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각은 쇠뿔을 삶아 뼈를 빼고 난 껍질을 펴서 종잇장처럼 얇게 만든 투명한 각지(角紙)에 문양을 그리고 채색해 기물에 뒤집어 붙이는 장식 공예다. 소박한 멋을 선호한 조선시대 공예 중에서 자개와 더불어 유독 화려함을 뽐낸다. 화각공예는 거북 등딱지를 갈아 복채(伏彩·뒷면에 그림 그리는 기법)하는 대모(玳瑁)공예에서 유래한 것으로, 오직 한우의 뿔로만 만들 수 있는 우리나라 고유의 전통 공예다. 부드럽고 화사한 색감의 화각은 장롱을 비롯해 문갑, 경대, 반짇고리와 실패, 빗 등 안방 가구와 여성용 기물, 그리고 봉채함 등 격식을 요하는 상자에 쓰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