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7월호

선거를 바꾸는 네트워크의 힘

  • 김국현 / IT평론가 goodhyun@live.com

    입력2010-07-07 09:2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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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선거를 바꾸는 네트워크의 힘

    6·2지방선거에서는 SNS를 활동한 선거운동이 주목받았다.

    선거 시즌마다 당대의 인터넷이 선거 판도를 어떻게 바꿀지에 대한 관측이 무성하다. 올해 지방선거도 예외는 아니었는데, 이번에는 트위터나 미투데이로 대변되는 SNS, 즉 소셜 네트워크가 주목을 받았다.

    SNS가 선거기간에 소통 채널의 기능을 할 것이라는 예측은 누구나 했다. 이 가운데 트위터의 RT 기능, 즉 특정 발언을 되풀이해 파급시킴으로써 동시다발적으로 생겨나는 ‘일파만파’의 물결 효과가 관심의 대상으로 떠올랐다. 붐을 일으키는 것은 물론 신드롬까지 만들어내는 입소문 효과의 메커니즘을 정치현장에서 재현할 수 있을지 모른다는 가능성을 선보였으며, 이 점이 향후 선거문화에 적지 않은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지금까지 영향력이라 하면 대개 유명인사에 의한 ‘일방적인 것’에 국한됐다. 그러나 앞으로는 ‘쌍방향의 비근한 영향력’이 득세할 수도 있다. 그냥 내가 좋아하는 온라인의 친구나, 팔로(follow)하고 있는 어느 누군가의 한마디가 나를 움직이는 것이다. 이번 지방선거에서도 투표를 독려하는 한마디가 그러한 물결 효과를 일으켰다.

    집 안 마루에서 투표일에 누구를 찍을까 이야기하던, 소소하지만 은밀한 가족적 풍경이 전국 규모로 확대되고 그 풍경을 마치 TV의 리얼리티 쇼처럼 관찰할 수 있는 시대가 펼쳐지는 것이다. 수없이 RT된 정보와 의견이라면 한번 들여다보게 되고,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는 일이다.

    그러나 사실 지난 반세기 동안 우리의 투표행위 자체는 크게 변하지 않았다. 여러 장의 투표용지 속에서 누가 누군지 좀처럼 기억이 나지 않아 오래간만에 ‘에라 모르겠다’ 하고 찍을 수밖에 없었던 이들도 있다. 검색창에 관심 후보자의 이름을 입력해보는 수고만 해보아도 판단에 필요한 정보를 습득할 수 있지만, 아직 인터넷이 지닌 이 쌍방향성을 실제로 활용하는 유권자의 수는 적다. 일상이 그만큼 귀찮고 피곤하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은 오히려 영향을 받기 쉽다. 누군가 가까운 이가 “이것이 정답”이라고 체계적인 방식으로 속삭이는 순간, 그럴지도 모른다고 생각하게 되는 것이다. 이 같은 변화를 체감하기에는 아직 대다수 국민이 이 채널과 네트워크로부터 멀리 떨어져 있기는 하지만 말이다.



    네트워크가 바꾸는 미래의 선거를 이야기할 때 예전에는 전자투표와 같은 극단적 직접민주주의의 변모를 이야기하곤 했다. 그러나 어쩌면 미래는 타인에게 영향을 줄 의지와 채널을 지닌 이들이 전체를 움직이고 마는 간접민주주의로 이행할지도 모를 일이다. 아니 어쩌면 이는 네트워크에 결합된 샘플이 전체를 움직이는 통계적 직접민주주의라 이야기해야 할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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