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7월호

US여자오픈 최연소 출전 여중생 골퍼 배나랑이

  • 글·조성식 기자 mairso2@donga.com, 사진·지호영 기자

    입력2014-06-23 16:5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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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S여자오픈 최연소 출전 여중생 골퍼 배나랑이


    연습장에서 만난 배나랑이(15·단월중)는 카메라를 들이대자 쑥스러운 표정을 지으면서도 태연했다. 하긴 어른의 세계를 ‘정복’한 소녀니 그럴 만도 하겠다. 나랑이는 5월 우정힐스CC에서 열린 사상 첫 US여자오픈 한국 예선전에서 쟁쟁한 프로선수들을 제치고 1위를 차지해 여고생 국가대표 이소영(안양여고)과 함께 출전권을 따냈다.

    여중생 치고는 덩치가 큰 편인 나랑이는 파워 골퍼다. 드라이버 평균 거리가 250야드(225m) 안팎. 여자프로선수 평균보다 더 나간다. 타고난 체력과 식욕을 장점으로 살렸다. 다른 스포츠와 달리 3~4일간 연이어 펼쳐지는 골프 경기에서는 기술이나 감각 못지않게 체력이 중요하다. 나랑이는 한 끼에 고기 3~4인분을 먹어치우고 덤벨로 손목 힘을 키운다. 어릴 때부터 해온 복싱도 활용한다. 샌드백 때리기가 임팩트 원리와 비슷해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나랑이는 “복싱을 하면서 기가 세졌다”고 말했다. 필드에 나가면 카트 옆에서 줄넘기를 200회 이상 하며 몸을 푼다.

    나랑이가 골프를 시작한 건 초등학교 3학년 때. 아버지를 따라 연습장에 다니며 배웠다. 6학년 때부터 각종 대회를 휩쓸며 ‘골프 신동’의 출현을 알렸다. 골프 스승인 아버지는 지금은 캐디 노릇을 한다. 골프를 그만두고 싶었던 적이 없느냐는 질문에 나랑이는 “아버지가 무섭게 혼낼 때 때려치우고 싶었다”며 씩 웃었다.

    “아버지 말씀이 맞을 때도 있고 안 맞을 때도 있다. 저번 대회(US여자오픈 한국 예선전) 때 아버지가 라이를 잘못 봐 1라운드에 보기를 3개나 하면서 원 오버를 했다. 2라운드에선 제대로 봐 3언더를 쳤지만.”



    나랑이에게 세상에서 가장 든든한 버팀목인 아버지는 항암제 개발업체 ‘천지산’ 대표 배일주 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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