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러스트·박용인

이곳은 월경금지! DMZ 철책 같은

방충망에 방아를 찧듯 나방은

거푸 머리를 들이받히면서도

형광등 환한 불빛 유혹에 겨워

방 안으로 기를 쓰고 날아들려고





삶이란, 한여름 밤 불나방처럼 이렇듯

눈부신 세상으로 비행을 꿈꾸는 것

그러나 사방 둘러친 망틀에 걸려

끝내 넘질 못하는 것 뒤뚝뒤뚝대면서도

날개를 치는 것 다시 또 꿈꾸는 것

윤중목

● 1962년 경기 연천 출생
● 1989년 제2회 ‘전태일문학상’ 등단
● 저서: 에세이집 ‘수세식 똥, 재래식 똥’, 영화평론서 ‘인문씨, 영화양을 만나다’, 시사경제서 ‘캐나다 경제, 글로벌 다크호스’ 등

● 現 영화평론가, 영화공동체 대표

신동아 2014년 7월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