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2월호

“수면제, 안정제로 버틴다… 대선 개입? 난 對北 심리전 요원일 뿐”

‘국정원女’ 김모 씨의 울분 토로

  • 송홍근 기자 │carrot@donga.com

    입력2013-01-16 1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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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누가 미행하는 것 같아 깜짝깜짝 놀라
    • 북한 사이버 심리전 방어 업무 담당
    • 공황장애 증상 생겨…‘政爭이 낳은 피해자’
    “수면제, 안정제로 버틴다… 대선 개입? 난 對北 심리전 요원일 뿐”

    지난해 12월 13일 오후 국정원 관계자들이 여직원 김모 씨를 경호하며 서울 역삼동 오피스텔 건물을 빠져나가고 있다.

    “누가 나를 미행하거나 감시하는 것 같은 느낌이 들어 깜짝깜짝 놀라요. 늘 불안하고요. 웅성웅성하는 소리가 들리는 것도 같고….”

    국가정보원 여직원 김모 씨(29)는 공황장애 증상에 시달리고 있다. 한 달 넘게 신경안정제, 수면제를 투약한다. 병가를 내고 출근하지 않는다. 아닌 밤중에 홍두깨 격으로 정쟁(政爭)의 한복판으로 쓸려 들어갔다. 지난 대선 직전 민주당이 ‘국정원 아지트’라고 주장한 오피스텔에서 그녀는 도대체 뭘 한 걸까.

    김 씨는 당시 일을 떠올릴 때마다 불안이 밀려온다. 지난해 12월 11일 퇴근길에 악몽 같은 사건이 시작됐다.

    “오후 6시 30분쯤 엘리베이터를 타고 집이 있는 6층에 내렸더니 사람들이 모여 있었습니다. 한 남자가 어디 사시느냐, 이름이 뭐냐고 묻더군요. 1층으로 다시 내려가 경비 아저씨에게 ‘무슨 일이 생겼느냐?’고 물었어요. 잘 모르겠다고 하더군요. 6층에서 이것저것 묻던 그 사람이 1층으로 내려와 또 이름을 물었습니다. 저를 따라 6층으로 다시 올라와선 다른 이들에게 ‘국정원 직원이 맞다’고 하더군요.”

    악몽으로 변한 퇴근길



    김 씨는 집으로 들어간 후 이틀 뒤인 12월 13일 오후 3시 30분까지 나오지 못했다.

    “사람들이 초인종을 연거푸 누르고 문을 발로 찼습니다. ‘왜 안 나오느냐’고 소리를 지르기도 했고요.”

    김 씨 집 앞에서 소동이 벌어진 것과 비슷한 시각,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 후보 선거대책위원회 대변인이던 진성준 의원이 브리핑할 게 있다면서 기자실을 찾았다.

    “국정원 직원이 정치 관련 홈페이지에 접속해 문 후보를 비방하는 댓글을 무차별적으로 올리고 있다는 제보를 받았다. 3차장실 심리정보국 소속 김모 씨가 상급자 지시를 받아 서울 역삼동의 한 오피스텔에서 수개월간 근무하면서 야권 후보 비방을 일삼았다고 한다. 민주당 공명선거감시단이 ○○오피스텔 607호로 출동했다. 문 열어달라고 요구하고 있는데 거절해 대치 중이다. 포털사이트나 정치 관련 홈페이지에 접속해 글을 올렸기에 현장 컴퓨터 등을 압수하면 증거물을 확보할 수 있으리라고 본다.”

    오후 6시 55분, 민주통합당의 한 당직자가 선거관리위원회(선관위)에 전화를 걸어 “강남구 역삼동 소재 모 오피스텔에서 불법 선거운동을 하고 있다”고 제보했다. 25분 뒤 선관위 직원이 오피스텔 로비에 도착해 제보자를 만난 뒤 6층으로 올라왔다. 선관위 특별기동조사팀원 5명도 현장으로 출동했다. 기자들까지 몰려와 김 씨 집 앞은 어수선했다.

    오후 7시 30분, 선관위 직원 1명, 경찰 1명, 민주당 법률지원단 소속 변호사 1명이 오피스텔 안으로 들어왔다. 선관위 직원은 김 씨의 운전면허증을 촬영하고 4분 만에 철수했다. 불법 선거운동을 했다고 볼 만한 물증을 발견할 수 없었다. 선관위 직원이 제보자에게 “다 끝났죠?”라면서 조사 종료를 고지했다.

    “얼굴 노출할 수 없었다”

    선관위 직원, 경찰이 떠난 뒤 초인종이 또 울렸다. 겁이 난 데다 정보기관 요원이 얼굴을 노출시킬 수 없어 문을 열어주지 않았다.

    “이 사람들이 왜 이러는지, 난리법석이 왜 벌어졌는지 알 수가 없었어요. 밖에 사람이 많다보니 웅성웅성하는 소리가 집 안으로 들어왔습니다. 발자국 소리가 끊이지 않았고요. 공포가 밀려왔습니다. 어떤 상황인지 알 수 없었던 터라….”

    김씨는 112에 신고하기도 했다.

    “집 앞에 사람들이 계속 와서 문 두드리고 초인종 울리고 그러는데, 좀 무서워서 그러는데 와주실 수 있을까요?”

    “신고자 집을 그렇게 두드려요?”

    “네. 와주시겠어요? 계속 두드리고 초인종도 계속 누르고 그러는데….”

    경찰이 오지 않아 30분 후 신고전화를 다시 걸었다. 목소리가 떨렸다.

    “저기 조금 전에 신고했었는데 오시는 건가요? 오고 계시는 건가요?”

    “경찰관이 아직 안 왔습니까?”

    “잘 모르겠는데요. 밖에서 계속 초인종 누르고 있어서….”

    김 씨는 모두 4차례 112에 신고했다. 이웃 주민들도 “무슨 사고가 생긴 것 같다”면서 112에 전화를 걸었다. 출동한 경찰이 초인종을 눌렀으나 김 씨는 경찰이 왔다는 것을 인지하지 못했다.

    “밖이 시끄러워 인터폰으로 말이 들리지 않았습니다.”

    김 씨가 무서움에 떨고 있던 시각인 오후 10시 23분, 진성준 의원이 다시 브리핑에 나섰다.

    “최근 국가정보원 3차장 산하 심리정보단이란 조직이 심리정보국으로 확대 개편됐고, 이곳에 소속된 요원들이 대통령선거에 개입해 문재인 후보 낙선을 위해 활동해왔다는 정보가 들어왔다. 이 제보를 근거로 현장에 출동한 것이다. 국정원이 대선에 개입해 불법을 자행했다면 도저히 용납할 수 없는 국기 문란 행위다.”

    선관위 직원 “그냥 집이네…”

    “수면제, 안정제로 버틴다… 대선 개입? 난 對北 심리전 요원일 뿐”

    지난해 12월 12일 국정원 여직원 김모 씨의 오피스텔 출입문 앞에서 김 씨의 부모가 딸에게 물을 건네고 있다.

    국정원 대선 개입 의혹은 선거 막판 최대 이슈였다. 정보기관의 선거 개입이 후진국형 국가범죄라면 ‘아니면 말고’ 식 흑색선전은 민주주의의 수치다.

    민주당은 ‘다수의 국정원 직원이 비밀 은신처에서 야당 대선 후보를 비방하는 댓글을 인터넷에 무차별적으로 올리고 있다’고 폭로했으나 ○○오피스텔 607호는 ‘국정원 아지트’라고 하기엔 너무 허술했다. 5평 남짓한 작은 원룸. 세간도 단출했다. 데스크톱 PC, 노트북, 침대 1대, 옷장 및 빨래건조대 1개와 여성 소품뿐이었다. 김 씨의 운전면허증을 확인하고 4분 만에 떠난 선관위 직원은 오피스텔에서 나가면서 “그냥 집이네…”라고 말했다고 한다.

    오피스텔 밖은 계속 소란스러웠다. 싸움도 일어났다. 민주당 지지자로 보이는 사람과 오피스텔 앞에서 취재하던 TV조선 기자 사이에 시비가 붙어 욕설이 오갔다. 기자는 정강이와 급소를 얻어맞았다.

    민주당 국회의원과 당직자가 12월 11일 저녁부터 오피스텔 문 앞에 진을 치고 외부인의 출입을 막았다. 국회 차원이나 민주당의 조사가 아니면 증거 인멸 우려가 있다는 이유였다. 김 씨는 “감금당한 것”이라고 주장하는 반면 민주당은 “김 씨가 나오지 않은 것”이라고 반박하고 있다.

    “밖으로 못 나가는 동안 한숨도 자지 못했습니다. 인터넷에 뉴스가 올라오면서 밖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파악할 수 있었습니다.”

    김 씨는 오빠에게 전화해 “오피스텔로 와달라”고 말했다. “무섭다”고도 했다. 오빠가 부모와 함께 달려왔으나 집 안으로 들어갈 수 없었다. 민주당 관계자들과 옥신각신 실랑이가 벌어졌다.

    이튿날 새벽 김 씨는 오피스텔이 주거지라는 점을 증명하고자 취재진에게 등기부등본 사진과 스마트폰으로 촬영한 집 내부 동영상을 문자메시지로 전송했다. 오전 7시 30분께 외출복으로 갈아입고 출근 준비를 했다. 문을 열려고 하니 “나온다” “경찰 불러라” 하는 소리가 들렸다.

    “처음엔 문이 조금 열렸는데 밖에서 어깨 같은 것으로 미는지 곧바로 닫혔습니다. 다시 문을 열려고 했는데, 열리지 않았어요. 결국 출근을 포기했습니다.”

    “집 안에 먹을 게 없어요”

    “수면제, 안정제로 버틴다… 대선 개입? 난 對北 심리전 요원일 뿐”

    국정원 여직원 김모 씨가 1월 4일 두 번째로 서울 수서경찰서에 출석해 조사를 받았다.

    김 씨는 부모와 다시 통화해 “안에 먹을 게 없어요. 탈진 상태예요”라고 말했다. 12월 12일 저녁 부모가 딸을 만나러 다시 왔다. 민주당 관계자는 이날도 부모가 김 씨 집으로 들어가는 것을 막았다. 김 씨 부모와 민주당 관계자 5명이 다툼을 벌였다. 한 남성이 “지금 증거 없애러 가는 거 아니냐?”며 언성을 높였다. 부모도 못 들어간다는 말에 아버지는 말을 잇지 못했다.

    “증거를 못 내놓으면서 아무나 하나 찍어 국정원 직원이라는 이유로….”

    김 씨 부모는 오후 9시쯤 문틈으로 빵과 우유를 밀어넣고는 발길을 돌렸다. 어머니는 “링거라도 맞히고 싶은데 저렇게 막고 있으니 답답하다”면서 “이 오피스텔은 남편이 퇴직하면서 노후 대비 목적으로 산 것”이라고 말했다. 아버지는 “딸이 2년 전부터 이 집에 입주해 살았다. 이사할 때도 다 챙겨주고 했다. 딸이 굉장히 힘들어한다. 완전 감금 상태지 않냐”고 항의했다.

    민주당은 김 씨 부모가 문틈으로 딸의 얼굴을 보고 돌아간 이날 문병호 의원을 위원장으로 하는 ‘국정원 선거개입대책특별위원회’를 구성했다. 진성준 의원은 12월 12, 13일 ‘확실한 증거가 있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자신 있다”고 답했다. “국정원의 태도를 보면서 (증거) 공개 여부를 결정하겠다” “추가 정보가 있지만 필요할 때 내놓을 것”이라고 했다. “다른 국정원 직원도 선거에 개입했다” “구체적 제보와 정황, 확실한 증거가 있다”는 주장이 민주당에서 나왔으나 12월 14일부터 민주당은 수사를 지켜봐야 한다거나 증거를 인멸했을 소지가 있다는 식으로 말을 바꿨다.

    김 씨는 국정원과 상의한 후 ‘문재인·박근혜 대선 후보에 대한 비방·지지글과 관련된 전자정보’에 한해 PC 등을 임의 제출하는 데 동의했다. PC에 국정원 업무와 관련된 문서가 있기에 경찰이 들여다볼 수 있는 부분을 특정한 것이다. 휴대전화와 이동식 저장장치에 대한 제출 요청에는 응하지 않았다.

    김 씨는 12월 13일 오후 3시 30분 오피스텔에서 나왔다. 탈진, 신경쇠약 증상이 나타나 곧바로 병원에 입원했다. 변호사의 도움을 받아 주거 침입, 감금, 개인정보 보호법 위반 혐의로 민주당 인사들을 고발했다.

    12월 15일 김 씨는 첫 경찰 소환조사를 받았다. 국정원 직원 예닐곱 명과 함께 서울 수서경찰서에 출석해 4시간 반 동안 조사받았다. “문재인 후보 비방 댓글을 단 적이 없다”고 답했다. 직무와 관련한 질문엔 진술을 거부했다.

    12월 16일 대선 후보 3차 TV 토론이 열렸다. 김 씨는 정쟁의 한복판에 서 있었다. 문재인 후보는 “국정원 직원은 피의자이지, 피해자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새누리당은 “인권변호사 출신이 어떻게 사흘간 감금된 여성에게 피의자라는 표현을 쓸 수 있느냐”고 맞받았다. TV 토론 직후인 이날 오후 11시 경찰은 김 씨의 PC 2대를 분석한 결과 문 후보를 비방하거나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를 지지하는 댓글을 단 흔적을 발견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박지원 전 민주당 원내대표는 12월 27일 YTN ‘뉴스 인’에 출연해 뒤늦게 “어떠한 증거 없이 단순한 제보를 가지고 했다”면서 ”감금하고 가해를 한 것은 옳지 않다”고 했다.

    “당시에 일부 언론에서 제가 국정원 여직원 사건을 (지휘) 했다고 보도했는데, 저는 사실 굉장히 말렸다. 구체적 제보를 저도 받았고 당에서도 확보했지만, 증거가 없는 것을 무조건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고, 특히 상대방은 젊은 여성이다. 만약에 그 여직원이 실신이라도 해서 앰뷸런스에 실려 가는 모습을 보면 국민은 망연자실한다. 그러니까 우리는 철수해야 한다고 설득했다.”

    北 노동당 225국, 대선 개입

    김 씨는 1월 4일 2차 소환조사를 받았다. 특정 후보에 대한 지지나 비방 댓글을 남긴 건 없었지만, 찬반 의견을 남긴 흔적이 발견돼서다. 경찰은 김 씨가 사용한 40여 개의 ID와 닉네임을 토대로 인터넷 사이트를 조사했다. 그 결과 인터넷 사이트 두 곳에 100여 건의 게시글, 댓글을 올린 것을 찾아냈다. 이 글들은 대선과 무관한 것이었다.

    경찰은 또 김 씨가 16개의 ID를 사용해 좌파 성향의 한 사이트에서 다른 사람이 올린 269개의 글에 ‘추천’ 또는 ‘반대’ 의사 표시(중복 가능)를 288회 한 것을 찾아냈다. 그중 94개(의사 표시는 99회)가 대선 관련 게시물이다.

    “어떤 글에 찬성, 반대 표시를 했는지는 기억이 나지 않습니다. 논리적으로 터무니없거나 질이 떨어지는 글에 반대 표시를 했습니다.”

    김 씨가 일하는 국정원 부서는 직원이 교대로 근무하면서 24시간 가동된다. 김 씨의 출퇴근 시각이 불규칙하던 까닭이다. 김 씨는 자신의 오피스텔에서 일한 것이 아니라 불규칙하게 출퇴근한 것이다.

    김 씨는 인터넷 공간에서 북한의 심리전 공격을 방어하는 일 등을 해왔다. 사이버 공간에서 글을 읽는 게 업무의 하나였던 셈. 그가 찬성, 반대를 표시한 사이트는 이적(利敵) 게시물 및 북한 찬양 글이 자주 올라오는 곳이다.

    북한은 인터넷, SNS를 사용해 사이버 심리전을 전개하고 있다. 심리전 요원들이 인터넷, SNS에서 한국 체제를 공격하거나 악성 댓글을 퍼뜨리면서 여론을 왜곡한다. “남조선 혁명에 인터넷을 적극 활용하라”는 지시가 내려온 적도 있다고 한다. 탈북자와 정부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 노동당 225국은 수백 명의 전담요원을 두고 한국 주요 사이트에 글을 게시해 북한에 유리한 방향으로 여론을 선동한다. “225국이 한국의 각종 선거에도 개입해왔다”는 게 서울중앙지검의 설명이다.

    사이버 공간에서 남북의 심리전 요원이 조우하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한국 요원은 북한을 찬양하는 잘못된 글이 마구잡이로 번져나갈 경우 이에 대응해 사이버 공간에 북한을 정확하게 알리는 글을 올리기도 한다. 김 씨가 많은 수의 ID를 보유한 까닭이다.

    김 씨가 찬반을 클릭한 인터넷 사이트는 시스템상 특정 추천이 아무리 많더라도 3명 넘게 반대하면 ‘베스트 게시물’에 오르지 못하게 돼 있다. 김 씨의 의사 표시는 문 후보 지지 글에 반대를 클릭하고 박근혜 후보 지지 글에 추천을 누르는 등의 경향성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렇다면 김 씨는 상부의 지시 혹은 선거 개입 목적으로 찬성, 반대를 누른 것일까, 아니면 대북(對北) 관련 업무 차원에서 그렇게 한 것일까. 그것도 아니면 그저 개인 의사 표시를 한 것뿐일까.

    추천, 반대 아이콘을 클릭한 게 대선에 개입하려는 여론조작 시도였다면 횟수가 너무 적다. 106일 동안 대선 관련 글에 99차례 의사표시를 했다. 하루에 한 번꼴도 되지 않는다. 게다가 추천, 반대를 누른 나머지 글의 대부분은 연예·요리와 관련한 내용인 것으로 전해졌다.

    본인 신상, 가족 얼굴도 알려져

    “수면제, 안정제로 버틴다… 대선 개입? 난 對北 심리전 요원일 뿐”

    지난해 12월 12일 국정원 여직원이 거주하는 오피스텔에서 민주통합당 당직자와 취재진이 대기하고 있다.

    김 씨 변호를 맡은 강래형 변호사는 “정치 관련 글에 대한 추천·반대는 김 씨가 여러 글을 읽는 과정에서 나온 개인적인 의사 표시에 불과하다.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그 정도 표현의 자유는 누릴 수 있지 않나”라면서 ”김 씨는 아무런 이유 없이 감금당한 인권 유린 피해자일 뿐”이라고 말했다. 법조계에선 김 씨를 집에서 못 나오게 한 행위와 관련해 “통상적인 법 원칙이 무시된 심각한 인권침해 행위로서 감금으로 볼 여지가 있다”는 의견이 많다.

    경찰은 김 씨의 행위가 선거 시 중립 의무를 지켜야 할 공직자로서 공직선거법을 위반한 것인지 검토하고 있다(1월 15일 현재). 남이 쓴 대선 관련 글에 하루에 한 번도 안 되는 꼴로 찬성, 반대 아이콘을 누른 게 선거 개입일까.

    지금도 인터넷에 떠돌아다니는 ‘클릭 국정원女 사진 더 보기’ 같은 게시물을 보면 김 씨는 어떤 생각이 들까. 정보요원은 신분이 공개되면 활동에 제약을 받게 마련이다. 그녀의 신상은 정치권을 비롯해 알 만한 사람에게 널리 알려졌다.

    “가족의 얼굴까지 외부에 알려졌습니다. 북한이 테러 같은 것을 할지 모른다는 생각마저 들어요.”

    “일단 선거에서 이기고 보자”는 극한 정쟁이 29세 여성을 신경안정제, 수면제로 버티게 만든 것은 아닐까. 그가 입은 상처는 한동안 치유되지 않을 것 같다.

    ※기사에 인용한 국정원 여직원 김 씨의 육성은 강래형 변호사가 전해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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