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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격 인터뷰

“보수 편향 의협은 ‘좌클릭’ 해야 한다”

사상 초유 탄핵 노환규 전 대한의사협회장

  • 김진수 기자 │ jockey@donga.com

“보수 편향 의협은 ‘좌클릭’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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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행부 흔들기? 독불장군 회장?

사실 노 전 회장과 대의원회의 알력은 일정 부분 예견됐다. 대의원 상당수는 시·도의사회장 출신의 중견 및 원로. 그 때문에 노 전 회장도 당선 직후 1년가량은 대의원 포용을 위해 나름대로 노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양자 간 갈등의 골은 깊었다. 특히 3월 30일 열린 임시대의원총회는 그동안 대정부 투쟁 방식에 이견을 보여온 의협 집행부와 대의원회가 평행선을 긋는 순간이었다. 대의원회는 이날 총회에서 노 전 회장을 배제한 채 대의원회 중심의 새로운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키로 의결했다. 지난해 11월 의협 내에 대정부 투쟁을 위한 비대위(2월 26일 해체)가 구성된 이후 올해 3월까지 이어진 투쟁과정에서 노 전 회장의 독선으로 인해 투쟁동력을 잃었다는 게 대의원회의 판단이다.

이후 의협엔 바람 잘 날이 없었다. 비대위에서 빠진 노 전 회장 역시 회원 민의를 반영하지 않고 기득권을 유지하려는 대의원회 때문에 제대로 투쟁할 수 없다며 대의원 직선제 도입, 시·도의사회 임원의 대의원 겸직 금지 등을 안건으로 한 사원총회(회원총회)를 개최키로 선언했다. 이를 저지하기 위해 일부 대의원이 회장 불신임 발의 동의서를 돌림으로써 결국 4월 19일 임시대의원총회에서 불신임 안건이 상정되는 결과로 이어진 것이다.

▼ 비대위에서 왜 제외됐나.



“대의원회가 비대위를 새로 구성하는 건 사실상 의협에 집행부를 하나 더 만드는 거나 다름없다며 내가 반대해서다. 그들이 새 비대위를 만든 까닭은 대정부 투쟁을 더욱 잘하기 위한 게 아니라 기존 집행부를 흔들기 위한 시도다. 대정부 투쟁 당시에도 원격의료 찬성론자가 비대위에 여러 명 합류했던 것만 봐도 그렇다. 그런데 새 비대위 구성 문제로 의협이 시끄러워지니 비대위 구성 전 의협 감사단이 법무법인 태평양과 광장에 관련 질의를 했다. 정관엔 대의원회가 비대위를 구성할 근거조항이 없으니 비대위 구성은 정관 위반이며, 구성 자체도 법적으로 무효가 아니냐는 내용이었다. 그 결과 대의원회의 비대위 구성은 의협 집행부의 업무집행권에 관한 정관조항에 위반되므로 효력이 없다는 법률검토 의견서가 왔다. 그런데도 대의원회는 비대위 구성을 강행했다. 정관 위반은 내가 아닌 그들이 한 거다.”

▼ 하지만 대의원회는 불신임 사유로 여러 가지를 들었다.

“죄다 갖다 붙인 거다. 제일로 내세운 게 새 비대위 구성을 결의한 임시대의원총회 의결을 내가 존중하지 않았다는 건데, 대의원회는 실제론 해산당할까 우려했다. 변영우 대의원회 의장은 내가 대의원회를 해산하고 회장 1인만을 위한 대의원회를 새로 구성해 독불장군식으로 회무를 다 챙기려든다고 선동했는데, 사실과 다르다. 내 주장은 절차적 정당성 없이 대의원이 된 이들을 다 아웃시키고 민주적 절차를 통해 다시 뽑자는 것이다. 그런데 그들은 대의원회 제도 자체를 없애는 걸로 오해한 것 같다.”

절차적 결함 지적한 긴급보고서

“보수 편향 의협은 ‘좌클릭’ 해야 한다”

서울 용산구 이촌로의 의협회관.

▼ 불신임 사유를 가처분신청에서 반박했다던데, 그 요지는.

“정관엔 엄연히 불신임 기준이 있다. 금고 이상 형을 받거나, 정관을 위반해 회원에게 중대한 피해를 발생시켰거나, 의협 명예를 현저히 훼손했을 경우다. 그런데 세 가지 다 내겐 해당하지 않는다. 난 금고 이상 형을 받은 적 없다. 정관 위반 사실도 없다. 대의원회는 내가 새 비대위 구성을 존중하지 않았다고 정관 위반으로 몬다. 또한 난 의협 명예를 현저히 훼손한 사실도 없다. 대의원회가 명예훼손 건의 대표 격으로 삼은 게 내가 2012년 9월 ‘동아일보’와 인터뷰에서 로봇수술 사망률이 80%라고 이야기했다는 건데, 그것도 웃긴다. 로봇수술 남용 실태를 밝히면서 로봇수술 중 굉장히 복잡하고 위험하며 안전성도 떨어지는 일부 수술방법을 유독 고집하는 의대 교수가 한 명 있는데, 그걸 계속한단 사실을 그의 동료가 내게 귀띔해줘 언론을 통해 지적한 것일 뿐이다. 그런데도 전체 로봇수술 사망률이 80%라고 말해 의사 명예를 훼손했다며 억지를 부린다.”

▼ 결국 탄핵의 발단은 내부 개혁에 나선 노 전 회장과 대의원회의 충돌 때문인가.

“개혁에 대한 대의원회의 두려움 탓이다. 사실 난 불신임을 얼마든지 피할 수 있었다. 탄핵 전 ‘딜(deal)’을 하자는 제의가 없지 않았다. ‘대의원들만 건드리지 마라, 사원총회 개최를 철회하라, 그러면 불신임하지 않겠다’라고. 하지만 난 탄핵당하더라도 그건 대의원회가 정관에 어긋나게 하는 것이므로 가처분신청 및 소송을 통해 회장직에 복귀할 수 있다고 봤다.”

실제로 노 전 회장은 4월 16~19일 전국 회원을 대상으로 긴급 온라인 설문조사를 실시해 자신에 대한 불신임 반대 의견이 많을 경우, 임시대의원총회에서 불신임안이 통과되더라도 불복해 소송으로라도 권리를 되찾겠다고 SNS를 통해 선언했다. 조사 결과는 참여 회원 1만6376명 중 92.8%가 탄핵에 반대했다.

이런 와중에 5월 8일 개최된 의협 상임이사회에선 김세헌 의협 감사가 김경수(의협 부회장, 부산시의사회장) 회장직무대행과 변영우 대의원회 의장에게 ‘대한의사협회 대의원 선출 과정과 총회의 문제점-2014년 4월 19일 임시대의원총회를 중심으로’라는 제목의 31쪽짜리 긴급보고서를 제출함으로써 그 추이가 주목된다. 노 전 회장 불신임 과정에서 불신임 발의 동의서의 유효성과 임시대의원총회 참석 대의원 자격의 적정성 여부, 총회 절차 및 대의원 선출과정에 문제점이 발견됐다는 게 그 요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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