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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리포트

“본교 학부 출신은 성골, 타 대학 출신은 6두품”

명문대 일반대학원의 대학원생 차별?

  • 김준영|고려대학교 통계학과 3학년 안희재|고려대학교 사회학과 3학년

“본교 학부 출신은 성골, 타 대학 출신은 6두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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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학교는 좋은 데야?”

조교로 대학원생 입시 과정을 보조한 최씨는 “교수들이 자대생을 맨 앞으로 따로 뽑아놓은 다음 다른 지원서는 학교 서열대로 정리했다”고 말했다. 당시 교수들은 최씨가 지켜보는 가운데 “이 학교는 좋은 데야?”라고 말하면서 서류를 훑었다고 한다. ‘좋은 학교’ 출신이 아닌 최씨는 “자괴감이 들었다”고 털어놨다. 최씨는 “일단 들어와선 실적 위주일 수 있지만 시작부터 차별이 있는 것이다. 등록금 장사를 위해 타대생을 뽑는지 의문이 생길 정도”라고 말했다. 

본교 출신 대학원생들도 이런 차별이 존재함을 일부 인정한다. B대학 인문사회계열 이모(28) 씨는 두 번의 대학원 입시 실패 후 어렵게 학부 연구생 자리를 얻었다. 이씨는 그제야 그동안의 입시 과정에서 합격생이 미리 정해져 있었음을 알게 됐다고 하다. 이후 이씨는 담당교수의 학부 수업을 청강하며 눈도장을 찍었고 그해 ‘프리패스’를 받았다. 

이씨는 “대학원 입시 면접장엔 사전 접촉한 교수님이 앉아 있었다. 공정성을 위해 똑같은 질문을 하긴 했지만 내겐 합격을 전제한 뉘앙스의 구체적인 연구계획 질문이 주가 됐다”고 말했다. 

타대생은 대학원에 발을 들인 뒤 인간관계에서 쉽게 배제된다고 호소한다. C대학 이공계열의 타교 출신 대학원생 이모(29) 씨는 “학과 행사에 타대생은 끼기 어렵다. 대학원 생활의 첫 단추 격인 신입생 환영회에서부터 자대생이 부각된다. 차후 연구실 모임에 참여하기 어렵게 하는 악순환을 만든다”고 지적했다.


‘공부하는 회사’

웹툰

웹툰 '슬픈 대학원생들의 초상' 13화.

대학원은 대학원생 사이에서 업무량이 많아 ‘공부하는 회사’로 불린다. 그런 데다 타대생은 자신을 낮추는 환경 속에서 새로운 인간관계를 형성하기 위해 별도로 노력해야 한다. ‘적응’이라는 이름으로 모든 부담을 질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인간관계를 형성하더라도 한계는 존재한다. 한 대학원생은 “자대생들끼리 스터디를 하면서 타대생과는 기출문제를 공유하지 않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타대생들은 좁은 사회에서 갑갑하게 경쟁하는 것이 힘들다고 호소했다. 타교 출신 대학원생이던 신모(27) 씨는 “버티지 못하면 낙오자로 낙인찍힌다. 좁은 학계에서 타교 출신 대학원생은 고립되기 쉽다”고 말했다. 실제로 그는 타대생을 배척하는 연구실 분위기에 적응하지 못해 자퇴했다고 한다. 고려대학교 일반대학원 총학생회에서 주관하는 웹툰 ‘슬픈 대학원생들의 초상’은 타대생에게 가해지는 차별을 묘사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일부 자대생은 “특별한 차별의식 없이 학부 때부터 아낀 후배를 챙겨줄 뿐이다”고 말한다. 이와 관련해 김상봉 전 학벌없는사회 이사장은 “학연과 학벌은 구분해야 한다. 같은 학교를 나왔다고 해서 무조건 학벌이 생기지는 않는다”고 주장한다. 자대생이 말하는 자연스러운 관계로서의 학연은 대학원 공간에서 학벌로 변모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타대생의 목소리는 삭제될 가능성이 높다는 이야기다. 몇몇 자대생은 “타대 타과생에 비해 아무래도 자대 자과생이 기본이 조금 더 탄탄한 면이 있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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