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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주욱 “모티프 설정 캐릭터 도둑맞았다” vs 이승우 “참고, 참조한 적도 없다”

표절 시비 붙은 이승우 장편소설 ‘지상의 노래’

  • 송홍근 기자 | carrot@donga.com

김주욱 “모티프 설정 캐릭터 도둑맞았다” vs 이승우 “참고, 참조한 적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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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릭터, 설정 비슷해

두 작품에 나오는 미용실의 운영 방식, 영업 전략 등도 유사하다



“모든 요소가 감각적이고 고급스럽게 연출되고 있었다. 영업 전략은 건강한 머릿결을 유지하는 것에 맞춰져 있었다. 회원들의 윤기나는 머릿결은 화려한 치장보다 더 고급스러웠다.”(‘우로보로스’ 11쪽)

“헤라 헤어 숍은 단순히 머리카락을 자르고 파마를 하는 것이 아니었다. 머리카락이 빠지거나 손상되는 것을 막기 위해 영양제를 쓰고 두피 마사지를 하는 등 이른바 두피와 모발관리를 체계적으로 하는 곳으로 이름을 날렸다.”(‘지상의 노래’ 251쪽)



김 씨는 미용실 원장의 영국 유학, 회원제 미용실, 피부관리실 운영 등의 설정도 거의 같다고 주장했다.

“입구 쪽 벽에는 원장이 영국 토니앤가이에서 받은 디플로마가 걸려 있었다. 압구정 미용실의 원장은 삼십 대 후반 같았다. 성공한 사람이라는 느낌이 확 들어오게 옷을 입었다. 편안한 의상이지만 치밀한 계산에서 나온 코디네이션이었다. 처음 이력서를 내러 갔을 때는 실크 블라우스에 라이더 가죽잠바를 입고 있었다.”(‘우로보로스’ 10쪽) “고객이 회원에 가입하면 머릿결을 분석해서 회원의 특성에 맞게 개별 약품을 제조해서 서비스했다. 회원이 머리를 하러 오면 나무상자에 회원의 이름이 붙은 약품을 가지런히 담아왔다.… 회원이 보는 앞에서 약품을 덜어서 배합했다. 약품에서는 향기가 나면서 심신을 편안하게 만들어주었다. 모든 요소가 감각적이고 고급스럽게 연출되고 있었다.”(우로보로스’ 11쪽) “미용실 안에 피부 관리실을 따로 운영하고 있었는데 원장은 얼굴 마사지를 받다가 나와서 면접을 봤다.” (‘우로보로스’ 10쪽)

“8년간의 결혼 생활을 정리하고 영국에서 귀국한 30대 후반의 이혼녀인 원장이 익혀 왔다는 선진기술이 말하자면 그런 것이었다.…. 원장이 운영하는 또 다른 업체인 피부 관리실과 병행하여 회원제로 사람을 모은 것이 그것이다. 회원제 미용실 운영 역시 헤라 헤어 숍이 처음 도입한 방식이었다. 미용실은 3층에, 피부 관리실은 4층에 있었다. 미용실의 이름은 헤라 뷰티 숍이었다. 헤라의 회원이 되면 헤라 헤어 숍과 헤라 뷰티 숍을 같이 이용할 수 있었다. 두피와 모발 관리도 그렇지만, 피부 관리라는 것은 당시로서는 아주 생소한 개념이었다.”(‘지상의 노래’ 252쪽)

김 씨는 “‘원장은 마법사처럼 군림하며 직원들을 움직였다’(‘허물’ 13쪽) ‘인물들이 줄에 매달려 조종당하는 꼭두각시 같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지상의 노래’ 254쪽) ‘분주하게 움직이는 직원들의 모습을 봤다. 소파에 앉아서’(‘핑크빛 허물’ 18쪽), ‘가죽소파에 앉아서 조금 전까지 자기가 일하고 있던’(‘지상의 노래’253쪽) ‘원장은 나를 정면으로 보지 않고 거울 속에서 눈을 동그랗게 떴다’(‘우로보로스’ 19쪽) ‘남자 미용사가 거울 속에서 그를 향해 환하게 웃었다’(‘지상의 노래’ 243쪽) 같은 대목에서의 디테일도 닮아 있다”고 주장했다.

김 씨는 또 “미용실을 거치면서 실력을 키우는 과정, 남자 미용사의 여성적 외모 및 가위와 손놀림을 묘사한 곳도 유사하다”고 덧붙였다.

모티프, 설정, 배경 등에서 유사성이 적지 않게 발견된다고 해서 김 씨의 주장처럼 저작권을 침해했다거나 표절이라고 단언할 수 있을까. 표절 시비가 붙은 곳은 8장으로 짜인 장편소설의 6장만이다. 나머지 장은 ‘허물’과 유사성이 전혀 없다. 책 전체를 보면 ‘지상의 노래’와 ‘허물’은 주제와 구성이 상이하다. ‘신동아’는 소설가 K씨와 서울 소재 대학 교수이면서 문학평론가인 또 다른 K씨에게 두 작품을 비교해 읽어달라고 요청했다. 또한 “기사화해야 할 사안이라고 보는지 답해 달라”고 했다.

김주욱 “모티프 설정 캐릭터 도둑맞았다” vs 이승우 “참고, 참조한 적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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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홍근 기자 | carro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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