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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곤 박사의 한의학 이야기

보양(補陽)의 상징 녹용 태양인·소음인에겐 독 될 수도

보양(補陽)의 상징 녹용 태양인·소음인에겐 독 될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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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양(補陽)의 상징 녹용 태양인·소음인에겐 독 될 수도

보양약의 상징인 녹용

한의학에서만 녹용의 치료효과를 설명하는 것은 아니다. 제정 말기 러시아의 라스푸틴은 혈우병을 앓던 황태자 알렉세이 니콜라예비치의 병세를 녹용으로 호전시킨다. 라스푸틴은 보니엠의 노래에도 나오는 러시아의 괴승(怪僧)으로 고려 공민왕 시절의 신돈과 비슷한 점이 많다. 나름의 치료능력과 예지적인 힘으로 왕과 왕비의 신임을 얻었지만, 추잡한 행실로 제정 러시아의 최후를 재촉했다. 그가 괴승으로 유명해진 것은 죽음과 관련된 이야기 때문이다. 그를 러시아의 적으로 규정한 귀족들이 그에게 독약이 든 음식을 먹였는데도 죽지 않자 총을 쏘고 강에 던졌다. 그런데 사인은 익사로 밝혀졌다. 그런 괴력이 그가 처방한 시베리아산 녹용 덕분인지는 알 수 없다.

녹용은 수사슴의 갓 자란 뿔을 채취·가공해 말린 것이다. 우리나라에 들어오는 녹용은 매화록, 마록, 뉴질랜드산 등이 있는데, ‘본초강목’에 따르면 마록을 기원으로 삼는다. 마록은 ‘원용’이라고도 하는데, 효능이 가장 뛰어나며 열이 있는 사람은 약간 띵한 느낌이 올 정도로 약효가 강하다.

녹용을 오래 두어서 차츰 칼슘이 침착되고 골질화해 굳어진 뿔은 녹각이라고 한다. 또한 뿔이 돋아나온 이듬해에 절로 떨어진 것은 낙각이라 한다. 녹용, 녹각, 낙각은 용도는 비슷하지만 녹각이 녹용보다 훨씬 못하고, 낙각은 그 가치가 비할 수 없을 정도로 떨어진다. 그 밖에 사슴뿔을 푹 고아 우려낸 물을 다시 졸여서 엉기게 한 것을 녹각교라고 하고, 그 찌꺼기를 가루낸 것을 녹각상이라고 한다.

‘본초강목’엔 녹혈에 대한 이야기도 나온다. “녹혈주는 사생이라는 사람으로부터 얻은 것으로, 그는 약초를 채취하러 산에 들어갔다가 길을 잃었다. 그러다 사슴 한 마리를 붙잡아 채혈한 다음 피를 음용하고 나니 귀가시에 기혈이 충성하여 통상인과 다른 점이 있었다”라며 효과를 은근히 암시하고 있는 것.

눈길을 끄는 것은 ‘본초강목’이 은중감이란 사람의 기록을 빌려 사슴 중에서도 흰 사슴을 최고로 친다는 점이다. 이수광의 ‘지봉유설’에도 흰 사슴의 기록이 있다.



보양(補陽)의 상징 녹용 태양인·소음인에겐 독 될 수도
李相坤

1965년 경북 경주 출생

現 갑산한의원 원장. 대한한의사협회 외관과학회 이사, 한의학 박사

前 대구한의대 안이비인후피부과 교수

저서 : ‘콧속에 건강이 보인다’ ‘코 박사의 코 이야기’


“한라산에는 사슴이 많다. 여름밤이면 사슴들이 시냇가에 나가 물을 마신다. 한 사냥꾼이 시냇가에서 숨어보니 몇 천 마리 가운데 한 마리 사슴이 으뜸이고 빛깔이 흰데 그 등 위에는 머리털이 하얀 늙은이 하나가 타고 있었다. 이 얘기는 자순 임제의 ‘남명소승’에 나오는데 사실인지 아닌지는 모르겠다.”

백록담(白鹿潭)이라는 이름이 붙은 것은 이런 전설의 영향인지도 모른다.

녹용도 모든 사람에게 다 효과가 좋을 순 없다. 머리에 열이 집중되는 뜨거운 소양인이나 태양인에게 머리로 혈액이 용솟음치게 하는 것은 오히려 독에 가깝다.

신동아 2010년 10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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