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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상으로 시련 겪으며 나도, 내 야구도 성숙했다”

추신수

  • 댈러스=이영미 | 스포츠전문기자 riveroflym22@maver.com

“부상으로 시련 겪으며 나도, 내 야구도 성숙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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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까지 자리 안 지키면…”

추신수는 팔꿈치 부상에 대해 구단 고위 관계자와 코칭스태프 외엔 철저히 비밀에 부쳤고, 성적 하락으로 거센 비난을 받으면서도 부상과 관련해 말하지 않았다.

“팔꿈치가 안 좋다는 사실이 알려지면 내가 수비하다 공을 잡을 경우 상대 타자가 베이스를 돌 때 한 칸 더 갈 수도 있다고 봤다. 그래서 팀과 상의 후 어쩔 수 없이 부상 사실을 숨긴 것이다. 그리고 일단 라인업에 들어가면 부상 때문에 아파서 못했다고 해도 그걸 핑계 대면 절대 안 된다는 나 나름대로의 철칙이 있었다.”

어느 팀이든 입단하려면 메디컬 테스트를 거쳐야 한다. 추신수도 레인저스 입단식을 하기 전 메디컬 테스트를 받았다. 몸 구석구석을 검사했지만, 당시엔 어떠한 부상 요인도 발견되지 않았다. 아무 일 없이 스프링캠프가 시작됐고 시범경기를 치르면서 조금씩 팔꿈치에 통증을 느끼기 시작했다고 한다.

“캠프 연습 중 정밀검사를 받았는데, 팔꿈치 부위에 뼛조각이 웃자라고 있다는 걸 알았다. 주치의 말로는 수술하면 8주가 걸린다고 했다. FA 신분으로 시즌을 준비하면서 수술을 받는다는 것은 상상도 못할 일이었다. 무엇보다 타격할 때는 크게 아프지 않았기 때문에 참고 뛰기로 한 것이다. 만약 주전 선수들이 부상당하지 않고 라인업을 지키는 상황이었다면 시즌 중에 수술을 하기로 마음먹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주전 선수 대부분이 부상으로 팀을 떠나 마이너리그에서 새로운 선수들이 올라왔는데 나까지 자리를 안 지키면 팀이 더 어려워질 것 같았다.”



추신수는 팔꿈치보다 발목이 더 고통스러웠다고 고백했다. 뛰는 것은 물론 걸을 때도 통증이 느껴지는 터라 아침에 눈을 뜰 때마다 통증 없이 하루를 보내게 해달라고 빌면서 하루를 시작했다고 한다.

“처음 부상을 당했을 때 부상자 명단에 올려줄 것을 요구했지만, 팀에서는 좀 더 지켜보자고 했다. 팀 상황이 좋지 않으니 몇 경기 빠지면서 몸 상태가 회복되길 바랐던 것 같다. 결국 정상이 아닌 상태로 간단한 치료를 반복하면서 경기에 출전한 것이 8월 말까지 이어졌다. 그때는 뼈가 골절되지 않는 한 어떻게 해서든 경기에 나가야만 했다.”

“나 자신에겐 부끄럽지 않아”

추신수는 발목 부상을 당한 이후 수비 훈련을 할 수 없었다. 경기 전 타격 연습과 가벼운 몸 풀기 운동만 한 다음 일찌감치 훈련을 마치고 라커룸으로 향했다. 그러다보니 종종 수비에서 실수가 나왔고, 속사정을 모르는 팬과 언론은 추신수를 향해 거센 비판과 비난을 쏟아냈다.

특히 올 시즌 성적이 메이저리그 데뷔 후 가장 저조했다. 123경기에 출전해 타율 0.242, 출루율 0.340, 장타율 0.374, 홈런 13개, 타점 40개의 성적을 남겼다. 2008년 풀타임 메이저리거가 된 이후 타율, 출루율, 장타율 모두 최악의 기록이다. 물론 부상이 가장 큰 이유였지만, 사람들은 그런 것까지 배려하면서 이해해주지 않았다.

“밖에서 나에 대해 어떤 얘기를 하는지 잘 안다. 성적만 놓고 보면 할 말이 없다. 하지만 누가 뭐라고 비난해도 난 자신에겐 부끄럽지 않다. 내가 할 수 있는 상황에서 최선을 다했으니까. 부상 때문에 조기에 시즌 아웃됐더라면 지금처럼 욕먹을 일도 없었을 것이다. 몸이 정상이 아닌 상태였지만 팀에선 내가 그 자리에 있어주길 바랐고, 난 팀을 위해 그렇게 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생각했다.”

추신수는 자신을 향한 비난은 충분히 감당할 자신이 있었다. 그러나 자신을 영입한 구단 단장 등 팀 관계자들이 욕을 먹는 건 정말 괴로웠다고 말한다.

“내 부진과 관련해 구단 관계자를 비난할 때 가장 마음이 아팠다. 감독, 단장, 사장에게 ‘왜 이렇게 못하는 선수를 데려왔느냐’며 손가락질하는 것을 보는 게 진짜 힘들었다. 구단 임직원들이 내가 부상당할 줄 알고 데려왔겠나. 내가 그동안 보여준 성적을 믿었고, 그래서 그에 대한 대우를 해준 것 아닌가. 앞으로 잘해줄 것이란 기대가 있었기 때문에 계약을 한 것이다. 그들은 잘못이 없다. 모든 건 내 탓이다.”

추신수는 야구를 시작한 이래 자신의 이름 앞에 ‘먹튀’란 단어가 붙는 날이 올 줄은 상상도 못했다고 한다. 아무리 부상으로 힘든 시즌을 보냈다고 해도 언론은 냉정하게 마련이다.

“부상으로 시련 겪으며 나도, 내 야구도 성숙했다”

추신수 선수와 부인 하원미 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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댈러스=이영미 | 스포츠전문기자 riveroflym22@m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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