. 그만큼 무도인들이 수련하기에 좋은 환경을 갖고 있다는 뜻이지요. 태권도공원을 유치할 때 이런 면이 심사위원들로부터 좋은 점수를 받았다고 생각합니다.”

‘노인 복지의 천국’

태권도공원 유치도 결국 무주의 깨끗한 환경 덕분이었듯 무주시가 의욕적으로 준비하고 있는 건강도시, 식품산업클러스트 등도 그런 장점을 배경으로 한 사업들이다.

무주는 지난해 10월 세계보건기구(WHO)로부터 ‘세계건강도시’ 인증을 받는 쾌거를 올렸다. 건강도시란 시민들의 건강을 위해 물리적·사회적 환경을 지속적으로 개선해 지역자원을 확충하는 도시다. 전세계에서 건강도시로 지정된 곳은 2000여 곳이다.

무주군은 지난해 12월 건강도시 선포식과 심포지엄을 열고 올 1월에는 ‘건강도시 기본계획수립용역’ 최종 보고회를 가졌다. 건강도시 이미지에 맞는 세부 추진 계획들도 차근차근 진행돼가고 있다. 건설 환경 보건 등 분야별 담당 공무원들을 모아 건강도시 추진반을 구성했다.

“건강도시로서의 핵심은 금연정류장, 금연공원 등을 지정해 간접흡연을 예방하고 생태숲 조성, 걷기코스 개발과 태권체조 보급, 암예방 대책팀 구성, 전문의와 간호인력 확보를 통한 평생건강관리센터 운영 등입니다. 이를 통해 활기 있고 생동감 넘치는 건강도시를 만들려고 합니다.”

특히 무주는 65세 이상 인구가 26%나 되는 초고령화사회지만 다양한 복지시설을 갖추고 있어 ‘노인 복지의 천국’이라는 말을 듣는다. 무료진료 혜택을 주는 의료원, 각종 건강·문화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종합복지관도 갖추고 있다. 또 6개 읍면에는 실내 게이트볼장도 조성돼 있다. 무주읍의 돔형 반딧불체육관에서 만난 김재환(86) 노인회장은 “무주는 노인이 살기 좋은 도시다. 나중에 이곳에 와서 살아보면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무주의 식품산업클러스트는 농림수산식품부가 전북을 광역 식품산업클러스트 대상지로 선정하면서 진전을 보게 됐다. 2008년 무주군의 산머루가 지역농업클러스트 육성사업에 뽑혔고, 천마와 호두가 2009년과 2010년의 향토산업 육성 대상으로 각각 선정됐다. 더욱이 반딧불사과가 농촌진흥청으로부터 대한민국 ‘탑프루트(top fruit)’로 선정됐고, 가을부터 다논코리아의 무주공장에서 유가공제품이 생산되면 무주는 생산에서 가공·판매까지 가능한 클러스트의 입지를 다지게 된다.

“무주는 식품산업 분야에서 무한한 가능성을 인정받고 있습니다. 그 증거가 바로 반딧불산머루·천마·호두입니다. 깨끗한 자연과 고랭지 기후 등 좋은 농업 여건과 유통 전략까지 갖추고 있습니다.”

반딧불산머루를 육성하기 위해 무주군은 사업비 50억원을 지원받았다. 이를 기반으로 머루 및 머루가공품 생산자와 도심 간의 네트워크를 구축했고, 마케팅도 지원하고 있다. 한국식품연구원에 따르면 무주군의 머루로 만든 와인이 포도 와인에 비해 몸에 유익한 성분인 폴리페놀(1.8배), 플라보노이드(1.8배), 안토시안(3.3배), 칼륨 및 칼슘(2배) 등은 많고, 나트륨의 함량은 오히려 3.1배나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양수발전소 폐터널을 머루와인 저장용 터널로 만들어 개관했는데, 1개월 만에 6500명이 넘는 사람들이 다녀갔습니다. 이곳에 저장된 와인 가운데 1700여 병이 같은 기간에 판매돼 2600여만원의 수익을 올렸고요. 또 초콜릿과 과립형 분말차, 머루씨기름 등 가공식품도 개발 중이어서 머루산업의 미래는 밝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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