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10월호

‘이지송식 개혁’ 불가능을 가능으로 바꾸다!

통합 3년 만에 경영 정상화 LH

  • 정현상 기자| doppelg@donga.com

    입력2012-09-21 14:4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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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업이익 1조3000억 원, 부채비율 100% 하락
    • 두 개 공사, 화학적 통합 이끈 소통의 리더십
    • “국민 편에서 생각하고 판단한다”
    • LH 역사 새로 쓴 도전과 열정의 3년
    • 입찰 심사 CCTV 촬영 등 청렴도 우수 공기업
    ‘이지송식 개혁’ 불가능을 가능으로 바꾸다!
    한국토지공사와 대한주택공사가 통합해 탄생한 LH(한국토지주택공사·사장 이지송)가 올 10월 1일로 출범 세 돌을 맞는다. 2009년 10월 출범 당시 LH는 미국발 서브프라임 사태, 통합 후유증 등으로 위기를 맞이했지만 이후 뼈를 깎는 구조조정과 사업다각화를 통해 경영 정상화를 이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지송 사장의 집무실 한쪽에 마련된 파일 보관장에는 LH가 통합 이후 추진하고 있거나 완료한 사업에 관한 모든 내용이 순서대로 정리돼 있다. 이 사장이 보물처럼 소중하게 여기는 것들이다. 이 사장은 그 서류들을 읽고 판단할 때 “국민의 편에서 생각해왔다”고 말한 적이 있다. 그의 말처럼 지난 3년간 LH는 과연 국민의 편에서 사업을 벌여왔을까. 출범 3년을 맞이해 LH의 사업 파일을 열어본다.

    LH의 전신인 대한주택공사와 한국토지공사는 통합 이전 국토개발과 국민 주거복지 향상에 기여해온 게 사실이다. 여의도 면적의 213배에 달하는 618㎢를 개발해 공공택지의 81%를 공급하고, 여기에 448만 호의 주택을 짓거나 짓게 해 주택난 완화와 도시환경 개선에 기여했다.

    주공과 토공의 역할

    ‘이지송식 개혁’ 불가능을 가능으로 바꾸다!

    이지송 LH 사장.

    서민과 저소득층의 마지막 주거안전망이라 할 수 있는 임대주택 보급도 떠맡다시피 했다. 1960년대 이후 총 124만 호의 임대주택을 건설·공급해 현재 국내 전체 임대주택의 43%인 59만6000호를 LH가 보유한 상태다. 장기공공임대주택의 72%를 양 기관이 임대·운영했다.



    산업단지 조성에도 앞장서 두 기관이 조성한 전국 70개 산업단지 178㎢에 8500여 기업이 입주했다. 생산효과는 169조 원, 고용창출 32만 명에 달했다. 이렇게 두 기관이 택지, 신도시, 도시재생, 산업단지 개발 등의 사업을 통해 제공한 토지는 총 916개 지구 1068㎢로, 전체 도시면적 1만7420㎢의 6.1%에 달한다. 서울시 면적의 1.7배에 해당하는 넓이다.

    이런 국가적 공헌에도 불구하고 두 기관은 중복개발의 폐단과 수요를 감안하지 않은 무리한 개발, 물량 위주의 택지 공급, 신도시의 베드타운화 등의 문제가 한꺼번에 불거지면서 통합론이 제기됐다. 결국 정부는 공기업 선진화정책의 일환으로 LH의 통합을 결정했다. 수장은 현대건설 사장 출신의 이지송.

    이지송 LH 사장은 “택지개발사업의 기능 중복으로 동일 사업에 대한 중복투자, 경쟁적 개발에 따른 비효율성, 택지와 주택 건설의 분리로 주택건설비가 높아지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통합할 수밖에 없었다. 민간과 지방자치단체의 참여로 택지개발에 대한 공기업의 비중이 줄어드는 것도 한 이유가 됐다”고 밝혔다.

    이런 사연을 안고 출범한 LH호는 출항부터 난항을 겪었다. 미국발 금융위기로 부동산 시장이 꽁꽁 얼어붙으면서 재무위기가 찾아온 것. 당시 LH의 재무상황은 심각했다. 2009년 말 기준으로 LH의 재무현황은 자산 130조 원, 부채 109조 원, 금융부채 75조 원이었고, 금융부채비율은 자본금 21조 원 대비 361%에 육박했다. 통합 전 주공, 토공 두 기관이 사업구조와 재무역량을 넘은 과도한 사업을 경쟁적으로 펼친 게 원인이었다.

    택지개발이나 대단위 아파트 건설사업의 경우 한번 투자하면 투자기간이 평균 7년이 걸린다. 그 금액을 회수하는 데도 12년이 걸려 그 사이 기간에는 투자금이 모두 부채가 된다. 임대주택 한 채를 건설할 때마다 9300만 원의 부채가 늘어났고 설상가상으로 부동산 경기침체까지 가세했다. 여기에 세종시, 혁신도시 개발 등 재무역량을 넘어서는 과도한 국책사업을 수행하고 법령에 근거가 없는 지자체의 과도한 기반시설 설치 요구를 수용한 것도 화근이었다.

    先재무, 後사업

    이 사장은 취임 즉시 “재무 부실의 원인과 해법을 낱낱이 밝혀 국민 앞에 고하겠다”고 선언한 뒤, ‘선(先)재무, 후(後)사업계획’의 기치를 내걸었다. 제로베이스 상태에서 LH 재무 부실의 원인과 대책을 국민 앞에 소상히 밝히겠다는 것이었다. 이 사장은 즉시 내외부 전문가로 구성된 재무개선특별위원회를 조직해 109조 원에 달하는 부채를 줄이고 단기 유동성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재무구조 개선 대책 마련에 들어갔다. 우선 민간 전문가로 구성된 재무개선특별위원회를 구성해 LH 부채가 이토록 많아진 원인과 내용을 규명했다. 그 결과로 나온 게 재무개선 100대 과제였다.

    당시 LH의 사업물량은 총 414개 지구 594㎢, 425조 원 규모로 국내 전체 공공개발사업의 50%를 담당하고 있었다. 2010년 6월 말 기준 부채는 117조 원으로 이 중 이자를 부담하는 금융부채는 84조 원이었다. 하루 이자만 99억 원에 달했다. 민간기업이었다면 연명하기조차 어려운 수준이었다. 사업 조정 없이 기존 모든 사업을 추진할 경우 2018년이면 부채가 325조 원까지 급증해 회복 불가능한 수준에 도달할 상황이었다. 불요불급한 사업지구를 제외하고 전반적인 조정이 불가피했다.

    정부와 지자체는 LH의 사업조정 필요성은 공감하지만 국민에게 미치는 영향을 고려해 신중한 추진이 필요하다며 사업조정으로 인한 정책 신뢰도 저하와 집단민원의 우려가 있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하지만 이 사장은 심각한 재무구조 개선과 과도한 사업이 불러일으킬 국민 경제적 피해를 막기 위해선 전면적 사업조정이 불가피하다는 점을 대외적으로 역설했다. 통합 전 무분별하게 벌여놓은 사업을 정리해야 LH가 살 수 있고, LH가 살아야 국가 경제를 살리며 국민 부담을 줄일 수 있다는 논리를 폈다. 이 사장은 심지어 “적자가 뻔히 예상되는 사업을 그대로 진행하는 것은 국가 경제나 후손에 큰 죄를 짓는 일”이라고까지 했다.

    자금조달 위기 겪기도

    부동산 경기침체가 지속되는 가운데 LH는 자금조달의 한계상황에 봉착했다. 2010년 7월에는 경기도 성남시의 모라토리엄(지급유예) 선언이 있었고, 언론의 LH 재무상황 악화 보도가 이어지면서 자금조달용 채권 발행이 사실상 중단되는 사태가 벌어졌다. 2010년 8월 16일 LH 노사는 공동으로 비상경영을 선포했고 12월 29일에는 미착수된 신규사업 138개 지구 196㎢, 143조 원의 사업에 대한 조정계획을 포함한 조직·인사·사업관리 등 경영 전반에 걸쳐 경영쇄신을 하는 내용의 ‘경영정상화 방안’이 발표됐다.

    경영 정상화 방안에는 LH 전 직원 임금 10% 반납, 인력감축, 고유 목적 외 사업 모두 정리, 원가 절감, 사업시스템 개선 등 강도 높은 자구 노력 방안이 담겼다. 138개 지구 신규사업에 대한 사업조정도 흔들림 없이 추진키로 했다. 사업조정은 실제 LH의 사업 패러다임을 전환하는 계기가 됐다. LH는 신규사업 축소를 통해 70조 원 규모의 사업비를 줄이고 40조 원 내외의 사업비 투자를 차례로 미뤄나감으로써 총 110조 원 정도의 사업조정 효과를 기대할 수 있게 됐다.

    이에 따라 2014년부터는 사업수지가 흑자로 전환되고, 2016년부터는 금융부채가 감소세로 전환돼 안정적 경영이 가능할 것이라는 게 LH의 판단이다. 사업조정은 현재 극소수의 지구를 제외하고 대부분 마무리됐고, 금융부채비율은 이미 지난해부터 줄어들고 있다.

    이 사장은 현장에서 단련된 CEO답게 사업이 취소된 지구를 찾아다니며 일일이 이해를 구했고, 일부 지구는 주민들과의 대화를 통해 사업 재개가 결정된 곳도 있다. 이 사장은 어려움을 호소하는 직원들에게 “사업조정에 있어 모든 이해당사자를 만족시킬 수는 없다. 원칙과 기준이 흔들려서는 큰일을 만들어갈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 사장의 선 재무, 후 사업에 기반을 둔 사업조정 선언은 기존 공기업 개발사업 패러다임을 철저히 경제적 관점으로 변화시키는 도화선이 됐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 결과 정부는 임대주택건설, 산업단지 조성 등 핵심 공익사업에 대해선 LH에 손실보전을 해 주기로 했다.

    조직 물갈이 활력 불어넣어

    부채절감 노력은 판매 총력전으로 이어졌다. LH는 2010년 8월 비상경영에 돌입한 이후 전사적인 판매촉진활동을 벌여왔다. 공기업으로서는 보기 드물게 가두 캠페인, 투자설명회 개최, 신규 수요 발굴 등 다양한 판촉활동을 벌여나갔다. 전 직원의 판매요원화, 다양한 판매촉진 전략이 차츰 효과를 발휘하면서 지방권을 중심으로 부동산 시장이 회복돼 매출이 계속 늘고 있다. 고유목적 외 사업은 전부 정리한다는 원칙에 따라 인천 논현 집단에너지사업을 1883억 원에 매각하는 한편, 비축형 임대사업도 폐지했다.

    인사와 조직에도 혁신적인 변화가 있었다. 공정하고 투명하게 만들어진 7단계의 인사검증시스템을 통해 2009년과 2010년 두 차례에 걸쳐 1, 2급 직원 75%를 물갈이하고 304개 직위에 젊고 유능한 하위 직급자를 대거 발탁해 보직을 부여했다. 유사기능을 가진 부서는 통폐합됐다. 모든 조직은 현장 중심의 자기완결 구조로 바뀌었다. 2010년 초 본사 인원의 25%인 500여 명을 사업현장에 배치한데 이어 2011년 초에는 현장사업단을 확대해 LH 전체 인력의 57%인 3750명이 고객을 마주 대하는 곳으로 전진 배치됐다. 고객 서비스를 확대하고 현장의 생산성을 강화하기 위해서였다. 현장인력이 늘어나다보니 보상에서 개발, 공급, 사후관리까지 모든 일이 현장에서 일괄적으로 처리되는 구조가 됐다.

    이런 노력의 덕분일까. 경영실적은 크게 호전됐고 금융부채 증가세가 현저하게 떨어지기 시작했다. 2011년 말 기준 매출은 전년 대비 16% 증가한 15조3000억 원, 영업이익은 1조3000억 원, 당기순이익은 전년대비 55% 증가한 7905억 원을 실현했다. 판매는 40% 성장한 22조4000억 원에 달했고 올해는 25조 1000억 원으로 늘어날 것으로 LH는 예상하고 있다. 특히 금융부채는 2010년 10월 경영 정상화 방안 발표 당시의 예측치보다 10조 원 감소한 97조7000억 원에 그쳤다. 전년보다 7조 원밖에 증가하지 않은 것이다. 부채비율은 전년도의 559%에서 468%로 줄었다. 지난 상반기 결산에서는 부채비율이 455%로 더 떨어졌다.

    ‘이지송식 개혁’ 불가능을 가능으로 바꾸다!

    ‘현장형 CEO’ 이지송 사장이 2010년 12월 초 농성 중인 파주 운정3지구 주민들과 대화하고 있다.

    통합 직전 안진회계법인이 분석한 LH의 2011년 금융부채 예상액이 110조 원인 점과 부채비율 감소세 전환 예상시점이 2014년인 점을 감안하면 경영 정상화 방안이 제대로 먹혀들어갔음을 부인할 수 없다. 관련 업계에서 LH의 경영정상화에 더욱 속도가 붙을 것으로 점치는 이유도 이런 놀라운 실적이 바탕이 되고 있다.

    LH가 단기간에 경영 정상화의 토대를 마련할 수 있었던 데에는 주공 출신 조직과 토공 출신 조직의 빠른 화학적 통합도 한몫을 했다. LH 출범 이전 통합과 관련해 가장 우려됐던 점이 양 기관의 이질적 기업문화를 어떻게 통합하느냐는 문제였다. 하지만 LH는 이 사장 특유의 소통형 리더십 아래 직원 융화프로그램을 가동해 물리적 통합이 아닌 진정한 화학적 통합을 조기에 이뤄냈다.

    다른 공기관이나 은행이 합병해도 2년에서 4년씩 걸리는 업무시스템 단일화를 단 7개월 만에 끝냈다. LH는 출범과 동시에 본사, 지역본부, 현장 조직 및 사규, 급여·후생제도 등을 통합 운영하기 시작했으며 업무와 사업수행의 기반이 되는 경영정보시스템을 출범 후 7개월 만에 단일화했다. 또한 전문가 자문, 직원 조사 등을 통해 통합공사에 맞는 미션, 비전, 핵심가치 등 가치체계를 새롭게 정립하고 전 직원이 공통의 가치를 공유하도록 했다.

    ‘햄버거로 점심’

    무엇보다 화학적 통합과정에서 빛을 발한 건 CEO의 소통 리더십이었다. 이 사장은 LH 출범 전 설립준비단 시절부터 직원들과 격의 없는 대화를 통해 양 기관 출신 간의 이질감을 줄이려 노력했다. 식당에 가서 밥 먹는 시간을 줄이기 위해 양 공사의 처실장급 인사들을 모아놓고 햄버거를 먹으며 업무파악을 하던 중 한 관계자가 “대한민국 최대 기업인 통합공사의 CEO인데 햄버거로 점심을 드셔서 되겠느냐”고 말하자 “그런 소리 마라. 현재 가장 시급한 것은 완벽하게 양 공사 업무를 신속하게 파악하는 것이다. 하루라도 더 빨리 직원들을 만나고 싶다. 서류로 업무보고만 받기보단 직접 얼굴 맞대고 묻고 들어야 전체적으로 제대로 파악할 수 있다”고 대답했다.

    이 사장은 또 당시 직원들이 출신 공사의 입장만을 주장하자 대로하며 “양 공사의 이질적 문화를 시시때때로 느낀다. 지금 여러분은 토공과 주공의 대변인으로 이 자리에 와 있는 것이 아니다. 어떻게 하면 성공적인 통합 공사를 만들 수 있을지 양 공사가 아닌 통합 공사의 입장에서 넓은 마음으로 사명감을 갖고 일해달라”고 일갈해 직원들을 숙연케 했다는 것.

    LH 출범 이후 이 사장은 직급, 직렬, 성별을 아우르는 대화의 마당을 통해 직원과 소통해나갔다. 전 직원을 대상으로 한 한마음 교육, 부서 간 화합활동 등에 직간접적으로 개입해 조직융화 활동을 벌여나갔다. 격식에 얽매이지 않고 불시에 사무실을 방문해 직원들과 허심탄회하게 대화를 나눴다.

    2010년 3월에는 경영 정상화 추진의 선두에 설 부장급 이상 간부사원 700여 명을 모아 경영 현안에 대한 간담회와 ‘어울림 한마당’을 개최했고, 3·4급 직원과의 간담회, 여성 직원과의 간담회, 부서별 CEO와의 대화마당 등 2011년 상반기에만 20회가 넘는 직원과의 대화자리를 마련했다. 통합 이후 첫 사내커플에 대해선 자청해 주례를 서기도 했다.

    심지어 복도에서 만난 여직원에게서 “업무 때문에 잠을 설쳐 얼굴에 뾰루지가 난다”는 말을 듣고서는 자신의 개인 돈으로 피부 관리를 받도록 한 적도 있다. 봉투에 발신인을 적지 않고 ‘피부관리’란 네 글자만 적었는데도 사장이 준 것임을 직감한 직원이 고마움을 표시하자 “나는 돈을 직접 준 일이 없다”고 시치미(?)를 떼며 “열심히 피부 관리 잘 받아서 뽀송뽀송한 피부로 돌아와 일하라”고만 했다는 것. 이 뾰루지 사건은 공사 내부에서도 화제가 될 만큼 잘 알려져 있다.

    이런 CEO 소통 리더십에 더해 양 기관 출신 직원의 교차·혼합 배치와 현장 중심의 인사·조직 개혁도 직원을 하나로 묶는 데 큰 몫을 했다. 이 사장은 “한 배를 타고서도 한 방향으로 노를 저을 수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배에서 내려라. 조직 융합은 LH가 큰 나무로 성장하기 위한 뿌리와 같다”고 늘 강조한다.

    청렴도 최하위서 우수 등급으로

    “공기업에 와보니 무책임과 무사안일이 만연해 있다. 대책 없는 사업에 대해 책임지는 사람도 없고 시간이 지나면 해결된다는 식이다. 좀 더 책임감 있게 적극적으로 일해달라. 내가 사장직에 있는 한 시간이 해결해주는 일은 없다.”

    이 사장은 틈날 때마다 LH의 내부 개혁을 주문한다. LH는 출범 직후 1·2급 직원의 75%(484명)를 물갈이한 데 이어 인력 1135명을 감축했다. 강력한 부정부패근절시스템도 구축했다. 국민 공기업으로 새롭게 태어난다는 각오로 직무와 관련해 10만 원이 넘는 돈을 받는 경우 즉시 퇴출하는 ‘10만 원 원스트라이크 아웃제’를 도입했고, 간부 직원을 대상으로 재산등록과 청렴도 평가를 실시했다. 공기업 최초로 지방에 감찰분소를 설치해 운영하기도 했다.

    2011년 초 LH의 모든 임직원은 ‘LH 부패추방 및 청렴실천 결의대회’를 개최했는데 △ 윤리헌장 및 행동강령 준수 △일체의 금품·향응 수수 등 부패행위 배격 △사회적 책임 및 고객감동경영 등을 내용으로 하는 청렴서약을 했다. 이 자리에서 이 사장은 “부패척결 없이는 경영정상화도 모두 물거품”이라며 골프금지와 청탁행위 강력근절 등을 천명했다.

    이런 강도 높은 부패방지 정책을 지속적으로 추진한 결과, 국민권익위원회가 실시한 공공기관 청렴도 측정에서 공기업 중 최고 상승률을 기록했으며, 2011년 부패방지시책평가에선 ‘우수 등급’ 기관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출범 2년 만에 청렴도 최하위기관에서 청렴도 우수 공기업으로 새롭게 태어난 것.

    비리가 일어날 소지를 원천적으로 제거하기 위해 입찰제도도 획기적으로 개선했다. 클린 입찰심사제도 구축이 바로 그것. 입찰심사제 전 과정을 CCTV로 촬영해 공개하고 최저가 심사 관행과 주관적 심사 제도를 폐지했다. 당연히 건설업계에선 쌍수를 들고 환영했다. 최근 LH가 70여 개 건설사를 대상으로 자체 설문을 실시한 결과 전체 건설사의 91%가 개정된 입찰심사제에 만족한다고 응답했다. 심사 공정성에 대한 설문 역시 ‘매우 공정하다’ 69%, ‘공정하다’ 27%로 공정하다는 응답이 무려 96%에 달했다.

    LH 출범 3년은 부채와의 투쟁이자 혹독한 군살 제거의 기간이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국민생활의 어려움을 해소하고 경제를 활성화하기 위한 공적 임무도 계속 확대해왔다. 전세난 해소를 위해 2010년 1만6000호에 그쳤던 주택 공급량을 2011년 말 6만3000호로 늘리고 올해는 7만1000호로 증가시켰다. 이 모두가 재무개선의 성과가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이외에도 신축 다가구 임대주택 2만 호 건설, 대학생 전세임대 1만 호 등 전세 임대 아파트 2만2000호 등 총 4만7000호의 주거복지 사업을 적극 추진할 계획이다. 실버사원 2000명과 신입 및 청년 인턴 각 500명 등 3000개의 일자리도 창출했다. LH실버사원은 60세 이상 고령자로 전국 임대아파트에 배치돼 하자보수 접수, 취약세대 지원 등을 한다. 고령이라는 이유로 취업하지 못한 ‘취업애로계층’에 일자리를 제공했다는 점에서 의미 있는 프로젝트였고, 큰 호응을 얻었다.

    LH는 ‘통합 3년’이라는 긴 터널을 이제 막 벗어나는 시점이다. 장애물도 많았지만, 이룬 것도 많았다. 이지송 사장은 “먼 훗날 우리의 도전과 열정의 3년이 LH 역사를 새롭게 개척한 자랑스러운 기간으로 기억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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