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에 진출한 미국 소셜커머스 업체, 그루폰의 홈페이지.
소셜커머스의 급격한 성장 요인은 초기 PC통신의 공동구매처럼 큰 폭의 할인율로 제품과 서비스를 구매할 수 있다는 점에서 찾을 수 있다. 하지만 PC통신과 카페의 공동구매가 오래가지 못했던 것처럼 소셜커머스 역시 단지 할인율로만 소구점을 찾는다면 지속 성장은 어려울 것이다.
실제 국내의 소셜커머스 산업은 수십 곳의 업체가 난립하면서 성장통을 겪고 있다. 업체는 거래액은 늘지만 정작 수익률은 기대 이하이고, 판매자는 마진율이 형편없어 정작 판매를 하고도 손해를 보기도 한다. 그렇다보니 판매자나 유통업체는 낙전수익(구매를 하고도 오지 않는 소비자로 인해 발생하는 수익)을 기대하기도 한다. 특히 소비자는 할인 가격으로 서비스를 제공받다 보니 제값 주고 서비스를 받는 고객과 다른 대접을 받는다고 불만을 터뜨리기도 한다.
판매자는 소셜커머스 사이트에 제품을 대체로 반값 정도의 파격적인 가격으로 등록한다. 1만원에 팔리던 제품을 5000원에 등록하는 것이다. 그 비용 중 많게는 50%, 적게는 20%가 커머스 업체에 지불해야 하는 수수료다. 즉, 판매자는 1만원에 팔 제품을 2500~4000원에 판매하는 것이다. 자칫 원가보다 낮은 가격에 판매함으로써 심각한 경우 팔고도 손해를 볼 수 있다. 그렇기에 소셜커머스에 제품을 등록하고 오히려 사업이 더 어려워졌다는 판매자들의 불만도 간간이 보인다.
국내 대표적인 소셜 공동구매 서비스인 티켓몬스터는 지난해 240억원의 거래액에 60억원의 수수료를 기록했다. 회사가 지난해 5월 설립된 것에 비춰볼 때 대단한 실적이다. 그루폰의 기업가치가 10조원을 넘어 30조원에 육박하는 것 역시 다른 IT 서비스와 달리 당장의 수익모델과 유통망을 장악하는 기본 비즈니스 모델의 특성 덕분이다. 하지만 2000년대 ‘닷컴 버블’로 잘나가던 기업들이 순식간에 어려움을 겪은 것처럼 소셜커머스 역시 안심할 수 없다. 소셜커머스는 판매자와 구매자, 두 고객군(群)을 상대하는 양면 시장의 비즈니스 모델을 갖추고 있다. 그렇기에 양쪽 모두에 만족을 주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 두 가지 진화가 필요하다. 첫째는 기존의 공동구매나 오픈마켓이 주지 못하는 쇼핑의 즐거움을 줘야 한다. 그것이 단순히 저렴한 가격만은 아닐 것이다. 손쉬운 검색, 맞춤형 판매 상품 정보 제공, 신뢰도 있는 환불·사후서비스(AS) 정책, SNS와 모바일이라는 새로운 플랫폼 특성에 맞는 기능 제공이 필요하다. 이런 면에서 그루폰과 페이스북의 딜은 기존 온라인 커머스에서 누릴 수 없었던 유용한 기능이 돋보인다.

페이스북이 제공하는 소셜커머스 플랫폼, 딜.
둘째는 이미 상품력과 시장 지배력, 기득권을 갖춘 파워 판매자들이 지속적으로 소셜커머스를 이용하게 만드는 기술이 필요하다. 시장이 안정기, 성숙기에 접어들기 위해서는 영향력을 갖춘 판매자가 플랫폼을 떠나지 않고 안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판매자가 안정적으로 입점해서 상품을 손쉽게 거래할 수 있는 시스템을 제공해야 한다. 즉 거래액을 분배하는 수수료 기반의 비즈니스 모델 외에 광고 비즈니스 모델 구축도 필요하다.
아무쪼록 한국의 소셜커머스가 무늬만 소셜이 아닌, 진정한 새로운 커머스 2.0으로 거듭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