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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나가는 미래부? 글쎄올시다…”

조직개편 칼바람에 공직 사회는 春來不似春

  • 구자홍 기자│ jhkoo@donga.com

“잘나가는 미래부? 글쎄올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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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기 성과 매몰’ 경계해야

조직개편에 따른 부처 간 기능 재조정으로 부처 간엔 희비가 크게 엇갈린다. 기능의 상당 부분을 내줘야 하는 교육과학기술부와 방송통신위원회 공무원들은 위기감이 큰 반면, 여러 기능을 넘겨받아 산업통상자원부로 확대 개편되는 지식경제부 소속 공무원들은 개편 방향에 대체로 긍정적이다. 조직이 커지고 인원이 늘면 승진과 보직 등 인사 적체 해소에 도움이 될 것이란 기대감에서다. 그렇다고 모든 지식경제부 공무원이 반색하는 것은 아니다. 일부 실국 소속 공무원들은 중소기업청을 강화하기 위해 ‘부’소속에서 ‘청’ 소속으로 신분이 바뀐다. 외청으로 옮겨가게 된 부서는 공교롭게도 이명박 대통령이 재임 중 기능과 역할을 강조한 끝에 신설된 부서다.

이번 정부조직 개편안의 하이라이트는 미래창조과학부(미래부)다. ‘창조경제와 창조과학을 바탕으로 새로운 성장동력을 발굴하겠다’는 박근혜 대통령당선인의 강력한 의지가 반영된 부처이기 때문이다.

미래부는 교육과학기술부와 지식경제부가 나눠 갖고 있던 과학기술 분야 업무 외에도 방송통신위원회, 행정안전부, 문화체육관광부, 국무총리실 등 8개 부처에 분산돼 있던 기능을 넘겨받아 매머드 부처로 출범하게 된다. 하지만 언뜻 미래가 창창해 보이는 미래부에 대해 공직 사회의 반응은 엇갈린다. “힘이 실려 업무 성과를 많이 낼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도 있지만, 미래부의 5년 후를 걱정하는 이도 많다.

미래부의 미래를 회의적으로 전망하는 이들은 노무현 대통령이 장관까지 지낸 해양수산부가 이명박 정부로 정권이 교체되자마자 폐지된 것을 예로 들곤 한다. 이명박 정부가 부처 기능을 통합해 의욕적으로 출범시킨 방송통신위원회와 교육과학기술부가 이번 정권교체로 5년 만에 핵심 기능을 내주게 된 요즘 상황도 지적한다.



“여러 부처의 기능을 포괄하게 될 미래부는 누가 보더라도 박근혜 정부의 ‘아이콘 부처’다. 그런데 역대 정부에서 잘나갔던 부처는 거의 예외 없이 정권이 바뀌면 가장 먼저 해체되거나 역할과 기능이 축소됐다. 그러니 5년 뒤 미래창조과학부의 미래를 누가 장담할 수 있겠나.”

미래부의 미래를 어둡게 보는 데는 아니러니하게도 박근혜 대통령당선인의 높은 관심이 한몫하고 있다. 정부조직 개편안에 미래부 신설이 포함된 이후 여러 부처 공무원들은 ‘실국 단위의 큰 기능이 많이 옮겨갈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러나 시간이 갈수록 미래부로 옮겨갈 부서의 규모가 오히려 작아지고 있다고 한다. 이른 시일 내에 성과를 내기 어려운 실국 대신 조기에 성과를 낼 수 있는 ‘과’ 단위 이전 논의가 활발해졌기 때문이다. 한 공무원은 이런 걱정을 전했다.

“대통령이 관심을 갖는 부서는 힘이 실린 만큼 높은 성과를 기대하기 마련이다. 그런데 과학기술 분야는 단기 성과를 내는 것과는 거리가 멀다. 국가 미래를 보고 중장기적으로 투자해야 하는 분야가 과학기술이다. 5년 내에 성과를 내려고 조급하게 일하다보면 중요한 의미가 있는 중장기적 투자는 미루고 단기 성과를 낼 수 있는 분야에 투자가 집중될 우려가 크다.”

조직 구성 과정에서부터 ‘성과’에 대한 부담을 떠안은 미래부가 박근혜 정부 5년 동안 어떤 ‘미래’를 창조해낼지 관심거리다.

신동아 2013년 3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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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자홍 기자│ jhk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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