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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erview

“박 대통령과 세 비서관 금욕적으로 살고 있다”

대통령 최측근 이정현 최고위원이 전한 ‘청와대 秘스토리’

  • 허만섭 기자 | mshue@donga.com

“박 대통령과 세 비서관 금욕적으로 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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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가끔 관저로 사람 불러 ‘이공계 폭탄주’ 제조
  • ● 민원인 전화 고압적으로 받은 직원 엄벌
  • ● 정호성, 2~3일에 한 번 퇴근하고 삼시 세끼 구내식당서
  • ● 이재만, 10분 대화 중 30초만 자기 말하며 자세 낮춰
“박 대통령과 세 비서관 금욕적으로 살고 있다”
이정현(57) 새누리당 최고위원은 얼마 전까지 청와대 정무·홍보수석비서관을 지낸 박근혜 대통령의 측근이다. 이 최고위원으로부터 박 대통령과 이재만·안봉근·정호성 비서관의 청와대 생활을 들어봤다.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의 자살과 이른바 ‘성완종 리스트’ 파문으로 정국은 격랑 속으로 빠져들고 있지만, 박 대통령은 오히려 마음의 평정을 찾고 있다고 한다.

▼ 곁에서 지켜본 박근혜 대통령의 모습은 어떻습니까.

“인간적인 부분을 이야기하고 싶어요. 들꽃을 좋아하세요. 굉장히, 엄청, 좋아하세요. 그래서 청와대 경내에 들꽃을 많이 옮겨다 심어놓았죠. 여기저기 피어 있어요. 대통령이 그걸 감상하면서 마음의 여유를 갖는 쪽으로…취임 2년이 지난 올해부터는 훨씬 여유를 가지는 쪽으로 바뀌는 것 같아요.”

“테니스 치는 스윙 크게 하더니…”

▼ 취임 2년 전후로 대통령이 달라지고 있다?



“대통령만의 고유한 스타일은 있어요. 과거에 올림픽경기장에서 큰 행사가 있었어요. 제가 미리 도착해 그늘에 서 있었죠. 무료하고 보는 사람도 없는 터라 골프 헛스윙 연습을 몇 번 했죠. 그런데 마침 그걸 우연히 보신 거예요. 제게 ‘골프 하시나 봐요?’라고 물어요. 그렇다고 했더니 테니스 치는 스윙을 크게 한 번 하더라고요. 그러면서 ‘모든 운동은 기본자세를 잘 배워야 한다, 기본을 무시하면 어느 순간 자기가 천재가 아닐까 싶을 정도로 잘될 때도 있지만 결국 실력이 늘지 않는다. 반면 기본을 튼튼하게 해놓으면 거기에 근력이 붙어 나중에 굉장히 늘게 된다’고 해요.

모든 일에 기본을 중시하는 게 대통령의 고유한 스타일이죠. 이런 기조 위에서 대통령은 취임 후 2년 동안 ‘국정의 기본을 바로 세우자, 제대로 시행하기 위해 치밀하게 세밀하게 준비하고 계획하자’ 이런 방향으로 일했어요. 이 때문에 대통령은 하루 24시간이 부족하다고 할 정도로 여러 업무를 꼼꼼하게 챙겼죠. 그러나 밖에서 보기엔 ‘성과가 없다. 대통령이 만기친람(萬機親覽) 식으로 다 관여한다’ 이렇게 비친 거죠. 그러나 올 들어선 대통령이 꽃도 감상하고, 소통이라든지 다른 곳으로 눈도 돌리고 여유를 가지게 됐어요.”

▼ 그렇게 변화한 이유가 뭘까요.

“시간이 지나면 잘하는 사람, 못하는 사람이 드러나잖아요. 숨은 인재도 나오고. 차츰 사람을 알아보게 된 거죠. 업무도 눈에 익고요. 이에 따라 ‘이 일은 이렇게 하면 되겠구나’ 하는 일의 진로에 대한 비전과 자신감이 선 거죠. 지난 2년간 준비를 해왔다면 올해부턴 실행하고 성과를 내려고 할 거예요. 준비하는 것보다 더 쉽고 재미있죠.”

이어 그는 박 대통령이 청와대에서 자신을 절제하며 금욕적인 삶을 살고 있다고 전했다. 이른바 ‘문고리 비서관’으로 불리던 세 비서관도 마찬가지라고 한다.

“이심전심으로 이야기 안 해”

▼ 소통 문제에 관한 지적이 있었는데 요즘은 좀 분위기가 달라졌나요.

“전혀 알려지지 않았지만, 사실 대통령이 자주는 아니지만 종종 관저에 사람들을 초대해 식사를 대접합니다. 그 자리에서 대화도 많이 하시고요.”

▼ 박 대통령이 관저로 사람들을 부르기도 한다는 말은 처음 듣네요. 여성 대통령이어서 관저에선 늘 혼자 있는 줄 알았는데….

“그게 역대 정권과의 차이죠. 과거 정권에선 대통령과 저녁을 함께하면 으레 주변에 자랑하고 그랬어요. ‘나, 대통령과 같이 노래 부르고 폭탄주 마셨다’고. 이런 이야기들 때문에 까딱 잘못하면 권력 실세로 알려져서 문제가 불거진 경우가 꽤 있었죠. 그런데 이 정부에선 대통령이나 대통령을 만나는 사람들이나 이심전심으로 주변에 이야기하지 않죠. 이걸 자기절제로 보죠. 이게 과거 정권과 다른 점이죠.”

▼ 저녁 자리에 술도 곁들입니까.

“청와대 들어와서도 전에처럼 폭탄주를 제조하죠. 박근혜식 ‘이공계 폭탄주’.”

▼ 그게 뭐더라…‘적외선’?

“당 대표 시절부터 의원이나 기자에게 ‘제가 이공계 출신인 거 다 아시죠? 폭탄주도 이공계식으로 제조해요. 우선 섞는 비율이 중요하고 따르는 각도도 중요하고요. 그게 끝이 아닙니다. 제 몸에서 나오는 적외선이 정말 중요하거든요’라고 말하면서 만드는 폭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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