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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은 인생의 3분의 1…‘24시간 장애’로 인식해야

수면장애

  • 김린 고려대 안암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잠은 인생의 3분의 1…‘24시간 장애’로 인식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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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에 큰 지장…주간의 과도한 졸림

불면증 못지않게 일상생활에 지장을 초래하는 게 낮 동안의 심한 졸림이다. 통상 불면증 환자는 밤에 못 잔 잠을 보충하려 낮잠을 시도해도 막상 잠이 잘 오지 않는다. 그러나 낮에 졸림을 일으키는 장애의 경우, 밤에 그런대로 잔 것 같은데도 이상하게 낮에 졸리고 피곤하며 때론 참기 어려운 졸음과 함께 순간적인 잠에 빠지기도 한다. 그 때문에 수업이나 회의 도중 불성실한 사람으로 오해받고, 심지어는 작업이나 운전 중에 사고를 일으켜 사회적으로 엄청난 손실을 입히기도 한다.

밤 수면의 질을 저하해 낮에 심한 졸림을 일으키는 질환으로는 수면무호흡증, 하지초조증 등이 대표적이다. 수면무호흡증은 잠재적으로 위험한 질환이며, 또한 매우 흔하다. 수면 중 호흡이 자주 끊어져 얕은 수면이 많아지기 때문에 낮에 졸림이나 피곤함을 일으킨다. 심폐혈관계의 장애, 특히 고혈압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코를 심하게 고는 사람에게서 흔하기 때문에 코골이 수술을 받기 전에 일단 수면무호흡증이 있는지 꼭 감별 진단을 해야 한다. 수면무호흡증은 단순한 코골이 수술로는 치료되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초조증은 수면 전 혹은 수면 도중에 하지의 불편함을 느끼고, 근육이 일정한 리듬으로 수축하는 현상이 동반됨으로써 정상적인 수면 구조를 변화시키고 그 결과 불면증이나 낮에 심한 졸림을 유발한다. 노령층에서 보이는 과도한 낮의 졸림이나 불면증의 원인으로 빼놓지 말고 고려해야 할 질환이다. 약물치료에 잘 반응하므로 진단만 정확하면 쉽게 잠을 이룰 수 있다.

낮에 급작스러운 수면 상태에 빠져드는 기면병(narcolepsy)은 세밀한 진단이 필요한 질환이면서 꼭 치료해야 할 대상이다. 참을 수 없는 졸음과 갑자기 근육의 힘이 풀리는 증상이 있으면 이 질환을 의심할 수 있는데 일반인이 생각하는 것보다 외래에서 자주 보게 된다. 약물에 비교적 잘 반응하는 편이므로 이 역시 진단만 정확하면 치료에 큰 도움이 된다.



수면주기 변화로 인한 수면장애 중에서 임상적으로 주목할 것은 지연성 수면주기 증후군이다. 주 증상은 남과 같은 시간대에 잠을 이루지 못하고 새벽 2~3시, 혹은 4시나 돼서 잠이 오기 때문에 잠들기와 아침에 일어나기가 힘들다. 특히 오전 중엔 정신을 차리기 힘들 정도로 졸리고 오후가 되면서 머리가 서서히 맑아지기 시작한다. 학교나 직장에서 지각 잘하는 사람으로 소문나기도 하고, 오전의 수행능력은 저하된다. 하루 중 저녁부터 자정이 넘을 때까지 가장 활발히 기능한다. 청소년기나 젊은 성인층에서 의외로 많다.

노인의 정상적인 노화과정에서 수면 구조가 변화함으로써 불면증이나 낮의 과도한 졸림이 나타나는데, 이 경우에도 심하면 치료대상이 된다.

밤에 나타나는 이상행동증

밤에 나타나는 이상행동증의 종류는 다양하다. 야뇨증, 이갈이, 야경증, 몽유병, 악몽 등이 흔히 알려진 질환인데 대개는 아동기에 나타나는 일과성 장애이거나, 정신과적 장애에 수반돼 나타나기도 한다. 치료하지 않아도 대부분 좋아지거나 원인이 되는 상태가 개선되면 같이 소실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잠재적으로 위험한 건 몽유병, 야경증 정도이며 성인기까지 지속되면 진단을 위한 정밀검사가 필요하다.

일반인에게 잘 알려져 있지 않으면서 위험할 수 있고, 노인에게서 많이 보이는 질환으로 렘(REM)수면 행동장애가 있다. 이는 꿈의 내용이 행동으로 나타나는 것으로, 아침에 일어나서 환자 자신은 싸우거나 쫓기는 꿈을 꾸었다는 것 외엔 기억하지 못한다. 그렇지만 같이 자던 부인을 때렸다거나 자신이 밖으로 뛰쳐나가려는 매우 위험한 행동을 했다는 얘기를 듣곤 무척 당황한다. 심하지 않은 경우에도 자다 소리를 지르거나 발길질을 해대서 주위 사람을 당황하게 한다. 대개 50대 이후 연령이 증가할수록 유병률이 높아지는데, 노인의 경우 치매, 파킨스씨 병과 같이 뇌의 퇴행성 질환과 관련 있는 경우가 흔하다. 수면다원검사에서 특징적 소견을 보이므로 진단이 그리 어렵지 않고 약물치료에 잘 반응한다.

수면장애의 진단엔 세밀한 병력 청취와 함께 수면일지나 수면다원검사와 같은 객관적인 수면검사가 필수적일 때가 많다. 따라서 일단 수면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되면 무턱대고 수면제를 복용하거나 자가진단을 하지 말고 수면장애클리닉을 방문하는 게 좋다.

수면다원검사란 수면 중에 일어나는 생리적 현상을 알아내기 위한 검사법으로 뇌파, 안구운동, 근전도, 사지의 움직임, 호흡운동 및 공기의 흐름, 심전도, 혈중산소포화도, 수면 자세의 변화, 코골이 음 등을 기록한다. 밤사이 기록된 자료를 바탕으로 수면 단계를 분석하여 수면 중의 호흡장애, 사지 움직임 장애, 각성뇌파 장애 등을 파악하고, 이러한 장애들과 수면 단계, 수면 자세와의 관계를 파악하며, 수면의 분절 정도를 알아내는 작업을 하게 된다. 이 작업을 수행하려면 수면의학을 전공한 숙련된 의사라도 4~5시간이 필요하다. 전산화한 수면다원검사를 시행한 후에도 결과는 반드시 전문가의 수작업 판독을 거쳐야 한다.

신동아 2014년 7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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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린 고려대 안암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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