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7월호

“오랜 연인 세븐과 잘 만나고 있어요”

‘잘 키운 딸’ 박한별

  • 김지영 기자 │kjy@donga.com

    입력2014-06-20 10:5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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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빠는 날 축구선수로 키우려 했다
    • 다국적 그룹 멤버로 가수 데뷔할 뻔
    • 배우생활 그만둘까 심각하게 고민해
    • 일면식도 없는 류현진과의 열애설 어이없어
    • 결혼은 감성이 충만할 때 하고 싶다
    “오랜 연인 세븐과 잘 만나고 있어요”
    5월 30일 6개월간의 대장정을 끝낸 SBS 일일드라마 ‘잘 키운 딸 하나’는 12년차 배우 박한별(30)의 연기인생에 터닝 포인트가 됐다. 박한별 하면 떠오르던 새침데기 이미지를 벗고 연기자로서 새로운 가능성을 인정받았기 때문.

    극 중에서 400년간 간장을 만들어온 가업을 이으려고 남장을 하는 여주인공 장하나 역을 맡은 박한별은 대중과 언론으로부터 “박한별의 재발견”이라는 찬사를 들었다. 드라마 촬영을 앞두고 짧게 자른 머리도 화제를 모았다. 여자가 10년 넘게 고집한 긴 머리를 대번에 싹둑 자르기란, 심경에 큰 변화를 겪지 않고서는 쉽지 않은 일. 항간에는 그가 오랜 연인인 동갑내기 가수 세븐(본명 최동욱)과 헤어진 게 아니냐는 의혹이 일었다. 기자도 몹시 궁금했다. 가발로 대신하지 않고 왜 굳이 단발했을까.

    “감독님이 남장을 하려면 머리를 잘라야 한다기에 딱 이틀 고민하고 미용실에 갔어요. 다들 ‘너 머리 자를 때 눈물 날 걸’ 그랬는데 생각보다 재미있었어요. 처음엔 좀 떨렸죠. 태어나서 처음 도전하는 커트머리니까.”

    “남장여자, 완전 내 체질”

    ▼ 그토록 배역이 욕심났나요.



    “기존의 이미지에서 탈피해 제 본모습을 보여줄 좋은 기회라고 생각했어요. 그동안 여우 같고 예쁜 척하는 역을 계속해서 실제로도 새침하고 여자다운 줄 아시는데 그렇지 않아요. 감독님도 제 이미지와 실제 모습이 판이하다며 첫 미팅 때 깜짝 놀라셨죠.”

    ▼ 원래 털털한 성격인가요.

    “내숭과 거리가 멀죠. 이번 드라마에서 장하나가 남장을 하고 장은성으로 살 때 모습이 저랑 닮았어요. 딱히 연기를 하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동화되더라고요. 대중이 제 연기를 좋게 평가해주신 것도 기쁘지만, 무엇보다 저 스스로 연기에 만족할 수 있어서 행복했어요. 은성이 캐릭터를 만난 자체가 더없이 고마워요.”

    ▼ 남장이 그럴싸하던걸요.

    “남자의 행동을 세심하게 관찰한 덕분이지요. 걸을 때 발의 각도를 얼마나 벌리는지, 웃을 때 큰소리를 내는지, 말하는 속도는 느린가, 빠른가. 사실 남녀의 언행에 큰 차이가 있을 줄 알았는데 목소리 톤과 말투, 어디를 가든 다리 벌리고 앉는 것 빼고는 비슷하더라고요.”

    ▼ 남장여자를 연기하면서 힘들었던 점은?

    “목소리 연기가 힘들었어요. 원래 톤보다 낮춰 계속 말하다보니 목소리가 자꾸 갈라지고 걸핏하면 목이 잠겼어요. 4~5개월을 그렇게 살다보니 음역대가 넓어져서 좋았어요. 낮은 톤으로 소리도 지를 수 있게 되고. 대신 다시 여자 장하나로 돌아갔을 때 NG를 많이 냈죠. 제 딴엔 톤을 높였는데도 목소리가 남자 같았나 봐요.(웃음)”

    장하나가 남장을 한 것은 가업 ‘황소간장’의 대령숙수(待令熟手)를 남자만 할 수 있게 한 전통 때문이었다. 시대착오적이고 성차별적인 전통을 지키려고 가슴에 붕대를 감고 남자 행세를 한 장하나는 할아버지에게 말한다. “전통도 중요하지만 융통성이 있어야 한다”고. 박한별은 장인정신을 “순진하지 않지만 순수한 것”이라고 정의하며 장하나의 생각에 공감을 표했다.

    “확고한 신념 없이 장인정신을 400년 동안 지켜내는 건 불가능하지만, 그렇다고 불합리한 전통을 전통이라는 이유만으로 고집해서는 안 돼요. 전통도 시대의 흐름과 균형을 맞춰야 더 빛난다고 생각해요.”

    ▼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나요.

    “배우들끼리 친해져서 NG가 많이 났어요. 서로 눈만 봐도 웃음이 났죠. 제 상대역이던 이태곤 오빠가 굉장히 웃겨요. 보기에는 상남자인데 장난기가 많아요. 오빠랑 붙으면 웃음 참느라 고통스러울 정도였죠.”

    “오랜 연인 세븐과 잘 만나고 있어요”

    영화 ‘요가학원’의 박한별.

    “엄마의 방치 덕에 잘 컸다”

    드라마 종영 후 출연진과 경남 거제도로 ‘이별여행’을 다녀온 그는 “평소에도 극중 이름을 부를 정도로 정든 배우들과 헤어지는 게 몹시 아쉽다”며 “작품이 끝나면 배우들과 관계가 소원해지는데 ‘잘 키운 딸 하나’ 식구들과는 평생 갈 것 같다”고 말했다.

    ▼ 연예인 친구가 많은 편인가요.

    “아는 연예인은 많지만 속마음까지 털어놓는 절친은 유진 언니 정도예요. ‘요가학원’이라는 영화를 같이 하면서 친해졌는데 그때 제게 ‘성경’이라는 것을 알려줬어요. 언니가 결혼해서 자주 보진 못하지만 신앙도 같고 얘기도 잘 통해서 함께 있으면 편해요.”

    ▼ 배우로 살면서 좌절을 경험해봤나요.

    “드라마나 영화에 비친 모습과 원래 제 모습의 간극이 너무도 큰데 그걸 알아주는 사람이 없더라고요. ‘왜 아무도 날 알아주지 않지?’ 하는 생각에서 허우적댄 적도 있고, 여배우의 행동지침을 순순히 따르지 않아서 혼난 적도 많아요. ‘다른 사람에게 자신을 100% 보여주면 안 된다. 말투와 행동을 어찌어찌 하라’고 소속사에서 가르치면 ‘왜 그래야 하지?’ 했거든요. 한때 이 일을 그만둘까도 심각하게 고민했어요. 저와 안 맞는 일 같아서요.”

    ▼ 지금도 배우생활이 안 맞나요.

    “20대 초중반에는 안 맞는다고 생각했어요. 그때는 사람들이 하는 말에 많이 휘둘렸어요. 예를 들어 ‘스타가 되고 싶어? 배우가 되고 싶어?’ 이런 질문을 받으면 저 스스로 답을 찾으려고 혼자 끙끙거렸어요. 그러다 어느 순간 ‘내가 왜 이런 걸로 고민하지’ 하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나를 스타로 보든, 배우로 보든, 좋아하든, 싫어하든 그건 상대의 몫이잖아요. 그렇게 나를 내려놓으면서 이 일이 편해졌어요. 예전에는 감독님과 미팅할 때 어떻게든 잘 보여서 배역을 딸 목적으로 만났다면, 지금은 제 모습을 있는 그대로 보여줘요. 그런 저를 믿어주면 더없이 고마운 일이고, 이상하게 봐도 어쩔 수 없죠. 배역이 나와 안 맞는 거니까.”

    ▼ 배우가 안 됐다면 어떤 일을 하고 있을까요.

    “아빠는 제가 운동신경이 뛰어나다며 축구선수나 핸드볼선수를 시키려고 했어요. 엄마가 말리지 않았다면 운동선수가 됐을 거예요. 골프선수 아니면 스피드스케이팅선수. 어릴 때 스피드스케이팅을 배웠는데 대회에 나가서 1등을 했어요. 골프는 배운 지 3~4년 됐는데 80대를 쳐요. 악바리 근성이 있어서 한번 꽂히면 끝장을 보죠.”

    그의 아버지는 축구선수 출신으로 예산FC 감독을 지낸 박채화 서울시축구협회 부회장이다. 부친이 운동선수를 다루듯이 엄하게 키웠는지 묻자 그가 손사래를 치며 웃었다.

    “선수들을 대할 때는 호랑이 같지만 제 앞에서는 순한 양이세요. 그래서 제자들이 저만 가면 좋아했어요. 아빠가 유해지니까. 아빠보다 오히려 엄마가 저를 더 강하게 키우려고 했죠.”

    ▼ 어머니가 엄하신가요.

    “아니요. 엄마와 친구처럼 지내요. 저희 집은 각자 플레이예요. 엄마들 대부분이 자식을 위해 희생하며 살지만 저희 엄마는 당신 인생을 즐겼어요. 자유로운 영혼이시거든요. 제가 10년간 한 무용을 갑자기 그만두고 연기를 한다고 했을 때도 뜯어말리지 않았어요. ‘네가 하기 싫으면 못 하는 거지’ 했죠. 공부하라는 소리도 거의 안 했어요. 고등학생 신분으로 술을 마셔도 나쁜 짓이라고 혼내기보다 ‘다 해봐야지’ 하는 식이었어요. 저를 방치해두고 정말 잘못된 점이 있을 때만 바로잡았는데 어릴 땐 그런 엄마가 비정상이라고 생각했어요. 날 사랑하지 않나 싶었고요. 근데 지금은 엄마가 이해돼요. 저도 엄마처럼 자식을 키울 거예요. 엄마의 교육방식 덕분에 뭐든 저 스스로 해내려는 자립심이 생겼거든요. 제가 바로 ‘잘 키운 딸 하나’라니까요.(웃음)”

    어릴 적 그는 “꿈이 없는 아이”였다. 유년기부터 발레를 배우고 초등학생 시절 리틀엔젤스 단원으로 활동한 것도 무용가를 꿈꿔서가 아니었다. 외동딸이 외골수로 자랄 것을 염려한 모친의 결단이었다. 리틀엔젤스 단원으로 해외와 지방 공연을 다니며 단체생활 경험을 쌓은 그는 자연스럽게 선화예중을 거쳐 선화예고에 진학한다.

    ‘꿈 없는 아이’의 꿈 찾기

    발레와 한국무용으로 10년간 가꾼 그의 외모는 어디를 가든 눈에 띄었다. 중학교 때부터 길거리에서 연예기획사 명함을 받는 일이 다반사였고, 자신도 모르게 인터넷에 돌아다닌 학생증 사진 때문에 ‘얼짱 1호’로 유명세를 치렀다. 그럼에도 연예계의 언저리만 맴돌던 그는 고3 때인 2002년 하이틴잡지 ‘쎄씨’ 표지모델로 정식 데뷔한다. 학적도 연예활동이 자유로운 안양예고로 옮긴다.

    “사실 중3 때 ‘서클’이라는 다국적 그룹에 들어갈 뻔했는데 엄마가 목덜미를 잡았죠. ‘노래도 못하는 게 뭔 가수야’ 하고요. 저도 연예계에 관심이 없어서 미련은 없었는데 길거리 캐스팅을 하도 많이 당하니까 이게 운명인가 싶더라고요.”

    “오랜 연인 세븐과 잘 만나고 있어요”
    잡지 모델로 1년간 활동하며 카메라와 친숙해진 그는 이듬해 배우의 길로 들어선다. 연기 데뷔작은 학원공포물인 영화 ‘여고괴담3: 여우계단’. 당시 ‘여고괴담’ 시리즈는 스타 등용문으로 통했다. 고등학생들 사이에선 이 영화의 오디션을 보는 게 유행이었다. 어느 때보다 경쟁이 치열했던 ‘여고괴담3’ 오디션에서 박한별이 내민 히든카드는 동서양을 아우르는 무용 실력. 발군의 기량을 유감없이 발휘한 그는 여주인공 소희 역을 따냈다.

    “제 또래 여배우 중 ‘여고괴담’ 시리즈의 오디션을 안 본 사람은 없을 거예요 저도 여덟 번째 도전이었는데 소희가 무용을 하는 아이가 아니었으면 합격하기 힘들었을 거예요. 연기 경험이 부족한 제겐 천운이었죠. 무용만큼은 자신이 있었으니까요.”

    ▼ 모델에서 배우로 전향한 특별한 이유가 있습니까.

    “그런 건 없어요. 고2 때부터 YG엔터테인먼트(이하 YG) 연습생으로 지내다 보니 잡지모델로 데뷔하고 연기도 하게 됐어요.”

    ▼ YG에서는 왜 나왔나요.

    “YG는 저를 가수로 키우고 싶어 했지만 제 길이 아닌 것 같아서요. 연기는 하면 할수록 느는데 노래 실력은 안 늘었거든요. 그래서 (양)현석 오빠에게 양해를 구하고 나왔죠.”

    ▼ 가수 오디션을 보고 YG에 들어간 게 아닌가요.

    “(오디션을) 안 보고 들어갔어요. 고2 때 YG에 친한 애들을 보러 갔다가 반가운 사람을 만났어요. 중3 때 KMTV 공개방송 현장에서 제게 명함을 건네며 ‘무조건 계약하자’고 했던 분이었어요. 그분이 다시 해보자고 해서 YG와 정식으로 계약하고 4년을 있었어요. 일종의 특채였죠. YG에서는 제 노래 실력이 아니라 풍기는 이미지를 보고 뽑았을 거예요. 신인 때 뭔가 될 것 같다는 말을 정말 많이 들었거든요. 사실 연예활동을 하면서 끼가 생긴 거지, 원래 숫기도 없고 나서지도 못했어요. 노래도 진짜 못하고.(웃음)”

    “배우 안 됐으면 골프선수 됐을 것”

    YG에서 나온 후 그는 브라운관과 스크린을 누비며 배우로서 입지를 다진다. 드라마 ‘요조숙녀’와 ‘환상의 커플’, 영화 ‘요가학원’과 ‘마이 블랙 미니드레스’는 그의 개성이 돋보인 대표작으로 꼽힌다. 연기밖에 모르던 그가 활동 반경을 넓힌 건 2009년 여성캐주얼 브랜드 ‘스탈리’를 온라인에 론칭하면서. 이후 그는 패션사업가, 가수, 작가로 다양한 도전에 나선다. 이유가 뭘까.

    “배우라는 틀 안에 갇혀 있는 게 싫었어요. 인생 한 번 사는 건데 나중에 후회하더라도 할 수 있을 때 도전하고 싶은 일을 다 해보자, 한 거죠. 원래 하고 싶은 것을 안 하고는 못 배기는 성격이에요. 그래서 스탈리를 론칭했어요. 옷을 직접 만들어 팔아보고 싶었거든요.”

    ▼ 투자도 직접 했나요.

    “투자뿐 아니라 운영과 관리, 제품 디자인까지 직접 했어요. 친한 스타일리스트 언니와 쇼핑하다가 사업 아이템을 얻었어요. 옷을 사면 제 감각에 맞게 변형해 입는데 그것을 상품화한 거죠. 근데 연기와 병행하기 힘들어 3년 만에 정리했어요. 돈은 못 벌었지만 후회는 안 해요. 좋은 경험이었어요.”

    ▼ 그 무렵 앨범도 석 장이나 냈던데 반응이 좋았나요.

    “잘 모르겠어요. 다른 사람의 평가에 신경 쓰지 않거든요. 어떤 일에 도전하든, 어떤 반응이 나오든 제 자신이 만족하면 그뿐이죠.”

    ▼ 쉴 때 즐기는 취미는 뭔가요.

    “골프요. 스크린 골프도 즐기고 필드에도 자주 나가요. 작년에는 시간 날 때마다 쳤는데 올해는 바빠서 거의 못 쳤어요. 제가 스크린골프전문기업인 ‘골프존’ 모델이에요. 이 직업이 좋은 게 돈이 많이 안 들어요. 골프장에서 골프를 공짜로 치게 해주기도 하고, 라운딩 상대가 비용을 대신 내주기도 하거든요. 어린 나이에 골프를 시작해서 그 덕도 보는 것 같아요.(웃음)”

    그의 나이도 어느덧 이립(而立). 말 그대로 자립할 시기다. 더구나 그와 10년 넘게 사귄 가수 세븐이 12월 제대한다. 올 들어 그의 결혼계획을 궁금해하는 이가 부쩍 많아진 이유다.

    안양예고 동창인 박한별과 세븐은 YG에서 연습생 시절을 함께 보내며 남녀 사이로 발전했다. 연예계에서 결혼이 가장 기대되는 장수 커플로도 꼽혔다. 하지만 지난해 군에 입대한 세븐이 불미스러운 사건에 휘말린 후 둘의 결별설이 잇따랐다. 단도직입적으로 진위를 묻고 싶었지만 “민감한 사안이니 세븐에 대한 질문을 자제해달라”는 소속사의 요청을 무시할 수도 없는 노릇. 정공법 대신 우회적으로 궁금증을 풀 수밖에.

    ▼ 어떤 남자에게 마음이 끌리나요.

    “가치관이 비슷한 사람이요. 외모도 봐요.(웃음) 저는 현실에 충실하고, 진부한 거 안 좋아하고, 계산적이고 가식적인 걸 싫어해요. 다른 사람이 모두 ‘이거’라고 말할 때 다른 각도에서 생각해볼 수 있는 사람, 당연하게 ‘이래야 돼’ 할 때 ‘왜?’라고 말할 수 있는 사람이 좋아요. 저는 그러거든요. 지난해 중국에서 ‘필선2’라는 영화를 찍을 때도 ‘사람들은 왜 돈을 많이 벌려고 하지? 왜 내가 돈을 많이 벌어야 하지?’ 하는 생각이 꼬리를 물고 이어지다가 ‘돈은 어느 정도 있어야 하지만 수단이 아닌 목적이 돼선 안 된다’는 결론을 내린 적이 있어요. 돈이 사람보다 중요할 순 없잖아요. 저는 어떤 상황에서든 행복을 느껴요. 극한 상황만 아니면.”

    ▼ 다수가 A라고 얘기할 때 B라고 말할 수 있다?

    “상대방의 생각이 저와 다르더라도 틀렸다고 부정하진 않아요. 왜 A라고 얘기하는지 이해는 하지만 제 소신대로 B라고 말하죠.”

    ▼ 특정인을 두고 다른 사람이 다 나쁘다고 말할 때도 자기 소신을 꺾지 않는다?

    “그땐 밸런스를 맞춰요. 나는 좋은데 다른 사람이 다 나쁘게 얘기하는 데는 이유가 있으니까요. 왜 그렇게 생각하는지 들어보면 이해가 돼요. 그때부터는 그 점을 염두에 두고 특정인을 보긴 보지만 그 사람의 나쁜 모습을 직접 접하기 전까진 제가 보고 느낀 점을 믿어요.”

    ▼ 당사자에게 직접 진위를 확인하나요? ‘너 이런 나쁜 행동을 했다는데 사실이냐?’ 하는 식으로요.

    “그건 상황에 따라 달라요. 어떤 때는 ‘너 이러저러하다는데 맞아?’ 하고 물어보고, 말도 안 되고 터무니없는 거는 안 물어보죠.”

    “아니 땐 굴뚝에 연기 많이 나요”

    ‘잘 키운 딸 하나’에서 그가 연기한 장하나는 일과 사랑을 모두 손안에 넣었다. 그도 장하나처럼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았을까.

    “일도 사랑도 잡은 상태가 아니지요. 어찌 보면 일도 잡은 거고, 사랑도 잡은 거고요. 아직은 진행형이라 결론 낼 수는 없을 것 같아요.”

    ▼ 자주 찾는 데이트 장소가 있나요.

    “딱히 없어요. 어디서 데이트를 하든 남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고 편하게 만나요.”

    ▼ 언제 결혼할 건가요.

    “계획이 없어요. 독신주의는 아니에요. 대부분의 사람이 결혼 계획을 세우지만 그런 틀을 만들어서 나를 옭아매고 싶지 않아요. 감정이 충만할 때 결혼하고 싶어요. 그게 내일이 될 수도 있고 10년 후가 될 수도 있죠.”

    ▼ 배우로서도 목표가 없나요.

    “무엇을 하든 계획이나 목표를 세우지 않아요. 목표를 세우는 순간 끝이 정해지는 것 같아서 싫어요. 그 끝에 도달하지 못하면 늘 불만족스럽고 불평할 것 같아요. 또 사람일은 모르는 거잖아요. 지금은 연기가 재미있고 연기 열정이 가득하지만 5년 뒤에는 다른 일에 꽂힐 수도 있는 거죠.”

    ▼ 한번 인연을 맺으면 오래가나요.

    “네. 한번 마음이 통하면 되게 오래가요. 제 주변사람이 다 10년 넘게 인연을 맺어온 사람들이에요.”

    ▼ 최근 증권가에 야구선수 류현진 씨와의 열애설이 돌았는데 아시나요?

    “알아요. 그 얘기를 듣고 정말 어이가 없었어요. 그분 얼굴을 직접 본 적도 없거든요. 증권가 정보지에는 근거 없는 이야기가 너무 많아요. 아니 땐 굴뚝에 연기가 정말 많이 나더라고요.”

    ‘아니 땐 굴뚝에서 난 많은 연기’ 중에 과연 세븐과의 결별설도 들어 있을까. 꾹꾹 눌렀던 궁금증이 치밀어 올라 목구멍에서 맴돌던 두 글자가 입 밖으로 튀어나왔다. “세븐 씨와 잘 만나고 있는 건 맞나요? 아무 문제가 없나요? 그 정도는 확인해줬으면 합니다.” 잠시 머뭇하던 박한별은 고개를 끄덕이며 짧지만 명쾌한 답을 내놨다. “네. 잘 만나고 있어요.”

    ▼ 결혼 전에 꼭 해보고 싶은 일이 있습니까.

    “결혼 전이 아니라 죽기 전 꼭 이루고픈 버킷리스트는 있어요. 되게 많아요. 100개쯤 돼요. 돌고래 타보기, 성지순례, 번지점프 스카이다이빙, 라스베이거스에서 술에 취해 드레스 입고 결혼하기…. 이색적인 삶을 즐기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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