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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수장학회 ‘언론사 매각’ 대화록 평지풍파

박근혜 아킬레스건 터져 타격 부산지역에선 플러스 요인

  • 송국건| 영남일보 서울취재본부장 song@yeongnam.com

정수장학회 ‘언론사 매각’ 대화록 평지풍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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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최 이사장은 MBC 측과의 대화 내용이 보도된 직후 주변사람들에게 “미치겠다. 너무 억울하다. MBC나 부산일보나 내가 어떻게 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닌데, 그런 식으로 몰아가는 게 이상하고, 대화 내용이 새나간 것도 이상하다”고 토로했다고 한다. 정수장학회 사정을 잘 아는 한 인사의 말이다.

“장학회 내에서 부산일보를 사회에 환원하는 것은 ‘강탈’ 부분을 인정하는 것인 만큼 차라리 팔아서 공익단체에 기부하는 방식으로 문제를 풀자는 얘기는 쭉 있어왔다. 그런 내용이 녹취록 형태로 공개되니 뭔가 새로운 일이 벌어진 것처럼 돼버렸다. 대선을 앞두고 최 이사장이 모양 좋게 일을 마무리하려고 했던 것 같은데, 이런 일이 일어나니 최 이사장은 박 후보에게 크게 누를 끼쳤다는 생각을 하는 것 같다.”

실제로 이번 일은 가뜩이나 지지율 정체로 고민하는 박 후보에게 심각한 상처를 안겨주고 있다. 타격의 방향은 두 가지, ‘강탈’과 ‘꼼수’다. 박 후보는 선거 초반 박정희 대통령 시절의 과거사 문제에 시달리다가 추석 연휴를 앞두고 사과하면서 이 문제를 마무리하려 했다. 하지만 이번에 정수장학회 문제가 쟁점이 되면서 야권에서 박정희 대통령 시절의 전반적인 폭압을 부각시킬 수 있는 빌미를 줬다.

정수장학회는 부산의 기업인 고(故) 김지태 씨가 1958년 설립한 ‘부일장학회’가 모태다. 박정희 정권이 들어선 1962년 김지태 씨는 외환관리법 위반혐의로 구속됐고, 공소취하의 대가로 땅 10만여 평과 MBC, 부산MBC, 부산일보의 지분을 ‘기부’했다. 박정희 정권은 이 재산을 기반으로 ‘5·16 장학회’를 설립했고, 1982년 박정희의 ‘정’과 육영수의 ‘수’자를 따서 ‘정수장학회’로 개명했다. 이 부분은 2007년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와 2012년 2월 김씨 유족이 낸 소송 1심에서 재판부가 인정한 내용이다. 따라서 정수장학회가 보유한 MBC와 부산일보 지분을 박 후보가 출마한 18대 대선을 앞두고 매각해 부산지역의 복지사업에 쓰겠다는 구상은 ‘장물을 팔아 선심을 쓰겠다는 것’이란 야권의 주장에 힘을 실어주게 된다.

아울러 정수장학회가 언론사 지분매각 사실을 ‘모양새 있게’ 발표하기 전에 언론 보도가 먼저 나오고, 특히 대화록 내용이 장학회와 MBC 측이 밀실에서 흥정을 벌인 것처럼 비쳐진 점은 박 후보에게 적지 않은 부담을 주고 있다. 사회문제가 돼 있는 중차대한 문제를 ‘꼼수’를 부리듯 몇 사람이 모여 해결방안을 숙의했다는 비판이 충분히 나올 수 있는 대목이다.



부산 민심은 다르다

반면, 대선 격전지인 부산지역에선 이번 일이 박 후보에게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부산의 한 언론사 기자는 “사실 부산일보 문제는 너무 오래 끌어왔기 때문에 시민은 어떤 형식으로든 정리되길 바라고 있었다. 정수장학회가 골칫덩이인 부산일보를 팔아 부산지역의 복지사업에 쓰겠다는데, 그것을 마냥 ‘대선용’이라고 고깝게만 보겠느냐, 정수장학회의 구상은 시민들 입장에서 볼 때 절묘한 카드가 될 수 있다”고 했다.

결국 대선 국면에서 불거진 정수장학회의 언론사 지분 매각 파문은 전국적으론 박근혜 후보에게 마이너스가 되지만 동향 출신 두 명의 야권 후보와 힘겨운 싸움을 벌이고 있는 부산에선 플러스 요인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

신동아 2012년 11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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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국건| 영남일보 서울취재본부장 song@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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