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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사 에세이

퀴즈가 각광받는 날을 꿈꾸며

  • 신영일 │아나운서

퀴즈가 각광받는 날을 꿈꾸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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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고메 사건

사실 신문에 보도되는 내용만 다 파악하고 있어도 맞힐 수 있는 문제가 허다하다. 당장 일주일 뒤에 당신이 퀴즈 프로그램에 출연하는데 전혀 대비가 안 돼 있다고 내게 호소한다면 나는 자신 있게 신문 하나를 정해 최근 한 달치를 독파하라고 권하고 싶다. 시사 관련 문제가 빠질 수 없는 퀴즈에서 상당한 효과를 발휘할 것이다. 가능하면 신문도 종합일간지, 경제신문, 스포츠 신문 등 다양하게 읽으면 좋겠지만 여건상 어렵다면 종합일간지 하나는 반드시 숙독해야 한다. 여기에 만족하지 못하고 좀 더 깊이 있는 준비를 원한다면 시사주간지나 시사월간지까지 관심을 갖고 봐야 한다. 매일 발행되는 신문에서는 다룰 수 없는 깊이 있는 소재가 실린다. 예컨대 ‘퀴즈 대한민국’ 파이널 라운드에 ‘귀신고래’ 문제가 출제된 것은 당시 한 시사주간지에서 이 문제를 비중 있게 다룬 직후였다.

어려운 문제가 나왔을 때 출연자가 고심 끝에 짜낸 기상천외한 답이 전설처럼 회자되기도 하는데 아직도 유명한 장학퀴즈 ‘물고메’ 사건은 레전드급이다. 당시 정답이 ‘고구마’였는데 경상도에서 올라온 학생이 고구마의 사투리인‘고메’라고 하자 사회자가 안타까운 마음에 세 글자라고 알려줬고, 그러자 학생은 ‘물고메’라고 외쳐 그만 오답 처리되었다는 가슴 아픈(?) 이야기다.

퀴즈 프로그램에 나와 자신의 사연을 거침없이 이야기하고 실력을 발휘해 상금을 받아간다면 퀴즈 마니아에게 그보다 더 좋은 일은 없을 것이다. 경제가 어려울수록 상금이 걸린 퀴즈에 도전하려는 사람이 많아지는 것도 현실의 반영일 텐데 한 가지 아쉬운 점은 요즘 일반인을 상대로 하는 퀴즈 프로그램이 별로 없다는 것이다. ‘장학퀴즈’와 ‘도전 골든 벨’은 고등학생 대상이고, ‘퀴즈쇼 사총사’는 연예인 퀴즈쇼다.

그나마 일반인이 참여할 수 있는 게 ‘우리말 겨루기’인데 이는 종합 상식이 아닌 우리말 실력을 겨루는 자리다. ‘퀴즈 대한민국’의 시청률이 잘 나오자 한동안 방송사마다 퀴즈 프로가 유행처럼 생겨났다. 하지만 모든 장르가 사이클이 있듯이 아쉽게도 요즘은 퀴즈가 각광받는 시대는 아닌 듯하다. ‘퀴즈 대한민국’마저 폐지된 지가 몇 년이 지났으니 말이다.



어떤 이는 예전에는 어려운 퀴즈 문제가 나왔을 때 정답이 뭔지 마음을 졸이며 기다리던 맛이 있었는데 요즘에는 단어 몇 개만 스마트폰에 입력하면 출연자보다 시청자가 먼저 정답을 알아낼 수 있기 때문에 예전만큼 흥미가 없다고도 하고, 또 어떤 이는 일반인이 출연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요즘 워낙 많기 때문에 망신당할 우려가 있는 퀴즈가 아니어도 자신의 모습을 다른 곳에서 충분히 드러낼 수 있어서라고도 그 이유를 분석한다.

시대의 흐름에 따라 방송 장르가 부침을 거듭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하지만 퀴즈만큼이나 방송과 떼려야 뗄 수 없는 장르가 또 있을까? 라디오를 들어봐도 청취자가 참여하는 퀴즈 코너가 없는 프로그램이 거의 없을 정도다.

퀴즈가 각광받는 날을 꿈꾸며
신영일

1973년 출생

건국대 행정학과, KBS 24기 공채 아나운서

‘퀴즈탐험 신비의 세계’ ‘퀴즈 대한민국’ ‘장학퀴즈’ 등 진행

채널A ‘신데렐라 TV’ 진행


고난도 문제를 맞히고 기뻐하는 출연자의 흥분을 바로 옆에서 고스란히 느낄 수 있다는 것은 퀴즈 MC의 특권이다. 어려운 처지의 출연자가 상금을 받아 꼭 필요한 곳에 썼다는 얘기를 들으면 나도 뭔가 한몫한 듯이 뿌듯하다. ‘퀴즈’라는 장르가 다시 사람들의 관심을 받으며 더욱 많은 우리 이웃을 퀴즈쇼를 통해 만나면 좋겠다.

신동아 2014년 9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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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영일 │아나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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