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2월호

“20대 33.7% 朴 지지한 건 기적…청년공약 반드시 실현”

김상민 대통령직인수위 청년특별위원장

  • 최호열 기자 | honeypapa@donga.com

    입력2013-01-22 17: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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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근혜 당선인의 ‘청년 정책 아이콘’
    • 대학생봉사조직 V원정대 등 새 청년운동 개척
    • 청년 정책 실현 및 세대 간 통합 위한 통역사 역할
    • 朴, 대통령 직속 청년특위 설치 약속
    • 진정한 소통은 ‘스킨십’ ‘공감’ 아닌 ‘약속 실천’
    “20대 33.7% 朴 지지한 건 기적…청년공약 반드시 실현”
    제18대 대통령선거는 역대 어느 대선보다 더 치열했던 만큼 그 후유증도 상당하다. 지역 간 대결에 더해 세대 간 대결 양상까지 나타났다. 국민 사이에 갈등의 골이 더 깊어질 것이란 우려도 있다. 18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서 국민대통합위원회와 청년특별위원회가 주목받는 이유다. 김상민 청년특별위원회 위원장은 지난해 12월 27일 인수위 1차 발표 때 김용준 인수위원장, 진영 부위원장, 한광옥 국민대통합위원장과 나란히 이름을 올렸다. 갓 마흔이 된 정치초년생에겐 파격적인 위상이다.

    19대 의원(새누리당 비례대표)인 김상민 위원장은 박근혜 대통령당선인의 ‘청년 정책 아이콘’이다. 지난해 4·11 총선을 앞두고 박근혜 당시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이 추진한 ‘감동인물 프로젝트’를 통해 정치에 입문한 그는 당내 경선 때는 청년특보로, 대선 때는 청년본부장으로 박 당선인이 가장 취약한 청년층을 공략하는 데 기여했다. 특히 ‘반값 등록금’ ‘빨간 운동화’ 슬로건은 20대층의 강한 ‘반(反)박근혜 정서’를 누그러뜨리는 데 큰 공을 세웠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김 위원장의 의원회관 사무실에 들어서자 책상 위에 놓인 빨간색 책 한 권이 눈에 띈다. 제목도 ‘빨간책’이다. 야릇한 상상을 하게 만들지만 ‘2030 신개념 정책집’이란 부제가 붙어 있다. “제목이 자극적”이라고 하자 “그렇죠?” 하며 호탕하게 웃었다.

    “중의적 표현으로 이 제목을 달았어요. 어릴 때 가장 관심이 가는 책이 야한 내용의 ‘빨간책’이잖아요. 빨간색이 가진 밝고, 건강한 이미지에다 ‘금기서’란 이미지를 더한 거죠. 젊은이들에겐 정치가 금기의 영역처럼 느껴지기도 하지만 꼭 봐야 하고 알아야 하는 거니까요.”

    그를 처음 만난 것은 국회의원이 된 직후인 지난해 6월이다. 대학(아주대) 총학생회장 출신답게 달변이었지만, 여느 학생운동권 출신 의원들과는 사고의 결이 달랐다. 우리 사회의 갈등을 이념, 빈부 격차, 억압과 착취 구조의 해소가 아닌 ‘나눔’이란 관점에서 풀어가는 접근법이 신선하게 다가왔다. 다시 만난 그는 눈에 띄게 절제된 화법을 구사했다. 군더더기를 줄이고 핵심만 이야기하는 게 박 당선인을 닮아가는 것 같았다.



    “당선인 공약대로 간다”

    ▼ 중책을 맡았습니다.

    “당선인이 중요한 국정철학으로 갖고 계신 것 중 하나가 대통합입니다. 지역갈등 극복을 위해 국민대통합위원회를, 세대 간 갈등요소 해결을 위해 청년특별위원회를 만든 이유입니다. 인수위에 청년특위를 둔 건, 청년 문제를 단지 특정 분과 차원이 아닌 커다란 국가적 문제로 인식하고 계시다는 방증입니다. 그래서 말할 수 없이 큰 책임감을 느낍니다. 편히 잠을 잘 여유가 없어요. 잠을 자도 특위위원들과 회의하는 꿈만 꿔요(웃음).”

    ▼ 1차 인수위원 발표 때는 청년특위 명단이 포함돼 있었는데, 1월 4일 발표한 전체 인수위원 명단에서는 빠졌더군요. 인수위에서 청년특별위원회는 어떤 위치인가요.

    “정확히 설명하면, 청년특위는 국민대통합위원회와 함께 인수위 내 특별조직입니다. 다른 분과는 해당 부처로부터 업무를 인수인계하면 됩니다. 그런데 청년특위엔 인수인계를 할 특정 부처가 없어요. 그런가 하면 당선인의 청년공약 이행을 위해 여성부, 문화체육부, 노동부 등 모든 부처로부터 관련 사항을 인수인계해야 합니다. 그래서 인수위 회의도 참석하고, 인수위원들과 밀접하게 연계하면서 인수위와 관련된 모든 일을 하고 있습니다. 다만 위원장인 제가 인수위원에 포함될 필요가 없었을 뿐입니다.”

    ▼ 인수위원에 포함되지 않으면 일을 하는 데 한계가 있지 않나요.

    “인수위원이냐 아니냐 하는 형식보다 내용이 더 중요하다고 봅니다. 청년특위는 과거에 없던 조직을 당선인께서 특별히 만든 겁니다. 그 중요성과 위상은 다른 어떤 분과보다 더 크다고 할 수 있습니다. 당선인은 선거 때부터 누누이 청년공약은 반드시 실천하겠다고 강조했고, 이를 위해 당선되면 대통령 직속으로 청년특별기구를 두겠다고 했습니다. 인수위 청년특위도 그 연장선에서 나온 겁니다. 취임 후 대통령 직속기구가 되면서 위원들은 바뀔지 모르지만 청년공약을 실천하는 일은 계속될 것입니다.”

    ▼ 매일 회의도 하면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더군요. 주안점을 두는 부분이라면.

    “공약이 잘 실천될 수 있도록 단기, 중기, 장기 로드맵을 만들고 있습니다. 지금은 현 상황을 파악하고 해법을 찾기 위해 부처별 보고를 받고 있습니다. 인수위는 새로운 것을 만드는 게 아니라 대선 기간 만들어진 공약을 잘 세팅하는 기능을 해야 한다고 봅니다.”

    ▼ 반값 등록금 문제는 어떻게 해결할 구상인가요.

    “당선인이 약속한 대로 진행된다고 보면 됩니다. 소득 하위 1~2분위엔 전액 국가장학금을, 3~4분위는 75%, 5~6분위는 50%, 7~8분위는 25%, 9~10분위는 ‘든든학자금’(취업 후 등록금 상환) 대출 자격을 주겠다는 겁니다. 이를 위해 국가장학금 4조 원, 기존 교내외 장학금 2조 원, 대학 자구노력을 통한 1조 원 등 총 7조 원을 마련하도록 추진할 계획입니다. 이번에 예산안도 일부 확보되는 등 실현 가능성이 점차 커지고 있어요.”

    청년취업 문제 등 다른 공약에 대해서도 물었지만, 김 위원장은 인수위에서 최종 결정되지 않은 사항에 대해 섣부르게 답할 수 없는 상황을 이해해달라고 했다. “공약에 나와 있는 대로 진행될 것이라고만 할 수 있다”며 말을 아꼈다.

    ‘제 식구 챙기기’는 오해

    ▼ 출발이 매끄럽지 못했어요. 반값 등록금 간담회가 갑자기 취소되는가 하면, 인사검증 문제도 도마에 올랐습니다.

    “반값 등록금 간담회가 1월 4일로 예정돼 있었는데, 전날 오후에 ‘내일 2차 인수위원 명단 발표’ 통보를 받았습니다. 간담회를 취소할 수밖에 없었죠. 그렇다고 기자들에게 인수위 인선 발표를 이야기할 수도 없고요. 오해도 있었지만 인수위 명단이 발표되니까 기자들도 이해하더군요. 인사 문제와 관련해 제가 할 수 있는 말은 ‘모든 인사의 권한은 당선인께 있다. 나는 권한이 없다’는 것입니다.”

    ▼ 청년특위 위원들은 김 위원장이 추천한 것 아닌가요? 이종식 위원, 정현호 위원의 경우 김 의원의 ‘제 식구 챙기기’라는 비판도 있었습니다.

    “저뿐 아니라 다양한 곳으로부터 추천을 받은 것으로 압니다. 몇 가지 해명할 부분이 있는데 가령 이종식 위원이 나와 같은 교회에 다닌다, 내가 만든 단체의 이사로 있었다는 보도는 허위사실입니다. 해당 언론사에 정정보도를 요청했어요. 정현호 위원의 경우 오해의 소지가 있었습니다. 제가 당선인에게 ‘내가 데리고 있는 9급 비서를 쓰라’ 하고, 당선인이 제 말 듣고 무조건 쓴다는 게 상식적으로 말이 됩니까. 저는 당선인과 그럴 수 있는 관계도 아닙니다. 정 위원은 한양대 총학생회장 출신으로, 제 밑에서 9급 비서로 일하기 훨씬 전부터 반값 등록금 문제를 고민해왔고, 황우여 전 원내대표와 오랫동안 만나면서 새누리당 반값 등록금 공약의 초석을 다진 전문가입니다.”

    ▼ 그런 고급인력이 왜 말단인 9급 비서로 있었나요.

    “비례대표로 당선되고 나서 처음 만났어요. 함께 일하고 싶다고 하기에 ‘자리가 없다. 정말 진정성을 갖고 일하고 싶다면 9급 비서로 일하라’고 했어요. 9급 비서는 보통 행정업무를 받는 직급입니다. 그런데도 그는 좋다고 했습니다. 선거 과정에서 대학 총학생회장 모임을 이끌어내고, 대학생단 총괄단장으로 활동했어요. 박 당선인과 유세도 많이 다녔는데 당선인이 옆에서 지켜보면서 신뢰하게 됐고, 사심이 없는 친구란 믿음을 갖게 된 거죠.”

    ▼ 다른 위원들은 어떻습니까.

    “IT산업 활성화는 대선 주요 공약 중 하나인데, 윤상규 네오위즈게임즈 대표는 이 분야 전문가입니다. 20대 때 창업해 성공한 분이라 IT 창업에서 성공까지의 메커니즘을 잘 알고 있기에 당선인께서 적합한 인물이라 판단한 것 같습니다. 문화콘텐츠 분야에선 박칼린 감독을 적임자라 본 것 같고, 하지원 위원은 30대 학부모, 젊은 여성을 대표해 선택한 것으로 봅니다. 회원 4만5000명이 넘는 단체도 운영했고, 시의원 경험도 있어 풀뿌리 민심을 잘 대변할 수 있지 않을까 합니다. 하 위원에 대해 이런저런 이야기가 있는데, 청년특위 위원을 한다고 반드시 청와대나 공직에 들어가는 것은 아닙니다. 그런 여러 가지를 고려해 당선인이 판단한 것 아닌가 싶습니다.”

    ‘빨간 운동화’의 기적

    “20대 33.7% 朴 지지한 건 기적…청년공약 반드시 실현”

    대선 기간이던 지난해 10월 25일 김상민 의원이 박근혜 후보에게 잘 뛰라는 의미로 날개 달린 빨간 운동화를 신겨주고 있다.

    김 위원장은 정치 입문 전까지 ‘독도사랑’과 ‘나눔 봉사활동’으로 유명한 대학생단체 V원정대를 만드는 등 새로운 형태의 청년운동을 벌여왔다. 2009년 10명으로 시작한 V원정대를 3년 만에 전국 2만5000여 대학생이 참여하는 대표적 청년단체로 성장시켰다. 그가 새누리당의 최대 취약점인 ‘청년’과 ‘복지’를 보완할 적임자로 꼽힌 이유다. 이런 경험이 지난 대선에서 커다란 자산이 됐다.

    ▼ 선거 과정에서 청년층을 타깃으로 한 톡톡 튀는 이벤트가 많았습니다.

    “선거를 국민의 축제, 젊음의 축제로 만들고 싶었어요. 그러려면 우리부터 신나고 즐거워야 하잖아요. 그래서 ‘빨간 파티’를 열었어요. 여기에 모인 청년들로 ‘빨간운동화 유세단’을 만들었죠. 빨간 운동화로 상징되는 젊은이들의 열정, 부지런함을 새누리당에 담아보자는 취지였어요. 빨간운동화 유세단은 유세를 신나고 즐거운 놀이로 만들었어요. 전국을 몇 바퀴나 도는 힘든 일정이었지만 100여 명의 단원 중 단 한 명의 낙오자 없이 12월 19일까지 완주했어요. 이건 기적이라고들 하더군요. 오랫동안 함께 놀면서 정이 쌓였는지 단원들 사이에 서로 눈이 맞아 연인이 된 커플도 많아요(웃음).”

    ▼ 빨간운동화 유세단에 대한 당선인의 반응은 어땠나요.

    “아주 좋아하셨어요. 우리가 말춤을 추자고 하면 같이 췄죠. 젊은이들과 같이 율동도 하고, 기차놀이도 하고, 대화 많이 하고, 잘 웃으셨어요. 유세단원 중엔 당선인을 지지하지 않는 젊은이들도 있었어요. ‘얼음공주’라는 이미지가 있어 처음엔 거리감을 느끼기도 했지만 유세 기간 내내 가까이서 생활하다보니 나중엔 이모처럼 정겹게 느껴진다고 하더군요.”

    ▼ 고생한 만큼 청년층에서 표가 많이 나오지는 않았습니다.

    “표가 적게 나왔다고 보세요? 제 생각은 달라요. 기대보다 훨씬 많이 나와 고마울 뿐입니다. 처음 시작할 때는 지지율이 10, 20%도 안 되는 분위기였어요. 젊은이와 호흡을 못한다는 비판도 많았고, 세대교체와 변화의 바람도 거셌잖아요. 그런데 20대의 33.7%가 선택했다는 건 엄청난 선전이죠.”

    ▼ 유세하면서 힘든 일이 많았나봅니다.

    “처음엔 우리의 공약이나 이야기는 들으려 하지도 않았어요. 그래서 블라인드 테스트를 시작했어요. 안철수, 문재인, 박근혜 후보의 이름은 가린 채 각 후보의 반값 등록금 공약 내용만 보여주고 가장 좋다고 생각하는 것을 선택하게 했죠. 그랬더니 53%가 우리 공약을 선택했습니다. 서울지역 10개 대학학보사와 세 후보의 주요 청년공약 5개를 뽑아 역시 후보 이름을 가린 채 9200명을 대상으로 블라인드 설문조사를 했는데, 거기서도 1등을 했어요. 우리의 공약은 청년들의 밑바닥 민심을 당선인이 수용해서 만든 것이라 청년들이 그만큼 크게 공감한 거죠. 민주당의 공약처럼 생각되던 반값 등록금이 시간이 지나면서 박 당선자의 대표 공약이 됐잖아요. 이 대목에서 어마어마한 표의 이동이 시작됐다고 봅니다. 내용의 진정성, 철저히 준비한 정책에 젊은이들이 공감한 겁니다.”

    대학생 공약 선호도 ‘1위’

    ▼ 박 당선자는 청년들을 안아주는 등 공감대 형성 이벤트가 부족했다는 지적이 있습니다.

    “당선인도, 저도 표를 얻기 위한 퍼포먼스나 이벤트를 좋아하지 않아요. 안아주는 건 쉽죠. 표를 얻는 데도 도움이 되고요. 안아주면 상대는 ‘나를 이해하고 공감해주는구나’ 하고 느끼죠. 그런데 그 다음에 뭐가 남나요? 청년들이 진정 원하는 게 안아주고 공감해주는 걸까요. 정말 원하는 건 그들의 어려운 문제를 해결해주는 거예요. 그게 정치인의 역할, 대통령의 역할이라고 봅니다. 당선인이 생각하는 진정한 소통은 ‘스킨십’이 아니라, 배고픈 사람에게 ‘맛있는 것 주겠다’고 말로 약속하는 게 아니라, 실제로 따뜻한 밥을 지어주는 거예요. 소통은 결과로 말하는 것이죠. 스킨십을 안 하겠다는 게 아니라, 시간이 걸리더라도 진정성 있는 소통을 해나갈 겁니다.”

    ▼ 청년 공약은 김 위원장이 구상한 것인가요.

    “혼자 한 것은 아니고, 많은 청년활동가의 의견을 모아서 공약개발팀이 만들었어요. 모든 공약은 당선인이 꼼꼼하게 확인합니다. 그분 스타일이 그래요. 이게 실현될 수 있는지 여러 차례 반복해서 확인하고, 본인이 할 수 있다고 확신이 설 때 발표합니다.”

    ▼ 당선인을 설득하는 데 어려움은 없었나요.

    “당선인이 느려 보이고 말이 없어서 융통성이 부족해 보인다고들 하는데, 실제로 함께 일해보면 그렇지 않아요. 직관과 분석력이 뛰어나 핵심을 정확하게 파악합니다. 과학적 사고와 인문학적 감성도 겸비했고요. 저도 놀란 게, 아주 빨리 핵심을 파악해 날카로운 질문을 많이 합니다. 엉뚱한 질문이 없어요. 계속 질문하고 확인하면서 내용을 발전시켜나가는 스타일이에요. 그렇게 꼼꼼하게 공약을 만드니까 지킬 수 있는 약속들이 나오는 게 아닌가 싶어요.”

    ▼ 세대 간 갈등의 골도 깊어졌습니다. 세대 화합도 청년특위에서 할 일이 아닐까요.

    “당선인이 후보자 시절부터 강조한 게 소통입니다. 세대 간의 갈등은 그동안 제대로 커뮤니케이션이 안 됐기 때문이 아닐까 합니다. ‘통역사’가 필요해요. 영역, 문화, 세대 간의 통역 역할을 올바로 해야 제대로 된 소통이 가능하다고 봅니다. 이 또한 청년특위가 해야 할 중요한 역할이라고 봅니다.”

    김 위원장은 국회에 들어갔을 때 전문성을 살려 보건복지위를 희망했다. 자원봉사를 계량화해 연말정산 때 기부금처럼 소득공제를 해주는 법안을 준비하기도 했다. 그런데 환경노동위로 배치됐다.

    ▼ 국회의원을 6개월 해보니 어떤가요.

    “국회에 잘 온 것 같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즐겁습니다. 과거 시민운동을 할 때는 최대치가 1년에 100명에게 장학금을 준 것이었어요. 그런데 반값 등록금을 실현하면 수백만 명에게 장학금을 준 것과 같은 효과가 있습니다. 등록금은 학생들만의 문제가 아니라 부모 세대의 고민을 해결하는 일이기도 합니다. 가난이 대물림되는 고리를 어느 정도 끊을 수 있다는 것에 보람을 느낍니다.”

    ‘알바법’ 대표 발의

    ▼ 희망했던 보건복지위가 아닌 환경노동위에서 활동하고 있는데.

    “당에서 추천을 해줘서 갔는데, 가보니 제게 맞는 곳이었어요. 특히 어렵고 힘든 사람을 위한 정책, 청년 일자리 문제를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됐지요. 무엇보다 기존 질서에서 소외된 사람들을 많이 만났고 그들을 대변할 수 있어 보람 있게 활동하고 있어요.”

    ▼ 기억에 남는 활동이라면.

    “근로기준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어요. 일명 ‘알바법’인데,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부당한 근로대우를 받고, 심지어 인격적 모독, 성추행, 성폭행을 당하는 경우까지 있어요. 해결하는 방법을 모르는 경우도 있고, 처벌 규정도 약해요. 이런 걸 보완하는 법을 만들었어요. 또한 대학생 인턴을 하면 고용보험에 가입되는데 인턴이 끝난 후 실업급여 지급 대상임에도 학생이라 받지 못하는 문제가 있어요. 쌍용차 문제에도 관심을 갖고 있습니다. 이 문제는 노무현 정부가 상하이차에 넘긴 것부터 잘못이에요. 이명박 정부는 이를 방치했고요. 국가가 국민을 보호해야 하는데, 오히려 희생을 강요하는 건 잘못입니다. 얽힌 실타래를 푸는 게 어려운 일이긴 하지만 최선을 다해 해결에 기여하고 싶습니다.”

    그는 당선 직후 인터뷰에서 특정 계파의 돌격대 역할이나 하는 국회의원은 되지 않겠다고 자신 있게 말했다. 하지만 어쩌면 앞으로 5년 동안 박 당선인의 청년 정책을 펴나가는 돌격대장 역할을 맡아야 할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에게 “그동안 청년 정책의 뼈대를 세웠으니 대통령 직속 청년기구도 책임져야 하는 것 아니냐”고 답하기 어려운 질문을 던졌다. 그러자 ‘김상민’다운 대답이 돌아왔다.

    “저는 지금 해야 하는 것을 가장 잘하는 게 중요합니다. 열심히 하다보면 그 속에서 미래가 결정되는 것이지, 미래에 뭐가 되겠다고 미리 계획하고 한 적이 한 번도 없어요. 지금 제게 주어진 이 사명에 저의 모든 것을 던질 각오입니다. 앞으로도 그런 삶을 살 거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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