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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매기업 최종 목표는 신뢰 인문학 고리로 사람과 연결하라”

정용진號를 향한 제언

  • 안승호 숭실대 경영대학원장 | shahn@ssu.ac.kr

“소매기업 최종 목표는 신뢰 인문학 고리로 사람과 연결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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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치 창조 방식의 변화

또 하나. 정용진의 신세계호는 중국 시장에서 한 번 고배를 마셨다고 해서 국내 시장에 안주할 수 없는 상황이다. 실패를 통해 많은 교훈을 얻었겠지만 궁금증이 남는다. 소매업이 근본적으로 지역밀착형 사업임은 분명하다. 지역 소비자의 마음을 얻고, 지역 주민의 발길이 잘 닿는 곳에 점포가 있어야 한다. 그렇다보니 부동산 보유량, 보유한 부동산의 적합성, 지역 개발을 고려한 입지 선정 안목 등 부동산 관련 역량이 신세계의 핵심 역량 중 하나라고 볼 수 있다.

그런데 국내 부동산에 대한 이러한 핵심 역량이 해외시장에 진출할 때도 제대로 발휘됐는지는 의문이다. 테스코와 이케아가 국내에 진입하기 5, 6년 전부터 국내시장을 조사하고 다녔고, 로컬 시장에서 자사가 보유한 핵심 역량을 제대로 발휘할 수 있는지가 관심사였다. 핵심 역량의 개발은 치열한 경쟁을 통해 완성되는데, 과연 신세계는 그런 치열한 경쟁에서 정면승부를 해봤는지, 그리고 그 결과 해외시장에서 통할 수 있는 본원적인 핵심 역량을 보유하고 있는지 철저한 분석이 필요한 듯하다.

“신세계는 그럴 리 없다”

소매 기업의 최종 목표는 신뢰 획득이다. 매출과 이익은 신뢰관계의 산물이며, 신뢰를 상실한 소매업체는 존재할 수 없다. 어떠한 매력적인 비즈니스 모델도 소비자의 신뢰를 얻지 못하면 반드시 실패한다. SNS 등 엄청난 매체가 존재하는 상황에서 신뢰의 중요성은 더욱 부각된다. 오해를 유발하는 정보(misinformation)를 넘어 왜곡된 정보(disinformation)가 횡행하는 시대다. 이에 일일이 대응할 수도 없는 현실에서 유일한 방안은 기업의 굳건한 지지 세력, 우군(友軍)을 확보하는 것이다. 이들이 지속적으로 보여주는 우호적인 기대가 일시적인 혼란에서 기업을 살리며, 이들이 휘청하는 기업에 복원력을 제공한다. 어제보다는 오늘, 오늘보다는 내일에 신세계의 지지 세력은 늘고 있는지가 그 무엇보다 중요한 성과지표다.



그럼에도 최근 국내 유통업계는 ‘갑질 논란’과 얄팍한 상행위로 신뢰는 고사하고 시민들의 비난을 모면하기 급급하다. 애플사의 제품이 그렇게 잘 팔리는 것은 소비자가 그 제품을 사용한 경험을 통해 사랑하게 됐기 때문이다. 매일 “고객님 사랑합니다”라고 외쳐본들 고객이 기업을 사랑하지는 않는다. 고객과의 신뢰는 진정한 고객 가치 창출과 고객 경험의 개선을 통해서만 가능하다.

최근 신입사원들을 대상으로 근로조건을 조사한 결과, 유통업체에 대한 그들의 평가는 그리 우호적이지 않다. 노동강도가 높고 감정노동자로서의 고통이 있는 직업군으로 특별한 손길이 필요하다. 막상 일이 터지면 내부 구성원이 상당 부분의 정보를 제공해 걷잡을 수 없이 일이 커진다. 입막음을 하기보다 사전에 이들의 신뢰를 얻어 “그럴 리가 없다”는 대답이 나와야 한다.

공급업자와의 신뢰 구축은 타사가 제공할 수 없는 성장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가능하다. 가격을 후려치는 것이 성과지표가 되어서는 곤란하고, 협상은 창의적 아이디어로 서로 덕을 볼 수 있는 방향으로 논의하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 인문학적 사고의 중요성을 잘 아는 정 부회장은 기존 방식과 다른 관점을 가지려고 노력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제는 인문학적 감성으로 사람과 ‘연결’돼야 한다. 고객, 내부 직원, 공급자의 신뢰가 바탕이 돼야 3세대 정용진호 앞에 놓인 난관을 뚫고 나갈 수 있을 것이다.

신동아 2015년 5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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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승호 숭실대 경영대학원장 | shahn@ss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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