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복궁 서쪽, 인왕산 능선 따라 펼쳐진 서촌에는 근·현대 한국인의 삶이 살아 숨 쉰다. 1930년대 대량 건설된 허름한 한옥 살림집과 적산가옥들, 볼품없는 콘크리트 양옥이 시선을 붙든다. 아름답지만은 않은 그 풍경에 마음이 끌리는 건 그 속에 지나온 세월과 기억이 남아 있기 때문이다. 얽히고설킨 마을 공동체에서 살 비비며 살아온 옛사람들의 얼굴, 그 정겨움과 가치를 발견하는 것이 서촌 산책의 묘미다.
서촌에 반한 젊은 예술가들이 하나둘 이곳에 자리를 잡으면서 마을 곳곳에 작은 식당과 카페, 갤러리, 공방이 생기고 있다. 깔끔하고 현대적인 공간들이 서울의 옛 풍경과 어우러지며 자아내는 독특한 아름다움은 오늘 서촌의 새로운 멋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