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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도시를 가다 | 경기 파주

분단·접경 상징 도시에서 글로벌 첨단 도시로

  • 구자홍 기자 │jhkoo@donga.com

분단·접경 상징 도시에서 글로벌 첨단 도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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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단·접경 상징 도시에서 글로벌 첨단 도시로

경기 파주시 임진각을 찾은 관광객들이 망원경으로 군사분계선 너머 북한 땅을 바라보고 있다.

파주시청 관계자는 “노무현 대통령이 2003년 2월 25일 취임 후 처음으로 서명한 법안이 공배법 시행령 개정안”이라고 말했다. 이 덕분에 네덜란드에 본사를 둔 필립스와 LG가 각각 50% 지분을 보유한 LG필립스LCD(지금의 LG디스플레이)가 파주에 들어설 수 있었다.

규제 완화로 산업단지 조성은 가능해졌지만, 그다음엔 산업단지 부지 가운데 70%가 임야라는 점이 걸림돌이 됐다. 산업단지 부지 8.3ha가 산림청 소유 국유림이었다. 당시 산림법 및 산림청 보전임지전용허가 기준에 따르면 임야가 3ha 이상 편입될 경우 개발사업 협의 자체가 불가능했다. 투자 기업과 파주시 관계자들이 산림청 관계자들과 수차 협의한 뒤 같은 규모의 임야를 구입해 교환하는 조건으로 합의했다. 사유지의 경우 파주시 직원들이 밤낮 없이 토지 소유자들의 집 앞에서 기다리며 설득한 끝에 승낙서를 받아냈다.

국유림 교환과 토지 보상 문제를 매듭짓자 이번에는 군사보호구역이 난제로 떠올랐다. 군과의 협의 과정도 속전속결이었다. 몇 차례 실무협의를 통해 조정을 거친 끝에 2003년 3월 24일 월롱산에서 ‘모든 의사결정을 현장에서 마무리 짓는 현장종결형 회의’를 갖고 사업 시행의 기본 방향을 수립했다. 산업단지 부지에 매장된 문화재도 발목을 잡았다. 투자 기업이 요청한 시한에 맞추기 위해 파주시는 한겨울에 대형 천막을 치고 문화재 발굴작업을 벌였다

이인재 파주시장은 LG디스플레이 인허가 과정을 떠올리며 “물 들어올 때 배를 대라는 말도 있다”며 “글로벌 기업이 투자 의사를 갖고 있을 때 행정적으로 적극 지원해야 투자가 결실을 본다. 절차와 요건을 따지면서 머뭇거리다가는 다른 나라에 빼앗기기 십상”이라고 했다.

LG디스플레이 산업단지의 성공적 가동 이후 여러 외국 기업이 파주에 투자 의향을 밝히고 있다. 전후방 산업 연관 효과를 기대하기 때문이다. 여기에는 파주시의 특별한 ‘기업만족 서비스’ 프로그램도 한몫을 했다. 강석재 파주시 경제복지국장은 “기업이 투자 상담을 요청하면 공무원이 해당 기업을 방문해 현장에 대해 설명한다”며 “산업단지 분양방식도 차별화해 분양금액 1~3년 무이자 할부 납부제, 기존 업체가 신규 업체를 중개해주면 분양가의 일정부분을 되돌려주는 제도도 도입했다”고 전했다.



“미군 1사단 주둔 효과”

LG디스플레이를 비롯한 대규모 공장이 잇달아 들어서면서 파주시는 발전을 거듭했다. 무엇보다 인구가 크게 늘었다. 2003년 24만 명에서 LG디스플레이 공장이 본격 가동한 2006년엔 29만 명으로 늘었고, 지난해에는 40만 명을 넘어섰다.

접경지역에 세계 최대 규모의 LCD산업단지가 조성된 뒤 파주에 대한 인식이 긍정적으로 변한 것도 빼놓을 수 없는 효과다. 안보 전문가들은 “군사분계선 인접 지역에 대규모 산업단지가 조성된 것은 미군 1개 사단 이상이 주둔하는 것과 맞먹는 안보 불안 경감 효과를 가져온다”고 평가한다.

파주에 대규모 공장이 들어선 뒤 이 지역 출신에겐 대기업 취업 문호가 활짝 열렸다. LG디스플레이는 매년 수십 명의 파주 출신 근로자를 채용했다. 중소기업에 다니다 지난해 LG디스플레이에 입사한 박영규 씨는 “나고 자란 고향에서 세계적 대기업에 다니게 돼 뿌듯하다. 친구들도 무척 부러워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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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자홍 기자 │jhk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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