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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교육청 혁신학교 1년의 실험

“공교육 정상화 절반의 성공”

  • 송화선|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spring@dong.com |

경기도교육청 혁신학교 1년의 실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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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초등학교는 교장공모제를 통해 평교사 출신의 이중현 교장을 선임한 학교. 그는 김대중, 노무현 정부 시절 교육개혁위원회와 대통령직속 교육혁신위원회 등에서 활동한 인물이다. 20여 편의 시집과 동화책을 낸 작가이기도 하다. 이 교장은 교장공모 심사위원회에 낸 지원서에서 “조현초등학교를 국내는 물론 외국의 교사들이 벤치마킹할 수 있는 모델학교로 가꾸고 싶습니다. … 개인의 능력을 최대한 살리는 맞춤 교육, 자기 발견과 나눔을 배우는 활동 중심 교육, 생태 체험과 문화예술 체험을 통한 감성 교육, 생활 속에서 자기를 바로 세우는 실천 교육을 하고 싶습니다”라고 밝혔다.

혁신학교는 이처럼 나름의 교육 철학을 가진 인물이 교장으로 취임한 뒤, 넓은 자율성의 범위 안에서 개성적인 학교 문화를 만들 수 있다는 점이 특징. 이 교장은 “학생 수가 늘면서 학교의 교육 여건이 점점 나빠지는 건 걱정스럽지만, 서울과 수도권에서까지 우리 학교를 찾아오는 현상은 정말 고무적”이라며 “지난해 전입 학부모 60여 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90% 이상이 ‘사교육 같은 도시의 경쟁 교육으로부터 아이를 보호하고 싶어 왔다’고 답했다. 교육철학을 갖고 운영하는 혁신학교가 공교육 정상화에 기여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말했다.

성남 보평초등학교의 서길원 교장 역시 교장 공모 과정을 거쳐 취임한 평교사 출신이다. 그는 전교생이 26명에 불과하던 광주 남한산초등학교에 부임해 학교를 폐교 위기에서 구하고 우리나라 ‘작은 학교’의 모델로 키운 점을 높이 평가받았다. 작은학교교육연대의 대표이기도 한 서 교장은 교직에 있는 동안 쭉 ‘작은 학교’ 운동에 관심을 기울여왔다. 보평초등학교는 그런 오랜 연구의 결과물을 펼쳐 보일 수 있는 실험의 장이다. 그는 학생들을 2개 학년 단위로 묶어 1~2학년은 기초생활교육을 강조하는 ‘배움스쿨’, 3~4학년은 텍스트 이해교육에 집중하는 ‘나눔스쿨’, 5~6학년은 자기주도학습 위주의 ‘보람스쿨’에 속하도록 했다. 각각의 미니 학교는 소교장(수석교사)이 책임지고 운영한다. 서 교장은 “세 개의 학교가 독립적으로 운영되면서 각자에 맞는 창의적인 교육과정과 교육활동을 개발·적용하게 되면, 자연스레 학습자 중심의 맞춤형 교육과정이 탄생할 것”이라고 말했다.

개성 넘치는 공교육 실험

고양 서정초등학교에서는 교사 2~3명이 한꺼번에 참여하는 수업이 진행 중이다. 교과 담당 교사가 일반적인 수업에서처럼 강의하는 동안 보조교사들이 교실을 돌며 수업 내용을 잘 이해하지 못하는 아이들에게 보충 설명을 해주고, 딴청을 부리는 아이들은 수업에 집중하도록 도와주는 방식이다. 서우철 교사는 “학습 부진아의 경우 방과 후에 따로 지도하는 것보다 수업시간에 바로 옆에서 가르쳐주는 것이 훨씬 효과적이라고 판단했다”며 “실제로도 아이들의 학습 능률이 높아졌고, 수업 이해도도 향상됐다”고 밝혔다. 25명의 아이를 3명의 교사가 가르치기 위해 필요한 학습보조 교사에 대한 급여는 교육청에서 지급하는 혁신학교 보조금으로 충당한다.



용인시 흥덕고는 교훈과 교가가 없는 학교다. 이범희 교장은 “지나치게 계몽적이고 아이들을 억압하기만 하는 교훈, 교가는 필요 없다고 생각했다. 아이들이 각자 원하는 노래를 마음껏 부르게 하는 게 더 좋지 않은가”라고 했다. 이 학교 학생들은 “머리 길이는 자유롭게 해도 좋지만 지나친 염색은 안 된다. 학교 안에서는 흡연할 수 없다” 같은 교칙은 물론, 수학여행 장소와 일정까지 토론과 투표를 통해 결정한다. 현재 경기도 내에서 운영 중인 혁신학교는 초·중·고교를 합쳐 모두 43개. 이들 학교에서는 이처럼 저마다 수십 개씩 새로운 교육 실험을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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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화선|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spring@dong.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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